사진동호회의 5회째 여행,
9/23(토) 7시 구리를 떠날 때는
비가 오락가락.
회원들을 태우려고 한강을 왔다갔다 한 후,
버스는 한강을 따라 김포까지 달렸다.
우리는 문수산과 애기봉에
얽힌 이야기도 듣고.
문수산(376미터)은 김포 월곳면에 있고,
이북을 바라볼 수 있으며
강화도 갑곶진을 마주한다.
1866년 병인양요때 프랑스군과
최초의 전투가 있던 곳.
문수산 오른쪽엔 애기봉(200미터)이 있다.
애기봉에서 이북경계까지는 3키로.
병자호란(1636)때 평양감사는 오랑캐에
끌려가고, 그의 애첩 애기는 매일
애기봉에 올라 그를 기다리다 죽었다고.
김포 월곳면 고막리 문수산자락에
있는 김포국제조각공원이 첫 방문지.
통일을 주제로 국내외작가의 작품
30점이 21천평의 숲 속에 전시되어 있다.
가을의 숲 속을 산책하며
여기저기 산재하여 전시된 조각을 감상.
공원주변에는 레포츠공원, 썰매장,
청소년수련원이 있다.
아직도 해는 들락날락하고,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
산딸나무 빨간 열매
눈을 즐겁게 했다.
조그만 낙엽도 그렇고.
가을비 고인 물 , 마음을 물들였고.
가을이 잠겼다, 그 속에.
작품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
잡초도 쓸쓸하고.
38년생 프랑스작가 다니엘 뷔렌의 '숲을 지나서'
드나드는 수많은 인생의 문을 지나며
통일을 염원한다.
39년생 프랑스작가 장 피에르 레이노의
'깃발'이 빗물에 잠겼다.
깃발이 두 개가 되어야 하는가, 한민족이.
깃발 아래 숲도 잠겼다.
33년생 소련출생, 미국거주의 일리야
카바코프의 '두 얼굴'
남과 북의 서로 다른 두 얼굴.
사회주의와 자유세계의 삶을 체험한 작가.
47년생 전수천작가의 '자연과의 대화'
거울이란 매체를 통해 자연을 흡입, 배출.
61년생 스위스작가 실비 플레리의 '무제"
신발은 짝을 이루어야 제 기능을.
버려진 한 짝은 분단의 현실.
51년생 일본작가 고조 니시노의
'산들거리는 속삭임'
두 날개를 지탱하는 삼각대로
둘이 하나가 되면 셋의 힘을 낸다.
28년생 미국작가 솔 레위트의 '불규칙한 진보'
한 계단씩 쌓아 올리는 것이 통일의 길.
39년생 조성묵의 '메신저'
의자는 우리가 돌아갈 수 있는 자리며,
비어있는 의자는 내일의 희망, 통일.
58년생 영국작가 줄리안 오피의 '모던-자연'
문명의 굴레에 씌워진 현대인의 모습을 통해
분단의 역사, 인간의 굴레를 암시.
가을도 음미하고,
조각도 음미하고.
51년생 박상숙의 '생활방식-습성'
온돌의 구조를 통해, 통일의 길은
보이지 않지만 그것은 필연적인 길임을 암시.
56년생 정대현의 '회복된 유적'
토기는 우리민족의 뿌리이며
민족의 혼을 담고 있는 그릇.
열린 창으로 통일에의 욕망을 표출.
55년생 김방희의 '우리는 한 가족'
떨어져 있는 가족(기둥), 그러나 뿌리는 하나.
46년생 유영교의 '개화'
꽃이 피는 듯한 형상을 통해
통일이라는 희망을 담음.
작은 가을꽃, 통일의 꿈은 올해 떨어지드라도
내년이면 또 피겠지.
53년생 신현중의 '회복된 낙원'
두 마리의 익룡으로
이루지 못한 통일의 꿈을 상징.
42년생 미국작가 댄 그레이험의
'양분된 반사유리의 트라이앵글'
삼각프레임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삼각구도. 반사유리를 통해
한 하늘 아래 비치는 풍경은 하나지만,
서로 통할 수 없는 분단.
분단된 조국의 나.
주변 강대국에 왕따 당하는 조국,
그래도 난체하는 지도자가 부끄럽다.
그리고 동호회 회원들.
65년생 벨기에작가 빔 델브와의
'바람의 장미'
골반은 인체의 상하를 나누는 통로의 역할.
통일의 메세지를 골반을 통해 표현.
인간은 땅을 떠나지만,
결국 땅에 묻힌다.
제목이 생뚱맞다.
34년생 이태리작가 지오바니 안젤모의
'보이는 것'
보이는 것은 분단의 현실,
보이지 않는 것은 통일.
49년생 김주호의 '우리에게 시작이 있다'
가족의 분산된 배치를 통해
함께하고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55년생 중국작가의 '메이드인 코리아'
두 공룡의 힘이 합쳐져 한 마리 되는 날,
얼마나 한국의 힘이 강해질 것인가.
말도 안되, 중국인들.
이곳에서도 누리장나무 브로치
익어가고 있었다.
55년생 박헌열의 '천사와 나무'
두 여성 천사와 반대편 남자형상의 천사를
통해 천사라는 동질성과
분단된 민족적 현실을 암시.
57년생 독일작가 스테판 발켄홀의
'그림자 인물'
손을 내밀어도 닿을 수 없는
남과 북의 동포들을 암시.
57년생 류경원의 '인간의 굴레'
분리된 인체는 구속인가, 실체인가.
47년생 김영원의 '길'
동일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각기 다른
색깔로 살아가는 한민족의 겉모습.
61년생 강진식의 '무제'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남과 북은
음과 양처럼 갈라져 있으나, 서로가
맞물려 조화를 이룰 때 균형을 유지.
42년생 우제길의 '워크2001, 자연 속에서'
슈퍼미러에 채색을 한 작품으로
미래적 희망을 담고 있다.
38년생 일본작가 스스무 신구의
'숲의 전설'
양분된 날개가 바람에 의해 쉴새없이
변형되어 움직인다. 한반도 현실.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하늘이 맑아지고 더워졌다.
우리는 강화읍으로 이동,
황소마을에서 갈비탕 한 그릇.
강화는 섬에 고이고 쌓인 시간들이
고스라이 역사가 된다고.
강화와 김포 사이에 있는 염해(강화해협)는
물결이 무척이나 세다.
광성보(손들목돈대) 옆 손들목.
고려 고종이 몽고군대를 피해 이곳을 건넜다.
이때 물길을 아는 뱃사공 손들이
길을 안내했는데 물길이 없어 보이는 곳으로
배를 유도하자, 이를 이상히 여긴 고종은
뱃사공을 처형했다.
손들이 가리켜준 대로 염해를 무사히
건넌 임금은 그때서야 후회하고
손들의 장례를 후하게 치뤄주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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