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가막머리 트래킹(2013.5.1)
공덕역에서 8시52분 출발하는 공항철도에 몸을 실었다.
무엇보다 시원스럽게 확 터진 큰 차창이 맘에 든다.
차창으로 강화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장봉도는 북으로 강화도, 남으로 영종도 사이에 위치한 기다란 몽둥이같이 생긴 섬이다.
대중교통을 이용 장봉도에 가려면,
공항철도를 이용 서울역에서 운서역까지 50분,
운서역에서 삼목항까지 버스로 20분,
삼목항에서 장봉도 옹암선착장까지 배로 50분, (매시 10분마다 배가 뜬다, 우리가 이용한 배는 10시배)
섬의 끝 가막머리까지 가려면 마을버스로 다시 20분을 가면된다.
배시간에 맞추어 버스시간이 잡혀 있다.
운서역은 인천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해 있는데, 옛 영종도에 세워진 신시가지이며,
삼목항은 옛날엔 삼목도 섬이었고, 이곳엔 물길이 셋이 있었다고.
운서, 삼목 모두 구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가 출토된 지역이다.
우린 배시간에 쫓겨 버스를 놓치고, 밴(이곳의 택시)을 이용 삼목항으로 이동했다.
갈매기에 빠진 모자.
맨 우측 아래에 옹암선착장이 있고, 좌측 상단에 가막머리가 있다.
가막머리의 일몰은 볼만하다고.
빨간줄로 트래킹코스를 표시하고 있는데, 섬 중간에 위치한 국사봉(151미터)이 최고봉이다.
우리는 선착장에서 11시 넘어 출발한 마을버스를 탔는데,
마침 간날이 장날이라고, 노동절이라 배고 버스고 모두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버스안에서 장봉도가 좋아 말년에 이곳에 안착한 노인 한분 만났는데, 장봉도 예찬론자였다.
섬의 왼쪽 모양이 용의 아가리모양으로, 대륙의 기를 힘껏 빨아들여 한국을 강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완만하고 진달래꽃 만발한 흙길을 45분정도 걸어, 산봉우리 팔각정에서 기념촬영을 하였다.
이곳은 봉화대가 있던자리다.
장봉도와 영종도는 강화 뱃길을 지킬수 있는 지역으로 옛날에는 수군이 주둔하고 있었고,
말방목지도 있었다.
고려말 몽고침입때 강화도 주민이 장봉도로 이주 살기 시작했다한다.
뒤로 장봉도의 모습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완주하려면 선착장에서 가막머리까지 5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진달래 찐한 마음은 섬 전체에 깔려 있고,
외로운 섬 하나, 썰물이 시작되고 있었다.
내 마음의 노폐물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엷은 구름과
낮겨운 햇볕은
자장가처럼 정다웁구나
바다로 향하여 기울어진 풀두렁에서
어느덧 나는
휘파람 불기에도 피로하였다. (이장희의 봄철의 바다)
오늘의 특식은 부추부침개+섬막걸리
둥글게 말은 부침개를 손으로 뜯어----
능선 트래킹에서 해변트래킹으로.
점심을 마치니 썰물도 멈추고.
강화도 앞, 모세의 길인가?
피신할 수 있는 굴도 나타나고.
먹는 굴도 나타났다.
도시처녀는 자연산 굴을 처음 맛보았다고.
험한 바윗길 지나니, 특이한 바위들이 나타났다.
변산의 채석강같은, 바록 규모는 적지만.
썰물 뒤의 웅덩이엔 해가 담기고.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느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이성부의 봄)
바다는 봄잠에 졸리웁고,
갈매기도 봄잠을 이기지 못했다.
해변트래킹하는 내내 동만도, 서만도 두 섬이 우리를 따라왔다.
섬앞에 난 모래길을 걷고 싶어졌다.
이섬엔 천연기념물 노랑머리백조와 가마우지가 서식한다.
오후 세시의 바다는 붉은 배를 드러내고--
봄의 바다는 이렇게 잔잔한 것인가? 봄바람에도
장봉4리 버스종점으로 다시 돌아오니, 농가와 마늘밭이 정겨웠다.
3시반 출발하는 버스오니 밭에서 일하던 아낙네, 쭈르르 달려와 기사를 반겼다.
마치 연인사이처럼.
젊은 기사양반, 친절한 관광가이드다.
하루 종일 옹암선착장과 장봉4리 사이를 시계불알처럼 왔다갔다하지만.
귀로에 탑승을 시작한 승객들.
삼목항으로 귀가할 때 왕복노임을 끊으면 된다, 섬에서 영구히 안나갈 사람을 제외하고.
노인들은 20%할인된 4,800원만 지불하면 된다.
떠나려는 나그네에겐, 항상 아쉬움이 남지만 ,
모자의 갈매기사랑은 변할줄 몰랐다.
손자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자세가 틀리다.
바다를 향한 마음도 아쉽고,
7시 공덕역 근처 오향족발집에서 한잔 걸치고,
창동 명동 빈대떡집에서 친구들 합세하여 또 한잔 하고,
마포나루에서 한 곡조 부르며 노 젓다가,
그것도 모잘라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