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가고싶은 섬 못가도

난해 2019. 9. 2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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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6(월) 8:20 용산발 목포행 KTX를 타고

가거도 여행 시작.


재혁친구가 그렇게 가고싶어 하던 섬,

또 양구 해여사가 못가서

아쉬워하던 섬.




목포역에서 내려, 여객선터미날로 이동,

우선 홍도 가는 배표 구매.

(재혁친구가 홍도 먼저 들리자고 해서)


섬사람은 1인 6천원인데,

관광객은 42천원.


택시를 이용, 건해산물 상가 안에 있는

맛집, 돌집식당에서 점심 때우고.


먹갈치는 검은색, 은갈치는 은색인줄

알았는데, 일반적으로 그물로 잡은 것은

먹갈치, 낚시로 잡은 것은 은갈치라고.


은갈치가 손상이 적고 싱싱해

맛도 좋고, 따라서 값이 더 나간다고.




13:00 출발하는 쾌속정은

천사대교를 지나갔다.


10.8키로의 천사대교는 9개섬을

연결한다고.



신안군은 1,004개의 섬으로 이뤄졌고

인구는 43천명, 목포시가 생활권.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한류, 난류가 만나 안개긴 날이 많고,

난대성 상록활엽수림대.

군청소재지는 압해읍.




선내에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비금도 도초도를 잇는 서남문대교

(길이 937m)를 지났다.


서남쪽 흑산면(흑산, 홍, 가거도 등)의

관문이란 뜻.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들로 이루어진

흑산면은 인구 2,600명. 흑산도항을

중심으로 파시가 서고, 수산업이 주산업.


파시(波市)는 성어기 때 바다 위,

또는 어항에서 열리는 생선시장.


완도에 청해진이 설치된 후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바닷물이 푸르다못해

검어서, 흑산이라 이름 붙였고.



이다리를 지나면, 심해로 들어서고

물결이 세어지며, 여인들은 배멀미 시작.




세시 반 넘어 홍도 도착. 두 여인의

꾀임에 빠져 숙소와 식당을 정하고.



1개 유인도와 19개 무인도로 이뤄진

홍도는 면적이 6.5제곱km.

인구는 500명 조금 넘는다.

17세기 숙종때 사람이 살기 시작.


석양에 붉어지는 아름다운 섬.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숙소에 짐부리고 깃대봉 가는 길,

수업 끝내고 오는 어린 학생,

곤충 애벌레를 갖고 신기한듯 작난치고.


동네 할마시들 서넛, 재미있게 얘기 중이라

사진 한 장 괜찮냐고 했더니,

완강히 NO.




깃대봉 오르는 중간,

전망대에서.


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홍도 청어미륵이 있다.


청어 파시때 매번 그물에 돌만 걸려

남,녀 미륵을 모셨더니

풍어를 맞을 수 있었다고.




동쪽으로 보이는 흑산도.



'섬을 섬이게 하는 바다와

바다를 바다이게 하는 섬은

서로를 서로이게 하는

어떤 말도 주고받지 않고

천 년을 천 년이라 생각지도 않고'

(고찬규의 '섬')





1871년부터 1940년대까지

숯을 만들었다는 숯가마터.


가다보면 연인의 길,

바다밑으로 뚫린 숨골재도 있고.




고사리목 고란초과의 콩자개 덩굴.


도서지방 바위 겉이나 노목을

타고 오른다.




섬의 며느리밥풀꽃은 앙증맞다.

며느리가 밥이 익었는지 밥알 몇개


씹다가 시어머니에게 맞아죽었는데,

무덤에 입술처럼 붉고 새하얀 밥풀이

달린 꽃이 피었다고.




남부 해안지방, 제주도에 사는

낙엽활엽소교목, 예덕나무.


7월 녹황색꽃을 피운다. 꽃방망이가 즐거워

선 모습. 안정감을 주는 편안한 꽃.


아름드리 나무가 아니고,

봄에 붉은 새싹을 내밀고.

(박상진교수)




깃대봉(365m)에서.

홍도 최고봉, 깃대봉은 100대

명산 중의 하나.


동남쪽으로 흑산도, 가거도,

상태, 중태, 하태도가 보이고.


홍도 1구에서 시작, 홍도 2구로

내려오면 2시간 정도 걸린다.

홍도 2구에서 배를 타고 1구로 회귀.


시간상 우리는 오던 길로.




깃대봉 오르는 중간에서 만나

흑산도까지 길동무가 된 두 젊은 여인,


같은 직장 동료로 휴가내서 왔다고.

우리보고 대단하다고 했다.


이날 깃대봉 오른 사람은 세쌍.

남여커플 포함해서.

이들도 여행벗이 되었지만.




하산하다 만난 소사나무(Korean Hornbeam).


서어나무속에 속한 낙엽활엽소교목.

한국특산종이다.


중부이남 해안, 섬지방이 자람터.

5-6m의 키. 삐뚤어지고 여러갈래가 지며,

소금기, 메마름에 강하여 분재나무로 적합.

(박상진교수)


이날 구실잣밤나무의 연리지도 보았고.


참나무과의 이 나무는 남해안에 분포.

후박나무와 함께 활동왕성한 터줏대감.

열매가 다음 가을에 익는다고.




굴업도를 생각나게 하는

몽돌해안쪽 풍경.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은 안다

섬이 왜 바다에 홀로 떠 있는 것인지

떠나간 사람을 기다려 본 사람은

백사장에 모래알이 왜 그리 부드러운지

스스럼없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것인지를 안다'

(원재훈의 '섬에서 울다')




홍도라 이름지워진

홍도의 일몰.




6시 40분 쯤.


화려한 여인보다는

수수하고 은은한 여인이 좋다.




노을에 함께 물들어가는 마을


숙소에 들기 전, 새천년모텔식당에서

부시리구이에 막걸리 한 잔.


부시리는 서해남부, 남해에 사는 어류.

성어는 1m가 넘고 방어와 비슷(방어속).

요즈음 홍도에서 철만나고.


방어에 비해 몸이 가늘고,

노란 가로줄무늬가 있다.




다음날 아침(9/17, 화) 숙소, 석화장에서

나와, 숙소 골목을 따라 일출전망대로.

이곳에서 내려다본 항구.




흑산도쪽에서 해가 떴다,

6시 15분쯤.

어제 일몰과 마찬가지로 시시했고.




내려오는 길에 있는 죽항마을 당산.


당산숲은 300여년 넘은 동백나무 군락.

구실잣밤, 후박, 황칠나무도 있고.


산신제, 당할아버지제, 풍어를 기원하는

둑제가 열렸는데, 거북바위에서 용왕

허수아비를 띄워 재액을 물리쳤다고.




벌써 해가 높아졌다.

구름 긴 좋은 날씨.




아침 들고, 몽돌해안 가는 길목. 배로

같이 온 관광객들은 아침 일찍 홍도를 도는

유람선을 타고 있었고.


경운기 백미러에

해가 비쳤다.





아침의 몽돌해안.

뒤쪽에는 낙후된 횟집들이 있다.


10년전쯤 퇴직 돼지띠 모임에서 동부인하여

이곳에 왔었는데, 총무 보는 친구, 회비

아끼려고 바둥거려,


 마님들 앞에서 뭘 망설이냐 하며

욱박질러, 비싼 회 먹었던 기억이 났고.




아침해는 눈부셨다.

그 속으로 활보하는 친구.




가는 길에 운동회 가는 흑산초교

홍도분교 학생을 만났고.

마침 이날이 운동회 날.


하루 전 깃대봉 오를 때, 예행

연습한다고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왔었다.


학생수는 유치원 포함 13명.




그리고 숙소 인근에 있는

생태전시관을 들렸다.


홍어(洪魚)는 1.5m되는 가오리과 고기.

생식기가 괴이하여 해음어(海淫魚).

자산어보에 홍어와 홍어에 대한 기호를 소개.


암컷이 수컷에 비해 월등히 크고

가격도 3-4배 비싸며 맛이 있다고.


수컷 배지느러미 뒷쪽에 대롱모양의

가시가 있는 생식기가 두개.

쉽게 잡아뺄 수 있다고.


암놈을 끈으로 엮어 바다에 풀어놓으면

음란한 숫놈이 달려드는데, 가시있는

생식기 덕에 쉽게 도망 갈 수 없다고.


김주영의 '홍어'에서는 바람피는

아버지를 홍어에 비유.




그리고 난전시관 방문.


태풍 피해로 문이 닫혀있었지만,

관리인의 배려로 둘러보고.


나도풍란은 상록 다년생 착생식물.

향기가 진하고 멸종위기 식물1급.


암벽, 습도 높은 나무에 비스듬히

누운 형태로 자란다.




홍도일정 마치고, 흑산도 가는

배표사고 부두를 어슬렁거리다,


하루 전 걸려들었던 삐끼

미영이한테 또 걸려들었다.


자연산 홍합+히테맥주.

그녀는 서비스라고 쬐끄만

뿔소라회를 내놓았고.


포장마차 앞에는 '해녀 미영이'라고

간판을 내놓았지만,

흑산도에서 물건을 가져온다.


부두에서 깃대봉 올랐던 두팀 만났고

태풍 링링의 피해를 조사하는 친구를

새로 사귀었다.


흑산도 맛집 '싱글벙글'을 소개받았고,

 흑산도 옆에 있는 섬 '대둔도'를

가보라는 권유도 받았고.




10:30 흑산도 가는 배,

쾌속정이 꽤 흔들거렸고.

소요시간 30분 정도.


풍랑주의보 어쩌구 저쩌구,

다음날 가거도 가는 배는 뜨려나.




흑산도 도착 서해식당에서 점심.

음식이 정갈하고, 바로 구운

우럭구이가 일품.


사장내외도 마음에 들고

그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


이식당은 홍도 새천년 모텔 식당에서

소개받았는데, 업자끼리는

정보를 공유하는 모양.


대부분의 숙박, 식당업소들이 양식업 등

수산업, 수산물 판매업을 겸업하고 있어

살림들이 탄탄하고.


식당에는 프랑스 인상파 화가, 쇠라의

'그랑자트섬의 오후'가 걸려있었다.

점묘법으로 그린 그의 대표작.




흑산도 지도.

예리항이 이고장의 중심지.

홍도, 가거도, 목포 가는 쾌속선이 뜨고,


이들 배의 입,출항에 따라

대둔도, 장도(대장도, 소장도), 영산도

가는 배가 연결이 된다.


예리항 뒷쪽에는 공항예정지가 잡혀있고,

주민들은 비싼 배값 때문에 관광객이

줄어든다고, 공항건설을 염원한다.


실제 최근 관광객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고.

불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식사 후 예리항 오른쪽 공원산책시

초라한 고래공원이 있었는데,


이곳은 고래 위판장, 해체장이 있던 곳으로

200년전 흑산도 인근은 고래가 새끼를

낳는 번식장이었다.


희귀성을 인정받는 귀신고래도 이곳

바다에서 볼 수 있었고.


일제때만해도 1,300마리가 희생되었는데

1960년대, 고래파시(波市)가 사라졌다고.




등대 가는 입구에 있는 흑산도아가씨동상.



'남 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번 만번 밀려오는데

목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요즈음도 이런 섬 아가씨가 있을까,

부유한 흑산도 섬에.


등대까지 가보려했으나

태풍피해로 보수공사중.





다시 여객터미날, 해양경찰 파출소,

먹거리촌이 있는 중심가로.


흑산시장, 먹거리촌이라 해봐야

좁은 이 골목 하나가 중심이고,

면사무소는 멀리 외딴 곳에 있고.


친절한 파출소장(경감계급), 서해식당

사장을 통해 대둔도와 다물도를 오가는

배의 선장과 연락, 이배를 타기로 했다.





선착장이 내려다보이는 이층 카페,

아일랜드에서 배시간을 기다리며

커피 한 잔.




목포에서 오는 쾌속선이 들어오고

다물도 가는 주민들이 배를 갈아타고,

15:20 배는 출발했다.


추석을 목포에서 세고, 이제야

돌아오는 주민도 있었다.


배값이 비싸 자식들이 섬에 들어와

명절을 세는 것보다, 어르신이 목포에

나가는 것이 더 경제적.


목포에 집을 갖은 주민도 있고,

자식들이 목포에 있는 경우도 있고.




20분 정도 걸려 대둔도 도착하니

요번 태풍에 쓰러진 고목이 보였고,


오리(오정리) 마을 입구에는

이마을 사람, 장덕순 기념비가 있었다.


장덕순은 자산어보(玆山魚譜) 탄생의

공로자. 학식은 부족하지만 어류에 관한

현장지식이 풍부, 정약전을 도왔다고.


자산은 검은 산이란 뜻으로

흑산도를 지칭하기도 하고

정약전의 호이기도 하고.


정약전(1758-1816)은 천주교 신자로

흑산도에 16년 유배당했고, 이기간에

자산어보를 썼다.




오리(오정리) 김용민 이장댁에

하루 거하기로 하고, 짐을 맡긴 후

대둔도 순례 시작.




같이 배를 타고온 우체국집배원 아줌마와

고개를 넘어 도목리 마을로.


대둔도는 인구 400명, 면적은 3.4제곱km.

흑산도는 홍도 면적의 세 배.

대둔도는 홍도의 절반.


오리, 도목리, 수리 세 마을이 있다.

남쪽의 오리 평야지대를 제외하고

경사가 급한 산지.


곳곳에 만과 갑이 발달하여

주민 절반 이상이 전복 등 양식업 종사.




고개 넘어에 있는 도목리 마을.

고개쪽에 큰 승천교회 건물이 있다.


60년 역사의  교회이고, 정신여고 출신,

장기실 전도사가 평생 일군 교회.


그녀는 산파, 침술자격이 있었고

이동네 주민의 80%를 교인화했으며

당산제, 풍어제, 도박을 추방했다.


그녀의 양자 김양선씨는 가두리사업에

성공, 이마을을 부자마을로 만들었고.


이 어촌마을의 교회는 흑산면 일대는

물론, 멀리 아프리카 탄자니아까지

도움의 손길을 펴고 있다고.




마을 앞 바다의 왼쪽에 구멍 뚫린

바위가 보이고, 물결은 잔잔.




어촌의 평화로운 풍경.

요번 태풍의 피해가 없었다고.




도목리 고개를 다시 넘어와

오른쪽 길로 들어서서 수리 가는 길,

두 마을 사이의 양식장이 보였고.


우리가 타고온 배는 오리, 도목리, 수리를

거쳐 다물도(多物島)까지 운행된다.


다물도는 넓이가 대둔도의 반이지만

인구 300명의 해산물이 풍부한 섬.

김양식이 활발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많으며, 장보고가

입도하였다는 기록이 있다고.





급한 언덕길을 다시 내려가니

대둔도 치안센터가 있고,


수리마을에는 우리에겐 이름이 생소한

김이수 생가가 있다.


1791년(정조) 불합리한 조세정책에 반발,

한양길에 올라 임금의 행차를 막고

탄원한 민권운동의 선구자라고.





요번 태풍에 부서진 지붕을

임시방편으로 묶어놓고 있었다.




수리마을 앞바다,

피해가 많았던 양식장.


마을입구에서 담소 중인 두 남자 중

한 사람이 목포에서 같은 배를 타고왔다고

인사를 했다.


동네 순회를 같이 시작했던 집배원아줌마,

우리보다 빨리 우편물, 택배물 배달을

완료하고 수리에 있는 집으로 귀가.




다시 힘들게 언덕을 올라

오리 이장댁 가는 길,

줄에 달린 생선은 우럭같다.


저녁 특식은 삼치 구이에 더덕무침.

이곳은 삼치낚시가 한참.


이곳의 삼치떼는 조금 있으면

고흥반도로 몰려간다고.


홍도에 인기있는 부시리는

이곳 사람들은 별로이고.


최근 양식업은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원인은 인건비 상승,

사료비 증가, 양식된 수산물의


과잉생산 등이라고 하며 사료비,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가리비양식을

고려 중이라고 이장은 말했다.


그나마 아들이 양식업을 같이

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그의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