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학년의 죽자살자 뉴질랜드 여행기 5
-와나카 트래킹-
2/28(수) 아침, 숙소 밖을 나와보니
우리가 잔 곳은 아담한 개인집,
전연 영업집 냄새는 안나는.
한 구석에 조그만 표시가 있다.
매가 보는 세상은 넓겠지.
한가한 시골동네였다.
우리 애마도 외로움을 느끼는 것같고.
잘 가꾸어진 뜰,
주인의 성품을 알 수 있고.
방이 서너개인 민박집.
공짜 아침.
계란은 친구가 부쳤고.
미국 모텔의 공짜 아침보다 훨씬 나은데,
흥구친구 잠이 덜 깼는지.
와나카 가는 길, 지나가는 Dunstan호수,
비취색의 아름다운 인공호수.
마을이 잠겼다는데-
이 나라도 인공호수가 필요할까.
작년 20세 독일출신 과수원 인부가
한 여인과 함께 호수로 돌진했다는데,
그만 미수에 그쳤다고.
교통요지인 그림같은 마을,
크롬웰을 지났다.
처음엔 마오리족이 사람키의 두 배나 되는
모아새를 잡기 위해 이곳에 정착
했다고. 이 새는 멸종상태.
다음엔 금을 찾아, 댐을 건설하기 위해,
최근엔 체리 포도 등을 재배하려고
이곳에 왔다고.
크롬웰(1599-1658)은 정치가이자 군인.
17세기 중반, 영국 청교도혁명 당시
혁명군을 지휘, 왕당파를 물리치고
공화국을 세우는데 큰 공을 세운 사람.
일전에 길을 헤맸던 와나카에 도착.
Wanaka는 남알프스에 둘러쌓인
와나카호수 남단의 호반도시이며
하웨아호수 가까운 곳에 위치.
마운트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의
입구이기도 한, 인구 7천명의 도시.
퀸스타운의 동북부에 있다.
우리는 i-site에 들려 좋은 트래킹코스를
소개받은 후, 점심으로 먹을 빵을 샀고
잃어버린 렌즈뚜껑도 구했다.
호수길 트래킹을 시작.
입구엔 큰 버드나무가.
i-site앞 주차장에서 미국교포여인을
만났는데, 차 뒷트렁크를 열고,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마일리지로 왔고, 미국에서 필요한 물품을
다 갖고와 돈 들일 일 없다고 자랑.
대단하다, 한국여인들,
얼굴은 검게 그을렸고.
배는 떨어지는 낙하산을 받으려나.
뛰노는 아이,
개와 산보하는 여인.
우리도 그들 가운데 끼고.
오리들도 놀고.
햇볕이 싫어지면 바로 옆
숲길을 걷는다.
엄청 큰 나무,
카우리소나무는 아닌 것같고.
사람들의 폼은 제각기.
체조하는 사람도 있고.
얼마나 자유분망한지.
연인들도
노는 모양이 제각기.
카약타는 사람들은
뉴질랜드 어는 곳에서나 보였다.
우연하게 발견한 Rippon
와인농장 가는 길.
우리는 이길로 들어섰다. 가는데 15분.
얼마나 포도가 잘 익어가겠나.
우리는 편안한 과수원 길을
따라 갔다.
편안히 자리잡은 와이너리.
아, 좋구나.
못생긴 의자의 이름은
우주를 응시하는 의자.
(Chair for contemplating the Universe)
주위는 온통 포도밭.
이 와이너리의 역사가 있었고.
다섯가지 와인을 시음.
문외한도 미묘한 차를 느꼈다?
오클랜드 귀대하면, 길수친구에게
줄 와인 한 병 샀다.
나중에 병헌친구로부터 들었는데,
이곳 와인은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중에 하나라고.
Ribbon Pinot Noir.
밖에 있는 새끼돼지
재롱을 부렸다.
포도밭과 승마하는 남녀.
내려오는 길의 점심.
결코 돈을 아끼려 빵을 먹는게 아니다.
시간을 아끼려고.
내려오니 호수가의 신부,
신랑은 열심히 신부를 사진에 담고 있었고.
와나카의 자랑, Willow Tree(버드나무).
청송 주산지만 훨씬 못했지만.
주차장으로 돌아와 시동을 걸려니
밧데리 아웃. 사고방지를 위해
항상 라이트를 키고 다녔는데, 그만.
옆의 날씬한 여자, 얘기 끝나기를 기다려,
정비소를 물었더니, 자기 차를 타라고.
이곳 사람이라 안내하겠다고 했다.
정비소에서 기사를 데리고 와서
점프케이블로 충전,
30불(2.4만원)들었다.
가지고 다녔던 기념품도 못주고,
이쁜 얼굴도 찍어놓지 못했고.
뉴질랜드 젊은 여성이 수상이 된
이유를 알듯했다.
다음은 아이언산 트래킹.
우리계획서에 들은 4.5키로, 1시간 반짜리.
입구에 빨간 열매로 눈부신 마가목,
이처럼 화사할 수가 없었다.
길이 개인 땅으로 났을 때는
보전당국에서 정해진 길로만
가라는 안내문을 꼭 붙인다.
지나가는 길,
키우는 묘목의 형태가 특이했다.
내려다 보이는 와나카 마을.
날씨가 더워 훌러덩.
서양사람들이 벗으면 괜찮은데,
우리가 벗으면 웬지 쑥스럽고.
드디어 아이언산 정상 탈환.
8만년전 빙하, 2천년전 산림,
5백년전 사람들이 오고,
백년전 아름다운 마을이 되었다는
역사가 설명되어 있고.
내려가는 길,
시원한 솔솔바람이 불었다.
와나카 시내에 다시 와,
케밥집에 들렸다.
식당들은 젊은이로 꽉 찼고.
터키인 사장,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하니,
당장 '브라더'하고 쑈를 했다.
푸짐한 케밥.
맛도 괜찮았고.
오랜만의 외식, 그것도 저녁으로.
숙소로 돌아오는 길,
Dunstan호수가에서 휴식.
오마카우마을의 입구,
하루 전과는 달리 정겨웠다.
또 좋은 하루가 가는구나.
다음날 아침, 이틀 숙비 320불(26만원)을 현금으로
지불. 두번 씩이나 현금지불을 부탁하기에.
영수증을 부탁했더니, 할머니 글씨가 명필.
퀸스타운으로 떠나는 길,
안녕히 주무셨냐고?
잘 잤다, 가시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