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있어, 더 좋은 '큰 사랑 신길'(2011.5.25)

난해 2017. 8. 6. 14:05

  회기역에서  시작한  예봉산행(5/25)은 상봉역에서 하태욱군을 태우고,  팔당역에서 하차하니,

전재혁군이 저만치 앉아 있었다. 

 

  팔당에서 시작하는 산길은 만만치 않다.  요즈음은  산길이 정비되어 험한 깔딱길이  층층계단으로

바뀌었지만.  옛날 산다람쥐였던 재혁군 헐떡헐떡.  수원에서 산벗할 친구가 적어서인지, 오랜만의 산행이라고.

 

  강바람 시원한 정상부근에서의 막걸리 겻들은 점심은 꿀맛이라면 잔소리.

예봉산정상(683미터)에서 보면,  두물머리 잔잔하고, 강 건너편 검단산(685미터)은 형제산같다.

운길산줄기가 앞에 훤히 보이고,  예빈산이 코밑에 있다.

 

  옛날 한양을 떠나는 길손들이 삼각산을 보며 임금께 예를 올렸다는 곳이  예봉산이다.

철문봉(630미터,  정약용삼형제가 학문의 도를 닦은 산)을  거치고,

적갑산(560미터, 옛날 갑옷입은 군인들이 훈련하던 곳)을 오르고, 세정사쪽으로 향했다가,

운갈산을 코앞에 두고,  옹달샘에서 목축이고 새재, 도곡리로  하산했다.

 

  초여름에 찾으면 기막힌  예봉산줄기는,  시원한 강바람의 고마움은 말할 것도 없고,

새들의 지저귐 또한 일품이다.  산비들기, 쏙독새, 검은등뻐꾸기, 뻐꾸기, 딱따구리, 박새 등.

 

  꺽다리 붓꽃, 층층나무 흰 꽃, 병꽃, 아카시아 향기외에,

키큰 철쭉군락의 낙화가 주위에 흩어져 있다.

 

                                                        꽃잎이여 그대

                                                        다토아 피어

                                                        비 바람에 뒤설레며

 

                                                        저문 산길에 져

                                                        뒤둥글지라도

                                                        마냥 붉게 타다 가는

                                                        환한 목숨이여                             (신석초의 꽃잎 절구)

 

  철쭉꽃의 환한 잔해가  눈에 애잔했다.

 

  또 하나,  참나무와의 생존경쟁에서 뒤쳐진 노송들의 서글픈 모습이 안스러웠다.

몇년 전 찾았을 때,  그 왕성했던 수세는 다 어디로 갔는고.

 

   도곡리 마을버스정류장엔,  남양주시청에서 붙여논

'큰사랑 산길' 표시가 있었다.  십분 버스를 기다리니, 등산복 차림의 길손들이 적지 않았다.

가볼만한 산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덕소역 앞, 진도집에서 오겹살에  소주와 청하를 섞었다.

그리고 아욱국에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이곳에 살았던 이명우군이 아직도 이곳에 있을까 궁금해했다.

 

  다섯시간의 산행, 이만보의 걸음 끝에 집에 오니, 민경희군의 전화.

항암치료를 포기하려던 지형군,  오늘 무사히 치료를 받았다고.

 

  동무들 운동 열심히 하고, 산행에 많이 동참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