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콜로라도를 거슬러 올라(칠순맞이 미횡단여행,2015.10.5)

난해 2017. 8. 20. 19:18

 

 

1. LA, 요세미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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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해 설은 따뜻하기만하다.

마나님이 법당에서 가져온 서양란이 활짝

꽃을 피웠다. 부처님의 따뜻한 마음 덕인지.

 

마음은 한가롭고 하여

세월을 거슬러 재작년 시월 떠났던

미황단여행을 회고해 본다.

 

미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구정인사를 할겸.

 

 

마나님, 여행떠나는 날까지 극구 말렸었다.

위절제한지 일년 4개월 된 시점이라,

또 허리 아프다고 전날까지

한방을 다녔으니.

 

그러나 콜로라도강을 거슬러 오르는 여행을

어찌 포기할 수가 있었겠는가.

 

 

공항철도를 타고 공항가는 길,

강화도는 아직도 잠에서 떨 깨어있었고.

 

외국갈 때마다 보는 강화도령의 섬,

아무리 보아도 싫지가 않다.

 

 

천병헌친구가 왕복에 63만원 주고

구입한 델타항공편.

 

일행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한가운데 앉아 꼼짝달싹도 못하는데다,

음식은 너무 기름졌다.

 

영화 '국제시장' 한편 보고,

앙드레모아가 지은 미국사를 꺼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미서부의 자연을즐기는 외,

미국역사도 뒤돌아보고,

중고등학교때 배운 미국가요나

팝송을 읊조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게다.

 

 

디트로이트로 갔다가, 다시 LA로 오려니,

지루함은 말할 것도 없었다.

더구나 어마어마하게 큰 공항에서

환승하기가 얼마나 복잡한지.

 

LA공항에는 일전 서울에서 인사한

임목사가, RV (recreation vihicle. 캠핑차)와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뉴욕에서 차를 몰고 왔다고.

 

차이름은 패스화인더(Pathfinder).

길을 찾아가는 사람, 개척자 또는 탐험자.

선도기(先導機, 앞서 가는 비행기)의 조종사란 뜻.

 앞에서 길을 안내하는 목회자의 입장에서도

쓸 수 있는 단어 같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코앞에 닥친 70대를 헤쳐 나갈

우리 자신을 말할 수도 있겠고.

 

 

 

우리는 서둘러 고교동창들이 모여있는

김정칠친구의 집으로.

 

친구의 집은 LA남서쪽 교외의 고급주택지,

태평양 바닷가를 끼고 있는 롤링 힐즈(Rolling Hills)

위치해 있다. 인공폭포도 흐르는 잘 가꾸어진 집이었다.

 

 

 

 

도착했을 때 얼듯 태평양의 멋진 석양의

 해변을 엿 볼 수 있었는데, 친구들이 하나 둘 도착하고

 

날이 어두워진데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바람에,

태평양이 맞닿아 있는 파로스 베르데스(Palos Verdes)

 

반도의 멋진 풍광을 못 본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때 모인친구는 우리 여섯명 빼고 열두명.

방현진 이종욱 김정칠 유태원 오흥덕 이대원

정유론 이승철 최영택 김홍선 김광수 조승혁.

 

정원에 차려진 좋은 술과 안주,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

가끔 가랑비가 뿌렸고.

 

 

정칠이 아버님, 고국의 아들친구들이 왔다고

가을비 속에서도 몇번 나오셔서

기쁘신 마음을 들어내셨는데,

작년에 고인이 되셨다.

 

 

 

 

털보 최영택친구, 완전 할아버지였다.

중학교때 베이스기타 치던 행운아는

타국에서 무척 고생이 많았나보다.

 

 

일반적으로 미국생활하다 보면, 덜 늙는다는데.

 

 

 

모임 도중 비가 내려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기도 했었지만,

금주할 수밖에 없었던 둘 빼 놓고는 모두 혀가

 안돌아갈 정도로 취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미국친구 몇 명은 숙소까지 쫓아와 여행에 필요한

 참고사항도 말해주고 충고도 해주었고,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횡단여행은 우리 나이에는

무리라고 하며 걱정들을 해주었다.

 

다음날 아침, LA의 하늘은  눈부신 파란 하늘이었다

우리가 찾은  북창동 순두부집 음식은 정말 맛있었고,

여종업원들은 정말 친절했다, 팁의 영향도 있겠지만.

 

 

2015. 10.6. 드디어 푸른하늘의 뭉게구름과 함께

콜로라도를 거슬러 오르는 여행을 시작.

미국인들의 조상들이 서부로 서부로 달린 길을

우리는 역방향으로 달렸다.

요세미티까지는 485키로.

 

교포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한바퀴돌아

나가는 길, 헐리우드 간판이 보였고.

 

 헐리우드가 이곳에 자리 잡은 데에는 사연이 있다.

1920년대 무성영화가 폭발적 인기를 얻을 때는

조명이 가장 중요했는데, LA는 강수량이 적고

맑은 날이 많아 이런 점에서 영화를 찍기에 안성맞춤.

그런데다 마침 서부영화 붐이 크게 일었고,

주변의 계곡들과 목장들은 촬영장소로 그만이었다.

 

 

첫 야외식사는 인스턴트.

고속도로휴게소는 장소도 넓었고

현대적 감각으로 설치한 장치물이 볼만 했다.

 

 

여행도중 김정칠친구 부인이 싸준 건과일 견과류는

장거리 여행의 심심풀이로 적격.

물론 여행전 곽성준친구가 준비해준

깻임 등 절임류도 훌륭했고,

 

자그마한  정성이 사람을 감동시켰다.

 

 

전날 술 먹을 때는 기분 좋았던 주문수친구.

술 덕분에 안경은 잃어버리고 여행 내내

도수 있는 선글라스를 낄 수밖에 없었는데,

그나마 안경다리도 완전치 못했다.

 

그는 중학교 때 1학년 11번이었던

귀여운 도련님이었는데 세무공무원을 한 덕인지

얼마나 쪽쪽거리며 술을 맛있게 먹는지.

 

타계한 부인을 잊지못해 유골로 만든

묵주를 지니고 다닌다고.

 

 

전날 누가 술을 많이 먹었는가를 알려면

누가 캠핑카, 뒷칸 신세를 많이 지는가를 보면.

 

 

드디어 요세미티공원에 도착, 흑색 참나무(Black Oaks),

흰색 소나무(White Bark Pine), 세콰이어(Sequoia) 등으로

우거진 요세미티국립공원의 꼬불꼬불한 계곡을 지나고.

 

이곳에 오면, 헨리 데비드 소로우(Henry David Thoreau,

1837-1861)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자연주의자이며

환경보전운동 선구자인 존 무어(John Muir, 1838-1914)를

기억해야 한다. 그는 우주로 가는 가장 분명한 길은

야생의 숲을 통과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원의 서쪽 아래에 위치한 터널 뷰에서 보면,

왼쪽의 엘 케피탄(대장 바위)과 오른쪽 뒤

하프 돔의 모습이 정말로 장관이다.

 

 

캘리포니아주 중부 동쪽의 시에라네바다산맥 중간에

위치한 요세미티국립공원은 그랜드캐니언,

옐로우스톤과 함께 미국 3대 국립공원의 하나.

 

제주도의 두 배이며, 요세미티는 인디언 말로 회색 곰.

봄이 와서 눈이 녹아내리면 천개 이상의 폭포가

그 자태를 자랑한다. 그리고  트레일이 백 개 이상.

 

150만 년 전 빙하와 계곡을 흐르는 머세드 강

(Merced River)에 의해 이곳저곳이 그림같이 조각되었고,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그 모습이 변해가며,

요세미티의 꿈은 계곡마다 구름과 함께 피어오른다.

 

머세드 강은 시에라네바다산맥에서 발원하여

샌와킨 강에 이어지며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간다.

강의 길이는 180키로 미터, 6월에 가장 수량이 많다

 

 

하프돔 위의 구름들은 시시각각 정말 변화무쌍.

 

 

안셀 아담스(1902-1984)는 풍경사진의 원로이자

환경운동가. 흑과 백이라는 단순한 색감의 공간을

정밀하고 섬세한 작업으로 표현.

그는 폭풍우 몰아치는 하늘과 변화무쌍한 구름,

휘영청 밝은 달 등을 도전적인 주제로 택한다.

 

 

샌프란시스코가 고향인 아담스는  피아니스트를

꿈꾸었으나, 요세미티를 방문하면서

이곳에 매료되었으며, 시에라클럽에 가입,

요세미티, 그랜드캐니언 보호에 앞장을 섰다.

 

2015년  딸에게 준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세종예술회관에서 아담스의 전시회가 열렸는데,

우리는  여행의 준비단계로 단체관람을 했었고,

흑백으로 흉내를 내보았다.

 

 

패스화인더를 타고 계곡으로 내려오니 어둠이 찾아왔고,

계곡 뷰(Valley View)에서 보니  더 크게

하프 돔(Half Dome, 2,698미터)이 다가왔다.

 

하프 돔은 그 옛날에 빙하의 무게와 지반의 움직이는 힘으로

북쪽의 절반이 떨어져나갔다.

 

 

계곡에서 좋은 자리를 찾다 날은 어두워졌고,

우리는 서둘러 텐트를 치고 바로 저녁을 지어 먹었다.

별이 유난히도 밝은 밤이었다.

 

이날 세건의 사건이 있었다.

안규철친구가 술먹고 코걸다,

옆의 텐트에서 자던 독일친구와 다툼이 있었고,

 

멀리 떨어진 어두운 화장실을 세번이나

찾았는데 다음날 보니, 바로 옆이 화장실.

불도 없는 밤, 늑대같은 개가 따라왔고,

헤메며 찾았던 화장실에는 회색곰, 늑대를

주의하란 주의문이 붙어 있었고,

 

차안 이층침대에서 자던 유수종친구,

두번이나 떨어져 조금 다친 것같았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웬 방울뱀.

어디 가나 장난꾸러기는 있는 법.

 

 

다음날의 첫 일정은 그래시어(Glacier,2199미터)포인트로 이동,

요세미티를 관망하는 일

 좌측 멀리 요세미티폭포가 보인다.

 

 

 

이곳에서 보면 하프돔의 옆모습이 펭귄

동쪽 아래는 자비의 강, 머세드 강이 흐르고

그래시어 포인트는 이름과 같이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는다. 관람불가.

 

 

 

1925년 요세미티 자연역사협회에서 요세미티의

지질학적 역사를 알리려고, 지어놓은 오두막

이곳의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니었지만,

청결하고 냄새가 전연 없었다.

 

 

 비스타 포인트 트레일 입구에 도착, 완만한 길을 올랐다.

 

 

트레일의 종점에는 이공원에서 세 번째로 큰,

길이 189미터의 브라이들베일(Bridalveil)폭포.

브라이들베일은 면사포를 뜻한다.

바람에 부딪쳐 휘날리는 물길이 신부가 쓴 면사포같다.

 

요세미티에서 제일 긴 폭포는 리본(Ribbon)폭포.

길이는 491미터로 북미에서 최고이지만, 세계 8.

 

 

 

 

점심을 간단히 해먹고 들린 곳은 공원 동쪽의

툴럼(Tuolumne) 옴스테드(Olmsted)포인트.

해발 2800미터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가려면 시에라산맥의 허리를 횡단하는

티오가길(Tioga Pass)을 올라타야.

우리나라의 대관령 길 같다고 할까.

 

이곳에서는 하프 돔의 뒷면을 볼 수 있고.

오른쪽에 하프 돔이 마치 공룡의 머리같다.

 

 

툴럼고원은 요세미티, 그랜드캐니언의 국립공원 지정에

지대한 공을 세운 존 무어가 쓴 미국 생태문학의 고전

나의 첫 여름(My first Summer in the Sierra)'의 무대.

툴럼은 인디언이 거주했던 동굴과 돌집이 모인 마을.

 

자연의 평화는 태양이 나무속으로 흘러들어가듯

당신의 마음으로 들어간다.

바람은 그들만의 상쾌함으로, 폭풍은 그들만의 힘으로

당신에게 다가선다.

그러는 동안 당신의 모든 근심과 걱정은

가을 낙엽처럼 사라져버린다.                           

                                       (존 무어의 시)

 

 

요세미티공원에서 킹스캐니언까지 시에라네바다산맥을

종주하는 385키로 의 존 무어 트래일이 있다.

종주에는 최소 20일이 소요.

 

 

 

툴럼에서 내려오다 보면, 해발 1900미터에 위치하는

짙은 푸른색의  테나야(Tenaya)호수를 만난다.

예술을 좋아했던 빙하가 만든 호수이다.

 

이곳에 살았던 요세미티족의 추장의 이름,

올드 테나야(Old Tenaya)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이 호수는 캘리포니아, 네바다에 걸쳐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등에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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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방문한 곳을 차례로 보면,

왼쪽 아래에 터널뷰(Tunnel View)가 있고

바로 아래에 벨리뷰(Valley View),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오르면 방문자센타.

그 바로 아래 그래시어포인트(Glacier Point)가 위치하며

이곳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브라이들베일(Bridalveil).

툴럼 옴스테드포인트(Tuolumne Olmsted Point)

오른쪽 1/3윗부분에, 이곳의 오른쪽

바로 위에 테나야(Tenaya)호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