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야산 산상비빔밥(2011.4.6)
화사한 봄볕, 몸은 근질거리고, 경춘선에 또 몸을 실었다. (4/6,수)
옛날에는 대성리에서 나룻배를 타고 북한강을 건너, 설악면삼회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는데.
게으른 한 친구 차를 놓쳐, 두고 올 수도 없고하여, 특사 병헌을 상봉역에 남겨두었다.
둘은 다음 급행열차를 타고, 마석에 내려 택시를 달려, 삼회1리 마을회관에서 우리와 합류했다.
나같으면, 둘이 딴곳으로 튀었을텐데.
입구에 강남금식기도원이 있다. 좋은 공기만 마셔도 살 수 있겠지.
봄의 전령, 생강나무꽃이 우리를 반겼다.
차디찬 봄물에 딸기를 씻다, 한알을 놓쳤다.
얼마 안가면, 고려말 운곡 원천석 은사(운둔해 있는 선비)가 지었다는 운곡암이 나온다.
옛 대웅전은 한귀퉁이에서 초연히 운치를 풍기고 있다.
운곡은 이방원의 스승이었다. 제자는 태종으로 등극해 스승을 불렀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옛것. 산신당.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만월대는 잡초만 무성하고나)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부쳐시니, (목동이 부는 피리소리에 깃들어 있으니)
석양에 지는 객이 눈물겨워 하더라.
(운곡선생이 지은 회고가)
곳곳에는 야생화를 찍는 사진가들.
노루귀는 애처롭다.
봄바람에 바람난 너도바람꽃.
바람난 여인, 얼레지. 그녀는 질투도 심하다.
왜소한 현호색. 화야산의 야생화는 딴곳에 비해 왜소하다, 겨울바람에 시달렸는지.
버들강아지조차 왜소하다.
지각생이 준비한 비빔밥 재료를 날으다 헐떡이는 병헌군.
대장을 따르면, 꼭 삼천포로 빠져 산길을 헤맨다는 속설.
덕분에 한 시간가량 점심이 늦어졌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산상참나물비빔밥!!
비비는데는 태욱군이 선수. 니네는 아니 그 고소한 비빔밥.
식후 기념촬영
정상표시가 둘인 곳은 처음 본다.
'개구리'하는 조수의 말에 개구리웃음을 짓는 개구리소년들.
내려다보이는 북한강줄기, 북한강을 따라가는 능선이라는데.
대부분의 나무들은 아직도 겨울인데, 소나무는 우리의 눈을 시원하게 한다.
개여울과 나무.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그녀는 발을 씻는다, 그림자를 늘어트리고.
우리를 반기는 아기별꽃
괴불주머니는 피어나오려는 수줍은 미소.
지난날의 추억인지.
화련한 시골집의 색깔
사기막골의 밭이 있는 풍경
소년은 강가에 앉고 싶었다.
소년의 노스탤지어는 바람에 나부낀다.
뻐스정류장의 기다림도 여행의 맛을 더하게 한다.
지붕에 치솟은 나무는 하늘을 좋아하나봐.
상봉역의 오리집, 옛골토성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석별을 아쉬워했다.
참나물비빔밥 덕분에, 회비를 두배 갹출했다.
허나 훈제오리와 처음처럼은 우리를 죽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