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건재함을 확인하며(2015.3.24)
상봉에서 이재춘친구와 만나 경춘선을 타고 있으니,
앞 열차에서 김지탄친구가 건너왔다,
뒤쪽에 있는 이영욱회장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천마산역에서 내려 이영욱, 하태욱친구와 합류,
뒤차로 오는 손재완, 이종열친구를 기다렸다.
미국에서 겨울을 나고온 태욱친구는 등산복도 세련되어 있었다.
미국물이 좋긴 좋은가보다.
변호사인 아들이 엘에이에 집을 사고, 동부에서 이사왔다는데,
동부보다는 서부해안쪽이 좋은가보다,
곧 다시 미국으로 간다하니.
천마산역이 언제 생겼나했더니, 재작년 연말에 문을 열었다고.
산에 오른 날이 마침 춘분,
벌써 봄도 깊어졌다.
날은 쌀쌀했지만, 산행에는 정말 좋은 날이었다.
평내호평에서 오르는 길과는 달리, 정상까지는 계속 가파르고 길었지만,
역전의 용사들 소걸음처럼 꾸준히 올랐다.
도사와 보좌관이 빠졌다고, 모두 섭섭해하는 눈치.
수요일 산행하다, 도사가 무릎을 다쳤다고하여
확인해보니, 무릎에 여자 하나는 올릴 수 있다고.
드디어 812미터 천마산(天摩山)정상에 서선,
왜 摩자를 썼지하고 궁금해했다.
마천루(摩天樓)를 생각하면 되겠다.
옛날 이성계가 이곳으로 사냥을 왔다가,
손이 석자만 길었다면,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라 했다.
천마산은 임꺽정의 본거지였었던 만큼 깊은 산이었다.
정상 햇볕 따듯한 아지트에서 점심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준회원에 대한 객설이 많았다.
하산은 돌핀샘으로 돌아가는 음지의 길을 피하고,
마치고개를 향하다, 평내호평쪽으로 빠지기로 했다.
나이 먹은 탓이라,
잔설이 남아 미끄럽고 진흙탕인 길을 피하려고.
천마산의 야생화 구경은 옛날에 많이 했지 하며.
마치고개길 향하다. 그만 일찍 우회전하는 바람에,
고로쇠채취꾼이나 다니는 험한 길로 하산했지만,
역전의 용사들은 즐거워했다, 건재함을 확인하며.
평내호평역 가는 버스를 탔는데, 내리고 보니 한명이 모자랐다.
부르조아 한명 담배 한대 물다, 그만.
상봉역에 내려, 마중나온 천병헌친구와 합세, 우리의 단골 서래갈매기집을 찾았다.
사장이 손수 구워주는 갈매기살 항정살을 먹자니, 맛이 꿀맛.
우리가 구우면 금새 숯이 되는 고기.
세명은 당구장으로.
끝내고 맥주 한잔 하자고 했다가, 칼국수 자시고 10시까지 경기를 했다고.
얼마나 좋은 시간이고!
친구들 더 자주 만나 체력 단련하고, 즐거움도 갖으면,
더 이상 좋은 일이 어디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