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양평 '강변이야기길'을 걸으며

난해 2020. 2. 21. 22:29


사랑은 참으로 영험한 것

어둠속의 귀머거리로 하여금

마당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다시 듣게하고

오랜만에 빗물 머금는 화초를 보게 한다


이제 삶의 빛으로 떠오르는 그이의 달래 얼굴이

어쩌면 사람 사는 일까지 다 깨우쳐준다

동에서 서로 흐르는 한강 따라

나의 그리움 강동에서 강서로 간다


그대 향한 그리움에 티없어

아릿하게 저며오는 아픔은 견딜 만하고

훗날 깊은 상처에는 꽃이라도 필 법하여

늦게사 새롭게 사랑을 배우고자 한다

(황명걸, 늦은 날의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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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수), 오랜만에 양평 아신 가는

중앙선 전철을 탔다.





세명은 먼저가는 전철을 탔고

신영우친구와 나는 다음차로.


열차내는 한산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 차림.

우한의 두려움이 농촌까지 덥쳤고.


이렇게 맑은 봄날,

햇볕도 쬐고 걷기도 하여

대항력을 키워야 할 께 아닌감.





아신역에서 양평역까지 걷는

강변이야기길은 10.2km.

쉬지않고 걸으면 3시간 코스.


양평 물소리길의 세번째 코스로

햇볕이 강한 날에는 그늘이 없어

걷기 힘든 길.





아신역에서 세친구 합세하여

열차갤러리를 찾았을 때가 11:25분.





옛 철로 위의 기차 두칸이 갤러리.


2005년 중앙선 복선이 개통되자

철로는 폐철로가 되었고,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Greeg 카카오스토리에서)


우한열병도 끝나고 하면

등나무꽃이 터널을 향기로 가득 채우겠지.





갤러리는 한국환경사진협회에서

사진전을 열고 있었다.

정철규작가의 '물소리길'.


요즈음같은 가라앉은 분위기에선

저런 즐거운 날이 있었나 하는 느낌.





갤러리를 지키고 있는

사진협회 마음좋은 여인네한테

커피대접도 받고 설명도 듣고.





아신 2리, 아오곡(俄吾谷, 아우실)으로.

 벽화도 시원했고.


아신리는 아오리와와 신대리가 합쳐졌고

수로(水路)중심지였고, 사탄장이 섰다고.


마을엔 조선중기 문신 심충겸(1545-1594,

왜란때 선조를 호송했고 병조판서 역임)의

묘와 신도비가 있다.


양평은 양근군과 지평현이 합쳐졌음.





고급스런 전원주택군을 지나,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니 설경과





정겨운 농촌풍경이 펼쳐졌고.





 경로당(마을회관)에

대출관련 어플 설치 유도 등 허위문자를

신고하라는 경찰의 플래카드가 붙어있는

마을 중심지를 지나니,


양지의 나무가지엔 물이 올라 있었지만

산은 아직 겨울을 지나는 중.





꺽다리 은사시나무 굵은 줄기에는

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이 있었고.





양지쪽 산길은

나무들이 봄그림자를 드리웠고.





가파른 상곡재를 넘으니 아신1리의 단풍마을.

마을을 조성한 업자들 돈 좀 벌었겠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연결된 수도권

제2순환도로 밑 아신교에도 벽화가 있고.





이를 지나면 아신1리 마을,

그리고 태극기 휘날리는 마을회관.





산수유나무가 많이 보이더니

산밑에는 산수유산장.

보리굴비한정식을 한다고.





날씨가 화창해서인지

고드름이 허약.


양평은 경기도에서 가장 면적이 넓지만

인구는 108천 명.


백제, 고구려땅이었다가 6세기 이후 신라땅.

광주산맥 최고봉인 용문산(1,157m)이 있고.


사나사, 용문사, 함왕성지가 있고

양서면에 한음 이덕형선생묘가 있다.





다시 가파른 산길,


옥천면 사나사 절 밑에 있는 함공혈(咸公穴)에서는

함씨대왕 주악이 탄생, 이곳을 다스렸다 하고,


 절에서 오르는 용문산 740m고지에는

천연적 바위절벽을 활용한 함왕성지가 있다.

고려때는 몽고군사를 피하기 위한 피난처.





오랜만의 눈 속 촬영.





앞 서거니 뒤 서거니 하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니

옥천면 옥천리 소재 양근향교가 보였고.

중종때 창건된 이향교는 성균관과 같이

대성전, 명륜당, 동무, 서무, 동재, 서재 등과


현유(賢儒)에 대한 배향과 학교의

기능을 다 갖추었다.





마지막 눈 덮힌 산길을 올라





옥천 레포츠공원으로 하산.

노인들 서너명이 게이트볼을 하고 있었고.


 옛날 옥처럼 맑은 우물이 여러개

있었다고 옥천.





사탄천을 건너, 용문산 줄기를 바라보는

맛집, 옥천냉면에서 수육+냉면+두꺼비.


이곳은 40대때 찾고는 처음.

옛날 그 맛은 없었다.


육수가 냉면 원가의 70%라는 흥구친구

 말에 모두들 육수까지 다 비웠지만.





배불리 먹고 다시 개천따라 걷는 길,


옛날 김지탄친구가 놀던 사탄천엔

겨울철새 백로 두마리 놀고 있더니만,

흰놈은 날아가고 잿빛 백로만 남았고.





이곳에서 충주댐까지는 110km,

한강 하구까지는 대략 100km.


한강종주 자전거길이 지나간다.





지하통로 지나가면 남한강.


전깃줄, 볼품없는 건물로 길에서 보는

풍경은 별로.





양평읍 오빈리, 덕구실 육교를 건너면

진짜 물소리길이 시작되고.


덕바위(오빈 서남쪽에 있는 바위) 서쪽의

마을, 덕구실에 있는 나루(오빈나루)엔

강 거너 강상면 병산리까지 나룻배가 다녔다.


팔당댐이 건설되고 나루터는 수몰되었고.

강 건너에는 양평의 강상면, 강하면이 있다.





멀리 양평읍에 있는 주상복합,

코아루아파트가 보였고.





강변에는 버드나무가 많아 양근(楊根)이란

지명이 나왔다. 양구(楊口)가 버드나무에서

지명이 나왔듯이.





이곳에도 작년 가을의

흔적이 남아있었고.





강남에 아파트가 우후죽순,

신시가지가 태어났고.





그래도 동양화를 감상할 수 있으니,

다행!





바람의 언덕 뒤 뾰족한 용문산(1,157m).


용문면과 옥천면의 경계를 이루는

광주산맥 최고봉. 미지산(彌智山)이

태조가 등극하자 용문산이 되었다고.


한여름 이종렬, 하태욱친구와 올랐다가

정상에서 쥐가 나, 119구급대를 탔던 기억.

치를 떨리게 하는 용문산.


구급차가 여석이 없어 두 친구는

타고 내려갈 수 없다는 구급대원의 말에

두 친구 얼굴이 하얗게 되었었다. 


다행히 보호자자격으로 간신히

타고 내려왔지만.





바람의 언덕 위의 네 친구. 두 친구는

그네를 타고 남한강을 내려다 보고.





오리떼들, 우한과 관계없이

추운 나라로 돌아가겠지.





양평읍 오빈리에 위치하는

들꽃수목원을 지나갔다.


귀중한 토종야생화를 볼 수 있고, 생태박물관,

학습체험장, 허브정원 등을 갖춘 곳.





오빈리에 있는 양근성지.

천주교 도입기에 천진암강학회를 주도한

권철신, 천주교 창립주역 권일신 출생지.


이승훈신부(정약용누이와 결혼)가

 권일신에게 세례를 주며 시작된 성소.





평생 동정을 지키며 하나님 뜻을 따라

살다 순교한 부부의 상.


그 옆에는 이곳의 순교자 9인을

기념하는 장소도 있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 옆에는 십자가의 길, 14개 조형물이

있는데, 주로 손과 발을 사용 그 뜻을

나타낸게 특이하다.







양근성지 앞에 있는 느낌표카페에서

커피 한 잔.


내외부 장식이 훌륭하고

여종업원도 친절했고.

쬐끄만 과자를 2개씩 서비스.





물안개공원에 있는 꽁지머리 시인, 황명걸

(1935-, 1991양평이주)의 시비.


 한 포기 풀잎이라도, 한 마리 집오리라도

살아있어야, 비에 젖지 않고

물에 젖지 않고.


친구들! 건강하게 살아있어야

같이 놀 수 있지.


그는 자유언론운동을 펼치다

동아일보에서 해직당한 바 있고,

두물머리에서 카페를 운영한다고. 





공원에는 김종환노래비도 있다.

처가집이 있는 홍천을 가던 중,

양평 남한강가의 물안개를 보고,


'사랑을 위하여'를 즉석에서 작곡.

김수환추기경도 좋아했다는 노래.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너의 사랑 앞에

나는 옷을 벗어버렸다

거짓의 옷을 벗어버렸다'





양평읍 양근리에 있는 양강섬,

조그만 섬이며 육지와 연결되어 있는 데도

부교공사를 하고 있고.





양평전통시장 가는 길의

거북이카페.





전통시장에서 미식가 천병헌친구가

찾아낸 정통춘천닭갈비.


5시 우리가 입장했을 때는 텅 비었던

식당이 나올 때는 꽉 찼다.


하태욱친구가 쏘았다. 점심때는

류흥구친구가 보탰고.





8시 귀가하는 전철 안.

예술에 U+5G를 더한다는 광고.


재미났던 강변 이야기길이었다.

같이 했던 친구들에 감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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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오고말고

암 오고말고

숱하게 저질러지는

사람답지 않는 짓들이

봄을 목조르고 있으나

자유의 파랑새는 불사조처럼 살아

우리의 머리 위에서 노래하고 노래하리니

꽃피는 새봄은 암 오고말고

(황명걸, 새봄은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