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청춘열차를 타고

난해 2019. 11. 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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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목) 오랜만에 열차 타러 청량리역으로.

중고시절 여행의 시발점이 되곤 하던 곳.

역은 뒷전에 밀려있고, 광장은 좁아져 있고.


대목회(大木會) 가을모임은 양구산책.

고교명의 첫 글자 大에

十八이 겹친 木자는 18회 졸업생이란 뜻.


큰 재목이 되자는 뜻도 있지만

사람들에게 그늘을 제공할 수 있는

큰 나무가 되자는 의미도 있고.




37명이 단체로 춘천가는 ITX(Intercity Train

Express) 청춘열차를 예약했었다.


꼬마 손님들도 단체로 어딜 가는지.




열차는 가을 속을 달리고.


미국 동부에서 온 친구도 있고

졸업 후 처음 만난 친구도 있고,


얘기할 사이도 얼마 없이

열차는 춘천 도착.




춘천에서 양구까지 버스로 이동,

박수근 미술관 앞에서.


지난 여름, 몇 친구들이 이곳을 방문, 이곳을

포함, 펀치볼 두타연 등을 방문했었다.


때묻지 않은 양구에 반하여

총무를 맡고 있는 손재완친구가

가을모임을 이곳에서 하기로 계획.


최근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두타연과 펀치볼을 방문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되었고.




미술관 앞에서 오랜만에 만난 해여사,

왜 화강석으로 담을 쳤는지를 설명.


박수근화백은 붓과 나이프를 사용, 자잘하고

깔깔한 물감의 층을 거듭 고착시켜

화강암 표면 같은 바탕을 만들고


그 위에 굵고 우직한 검은 선으로 형태를

단순화시켜, 한국적 정감이 넘치는

분위기를 표현했다(마티에르기법).




양구의 가을은 무르익었고,

우리들의 우정은 익어서 터져가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박수근 기념전시관으로

박수근화백의 작품을 보러 갔고,

몇몇은 박수근 파빌리온으로.




자연에 새겨진 익숙한 질서를 존중하는

궁극의 기념홀 입구.


박수근 미술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였던

이종호(1957-2014)씨가 설계.


베니스 비엔날레 초대작가였던 이교수에겐

'건축의 역할이란 텅빈 곳을 메워나갈 수 있는

의미가 있는 장소 만들기를 통해

소통의 길을 모색하는 것.'


그는 박수근 미술관을 설계할 때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는 형태로 계획, 능선에 묻히고,

능선자락에 생명을 불어넣고자 했다.




이곳에서 '삶터 : 양구로부터'라는 제목으로

미술관 언저리에 있는 미석예술인촌

입주작가들의 첫번째 전시를 하고 있는 중.




천은규(1972-)의 백자 청화매죽문 유개항아리.


작가는 삼국-조선시대의 대표적

유물을 현대적 매체로 구현한다고.




천은규의 청자 상감모란문 항아리.


한국적 정서를 특유의 질감을 통해 표현하는

작가는 박수근의 외손자로 공예를 전공.




박인숙의 고향의 노래.


40년간 미술교사를 한, 박수근의 장녀,

박인숙은 어린시절의 기억 속

시골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박인숙의 고향친구




박병일의 Landscape-Inwang.


한국화가 박병일은 오늘의 도심풍경,

사물의 형상을 담묵으로 그림.




박미진의 awakening(자각, 깨달음)


작가는 여인, 꽃, 나비를 모티브로

상징적 의미를 은유적으로 표현.




박미진의 awakening




박성남(1947-)의 포도 먹는 사람


박수근의 장남인 화가는 만물의 형평성을

층과 빛으로 표현한다.

아버지의 마티에르 재현과 재해석에

힘쓰고 있고.




박성남의 층-대화




박성남의 층-노인들




현대작가 조석현(1957-)은 아뜰리에서

붓을 들고 서서 아들과 아내를 바라보는

자상하고 인자한 박수근의 표정을 묘사. 


작가는 인간 박수근, 화가 박수근에 대한

새로운 조명, 회화설치작업을 하고 있다고.




밖으로 나오니

가을풍경은 계속되고.




바퀴자국이 어떻게 났을까?

M은 Musium이란 뜻?




화천읍 정림리에 있는 박수근미술관

안내도.


중앙에 기념전시관이 있고

왼쪽 아래에 파빌리온과

미석촌이 있다.




노영신의 아기보는 소녀.


현대미술관은 아직 설치 작업 중이나

일부엔 노영신의 작품을 전시 중.


작가는 판화기법을 작업에 도입하고

있는 미석예술촌 입주 작가.




노영신의 작품




말라가는 단풍잎과 아기보는 소녀.




현대미술관 입구에는

박수근의 빨래터 그림.


박화백이 처음 아내를

방문한 장소라는데.




읍내에서 산채비빔밥 먹고

동면 원당리에 있는 DMZ야생동물

생태관으로 이동.


읍내에는 여전히 2사단 해체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고.


2사단이 양평으로 이전한다는 말도

들었는데, 문정부의 말은

믿을 것이 하나 없다.




전시하고 있는 박제된 야생동물.


야생동물생태관은 DMZ중부지역, 대암산

용늪구역의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되었다고.




고슴도치, 족제비와 어린 고라니.




초어(草魚)


크기 50-100cm의 잉어과 물고기로

습성은 잉어와 비슷하다고.


강의 중류에 사는 초식성 고기로 강물이

불어나면 상류쪽으로 이동하여 산란한다고.


수중의 수초를 대량으로 섭식하여

어류 서식지를 교란시킨다.






위는 수리부엉이, 아래는 긴점박이올빼미.


부엉이는 귀모양의 깃이 있고

몸체가 크며 울음소리가 틀리다.

영어로는 모두 owl.





국민학교 1학년때 분당 태재고개 밑에서

살았는데, 야밤에 동네누나들과

화토칠 때 여우가 울며 지나갔었는데.




멸종위기동물 1급, 수달.


지난번 흑산도에 딸린 섬, 장도에 갔을 때

이장 이야기로는 수달에 의한 양식업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류흥구친구가 1993년 고향 횡성에서

꿩과 닭을 키우고 있었는데. 수꿩이

주인을 닮아 이웃집 닭장으로 넘어가


암닭을 건드려, 이종간 교배가 되어

꿩닭이 나왔다.


이 신기한 일이 KBS 9시 뉴스에 보도되어

흥구친구가 인터뷰를 했는데,


어머니에게 말씀드리려고 KBS를 찾아도

자료를 못 구해서 안달했었다.


요번 여행에서 그 이야기가 나와

신영우친구가 여행 후 자료를 구해

동창회 카톡에 올렸다.


인터뷰 내용을 보니 47세의 젋은 미남이

목소리도 좋고 말도 잘하고.

여자가 따를 만했다.




야생동물 생태원을 나오니

입구의 단풍나무 한 그루,

바짝 약올른 여인 같았고.




이웃에 있는 분재원 방문.

생육을 억제해 만든 분재들,

나에게는 별로이다.




오후 두시 반, 대암산(1,304m) 산자락에

있는 광치(廣峙)계곡에 도착,

왕복 5km넘는 계곡트래킹 시작.


대암산은 양구 동면, 인제 서화, 북면에

걸쳐있는 태백산맥 준령.

양구, 인제를 연결하는 광치터널,

산 정상에 람사르에 등재된 용늪이 있고. 


양구 남면 가오작리에서 시작하는

광치계곡은 일년내내 서늘, 청청하고

공립 자연휴양림이 있다. 




오르는 길엔 호랑이도 나타나고




계곡물이 흐르고



'혹시

다 마셔버렸나요

빈잔을 앞에 두고

후회하고 있나요

옆구리가 시리고

뼈마디가 아린가요


차분히 지켜보세요

저 깊은 하늘소(沼)에서

붉은 술이 내릴 겁니다

다시 잔을 가득 채웁시다

그리고 남은 날들을 위해

건배합시다'

(임영준의 10월)




옹녀폭포까지 이런 소박한

다리가 6개.




강쇠바위




트래킹 목적지, 옹녀폭포에 3시반 도착.


옹녀와 변강쇠가 금강산 가던 중 정분을

나누다가 노한 산신령 지팡이에 맞아


옹녀는 이곳에 엎어져 엉덩이 모양의

바위가 되었고

변강쇠는 50m지점 아래로 굴러

강쇠바위가 되었다고.


이후 광치계곡은 연애골이라 불리고.




하산길, 송승현친구 지팡이도 없이

잘도 내려갔다.




마지막 큰다리도 건넜고




광치막국수에 안착,

수육+막국수+두부전+술


한잔 하고 또 한잔 하고.




해여사, 같이 버스 타고 춘천가는 동안

한 사람 한 사람 마이크를 돌렸다.



이중규친구 '나혼자만이'를 바이브레이숀

있는 목소리로 불렀고.

고교시절의 모습이 가장 많이 남은 친구.


서영호의 허그이야기. 남자가 한 사람뿐인

 요가교실에서 매일 허그로 인사를

나누었는데, 뚱뚱한 마누라도

자연스럽게 안을 수 있게되었다고.


김춘식친구의 '안동역에서'


술이 취해야 말한다는 장지우친구,

내년 영암교회에서 황광은목사

30주기 예배를 계획하고 있다고.




이랬든 저랬든 총무를 맡은 손재완친구의

고생이 제일 많았다, 진행도 부드러웠고.

이영선회장의 말없는 지원도 있었겠고.

이재춘친구의 도움도 컸고.


신영우, 장지우, 김현직, 정건식친구의

금일봉으로 행사비용을 조달했고. 특히 정건식

친구는 오랜만에 참여하였는데도-


미국에서 온 고광해친구를 비롯 친구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귀한 것.


말은 좀 많다지만, 춘천까지 배웅나온

 해여사, 정성이 갸륵하고.





대부분 춘천에서 지하철로 귀경.


춘천 어느역에선가 예쁜 아줌마 타더니,

가평 가느냐고 물었는데

한 할머니는 잘못탔다고 우기고

우리는 맞다고 하고.


여인네 갈팡질팡하다 열차문은 닫혔고.

서울에서 오다가 깜박 잠이 들어

가평을 지나쳐, 다시 오는 길이라고.


친구들, 젊은 여인만 보면

말붙이기 좋아하는 것은 여전. 



손재완친구, 앞으로의 나들이는

교복입고 수학여행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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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열차 탄 친구들(37명)


강익서 고광해 곽성준 권용문 김도원 김동원

김운호 김웅호 김용문 김춘식 김현직 류흥구

서영호 소순영 손재완 송승현 신영안 신용우

 윤성식 이남규 이삼열 이상호 이수영 이영선

이윤희 이재동 이재춘 이중규 이창수 장지우

정건식 정성은 정성익 천병헌 천학기 최무영

하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