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곰배령(2010.4.28)
전시사진 셀렉팅을 끝내고나니, 홀가분함보다는 답답함이 앞서는 것은 ----
서둘러 동서울터미날로 향했습니다. (4/28)
횟감을 뜨기위해 들린 주문진항은 잔뜩 찌푸려 있었고,
우리의 아지트에서 바라본 하조대 하늘엔, 둥근 달이 떠있었습니다.
인제 기린면 진동리 끝자락에서 곰배령으로 오르는 강선골 골짜기는 엄동설한이었습니다.
눈 속에서 야생화를 찾아내는 봄색씨. 어때요?
오월에 자주색 꽃을 피우는 벌개덩굴.
시집가기 전에 얼어죽겠죠, 족도리풀.
꿩의 바람꽃, 생명은 질긴 것이라고요.
백발은 백설과 동격이지요.
곰배령(1164미터)에 선 우리 뒤로 설악 주능선(대청, 중청)이 안보이나요?
곰배령은 곰이 배를 내놓고 누워있는 모습이죠. 희귀식물자원 보호를 위해,
상체부분부터 출입금지입니다.
바람은 어찌 센지. 곰배령 위로 계속 오르면 점봉산(1424미터).
슬픈 추억을 가슴에 품은 모데미풀.
강한 독성을 지닌 박새.
'바람난 여인'이란 꽃말을 가진 얼레지.
변하기 쉬운 마음을 가진 괭이눈.
저에게 짓밟힌 한계령풀. 눈 속에선 조심해서 꽃을 찾아야 합니다.
너도 바람피면 나도 바람핀다는 나도바람꽃.
곰취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 동의나물. 잘못먹으면 탈나요.
저녘거리 사려고 들린 양양5일장, 봄바람이 불고 있었죠.
그날, 우리의 배는 곰의 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