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버드나무나루께길 산보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가지에다
무정세월 한허리를 칭칭 동여 메어볼까
에헤여 봄버들도 못 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물만 흘러 흘러 가노라
(1930년대 신민요풍 대중가요이며 경기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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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 없이 흐르는 세월을
버드나무가지에 붙들어 맬 수도 없고,
그저 강물따라 흘러 흘러 가며
버드나무나루께길을 걸을 수 밖에.
나루께는 노들강변 노들나루(노량진) 근처
강가 일대에 집들이 모여 있던 마을 이름.
2/26(수) 친구 여섯이 모여 양평 가는 길,
남양주 다산신도시가 완성되어 가는 중.
진접읍, 도농동, 지금동 등 일부가 다산동으로
합쳐져 정약용선생의 이름을 붙인 동네.
사실, 정약용선생의 고향은 남양주 조안면.
물소리길 4번 코스, 버드나무나루께길은
양평읍에서 남한강을 따라 역류하다,
개군면 흑천냇가를 거슬러 올라
원덕역(양평읍)까지 걷는 길, 10.8km.
강변과 천변의 버드나무가 벗이 되고.
양평읍내를 흐르는 양근천을 건너니,
3.1절 101주년.
몇일 안남았구나.
우한이 아니었으면
친일 어쩌구 떠들텐데.
남한강을 오른쪽에 두고 걷기시작.
개울, 강가의 버드나무는 봄을 알리는 나무,
버들가지, 산들바람은 가냘픈
여인을 연상시키고.
남녀의 사랑을 상징하기도.
정릉에 묻혀있는 신덕왕후와 이태조,
고려태조 왕건과 신혜왕후.
여인들은 첫 만남에서 버들잎을 띄워
마실 물을 올렸다.
물을 마시다 체할까봐.
(박상진교수)
카누가 잔잔한 강물에 흔적을 남기고.
미사리보다는 카누타기에 적지인가 보다.
본격적으로 산책로를 걷기 시작,
갈산 산책로로 들어섰다.
남한강의 정취도 맛보며.
갈산은 양평읍의 옛 지명.
칡이 많아 갈산.
양평시장의 옛 이름도 갈산시장.
우한의 난리통 속에 친구들과 담소하며
남한강가를 걸을 수 있다니,
감사할 따름.
양평은 양근(楊根)군과
지평(砥平)현이 합쳐진 군.
현은 군보다 작은 지방행정구역의
최하위 단위.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군과
연결이 되었다고.
양근은 버드나무가 많은 곳이고,
지평은 남한강유역의 낮고 넓은 들.
지평에선 야별초출신들이
몽고군을 격파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전망대의 큰 책은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낙서장.
호국무공수훈자 공적비를 지나
강변 흙길로 들어섰다.
카누로 만든조형물도 있고.
옛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스러져간 용사들, 요즈음 어떤 생각을 할지.
이재춘친구 왈,
봄이 좋아, 내가 좋아?
봄이 다시 왔다고.
단짝친구 류흥구친구,
버들 류자를 쓰겠지.
열대지방 재료로 만든 길도
멋지게 휘어가고.
가냘픈 십자화과 2년생 초본, 냉이.
냉이 후린 물에 새조개 생각나고,
자연산 봄냉이는 인삼보다 명약이라는데-
요즈음 봄처녀들 달래, 냉이, 꽃다지
그리고 자연산 달래 넣은 달래라면을
알까 몰라.
강 건너는 양평 강상면.
하루 전 봄비로 만들어진 웅덩이.
덕분에 날씨가 개였고.
봄맞으러 가는 남정네들.
항상 천병헌친구와 하태욱친구가
제일 선두.
버드나무 군상,
버드나무종류에는 수양버들(실버들), 능수버들
(Korean Weeping Willow, 우리나라 특산)이 있다.
수많은 가지를 실처럼 늘어뜨린 나무.
수양버들은 잔가지가 적갈색, 씨방에 털이 없고
능수버들은 황녹색이며 털이 있다고.
1899년 버들잎에서 아스피린 주성분이
추출되어 상용화되었다.
수문을 지나 강둑길을 오르면
관리시설이 있고,
자전거길을 걷게 된다.
쉼터에서 사과 겻들인 꽈배기 잔치.
하나를 다먹었더니 속이 메스껍고.
우리 나이에는 기름진 음식은 적게 들어야.
쉼터 앞에서는 까치부부가 보금자리 꾸미는 중.
곧 산란하여 부부가 공동으로 부화를 할 것이다.
새끼들이 먹을 벌레들이 많아질 것이고.
야생조류는 대부분 일부일처에
금실이 좋다. 산란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봄에 하고.
인간들은 시도 때도 없이 하고
바람기도 잦다.
인간들이 길들인 닭들은
매일 알을 낳고.
강건너 양평 강상면에는
자작나무 숲이 있고, 봄바람이 스친 자리엔
잔 물결이 일어, 강이 나누어지고
사설화장장과 납골당이 가능한가 보다.
은강펜션 마당의
우람한 서양여인.
자전거길에선 조심하고
자전거에 길을 내주어야.
야생새들의 명당,
가마우지도 있는 듯.
물고기가 많은 모양.
백로들도 짝짓기철을 맞아
멋진 연애를 하고.
흑천이 남한강과 합류하는 지점 위로
현덕교가 지난다.
우리는 흑천 냇가길로.
흑천의 버드나무군락.
버들과 꽃, 화류(花柳). 누구나 쉽게 꺽을 수 있다?
버드나무에 매단 그네를 타는 춘향에
이몽령이 몽롱해졌다.
흑천(黑川)은 넓고 깨끗한 천.
꺽지, 쏘가리 낚시로도 이름이 난 모양.
바다에 검은 돌이 많아 물이
검어 보인다고.
강원도 횡성과 경계를 이루는 양평 청운면
도원리 성지봉에서 발원하는 37km 길이 개천.
군에선 이젠 보기 힘든 꾸구리 등
토종치어를 방류했다고.
버드나무하면 조선중기 문신 최경창(1539-1583)
과 함경도 관기 홍랑의 연정이 연상되고.
그가 한양으로 떠날 때 그녀는 버들가지
꺽어주면서 한 수 읊었다.
'산 버들가지 골라 꺽어 임에게 드리오니
주무시는 창가에 심어두고 보옵소서
밤비 내릴 때 새잎이라도 나거든
날 본 듯 여기소서'
최경창은 을묘왜란때 퉁소를 구슬피 불어
왜구들이 향수에 젖어 물러가게 했다고.
개군면 흑천에서 본 용문산 모양은
부드럽기 짝이 없다.
왼쪽 뾰족한 봉우리는 백운봉(940m), 지난번
여행기때 용문산이라 소개한 뾰쪽봉. 오른쪽
공군기지가 보이는 긴 봉우리가 정상(1157m).
백운봉은 양평읍과 옥천면 경계이고
정상은 옥천면과 용문면 경계에 있다.
두 봉우리 다 급경사가 있어
오를 적에 큰 고생을 했었다.
흑천 4수문. 아래 것들보다 더 길고.
수문 아래는 어항 놓기 좋은 곳.
김현직친구, 누구 덕인지
몸이 틈실해졌다.
봄나물 캐는 여인, 올해 처음 보았다.
난리통에 나물 캐러갈 여인 있겠나.
개군면 공세리 신내들에 있는
원조 신내서울해장국에서 산삼주에
해내탕 한 그릇씩(12천원).
양이 얼마나 많은지.
양(소밥통 고기)도 많고 양(量)도 많고.
해내탕은 해장국+내장탕.
시골냄새 나는 빵집.
양평 개군면은 양평 남부에 있는 면으로
인구 5천명. 한우가 특산.
주읍산(583m)이 있고 내리와 주읍리의
산수유가 유명.
공세리에 신내천계곡, 신내들이 있다.
신내교차로에서 좌회전 하여 원덕역쪽으로
가니, 보기 힘든 큰 두릅나무 한 그루.
교차로에서 곧장 가면 여주쪽으로.
오염 안된 흑천이 이어졌다.
옛날 어렸을적 삼촌과 견지했던
고향의 맑은 내가 생각나게 하고.
견지줄 끝에서 펄펄 뛰었던 무지개빛 불거지
(피라미 숫놈)가 튀어오를 것 같고.
공세리 신내길가에 있는 쉐르빌온천관광호텔,
유황온천이 좋다는데.
호텔 담 안에 있는 조각, '봄'
나른해진 두 여인의 몸짓.
탄생,
남녀가 합쳐져야 누군가 탄생하고.
국경오(1964-)의 '비누방울 불기'
국경오작가는 골프조각전 등으로 이름난
중견 조각가.
쉐르빌 이웃집, 양평대명콘도에는
조형물이 있고, 새 우리, 식물원도 있다.
짝짓기 계절이 돌아와
파란 공작 숫놈 한 마리, 날개를 폈는데
암놈은 도도하기만.
주위의 집들이 다 좋아서인지
폐가의 풍경도 어울렸고.
산수유 전정하는 아주머니, 마스크를 했고.
산수유 줄기, 지저분하지 않고 말끔했다.
아주머니를 닮아 줄기가 말끔해요 했더니,
말이 없다. 좋다는 말이겠지.
흑천에 놓여진 다리를 건너니 원덕초교.
다리 건너쪽은 양평읍 원덕리.
수위 아저씨가 닫힌 문을 굳게 지키고 있길래,
'이렇게 공기가 좋은데 바이러스가 있나요?'
했더니 사람이 문제란다.
뇌, 심장, 간, 쓸개 없는 나랏님 덕에
우리나라 봄이 없어졌다.
흑천 건너 보이는 산이 추읍산(주읍산),
10년 전 4월, 우측 경사를 올라 좌측으로
내려왔던 기억이 생생하고.
이산을 오르면 양평군내 7개 읍이 보인다하여
칠읍산이라 하기도.
양평읍, 개군면, 지평면에 걸쳐 있다.
산기슭, 내리 주읍리의 산수유나무가
많이 알려졌고.
철학이 있는 원덕부동산.
원덕역에서 지하철 타고 오는 길, 올때와
마찬가지로 한칸을 우리가 전세를 냈고.
해가 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밀었고.
열차는 양수리를 지났다.
6시 되기 전에 집에 도착.
천안 삼거리 흥-
능수야 버들은 흥-
제 멋에 겨워서 흥-
에루화 좋구나 흥-
우리나라 언제나 정상으로 돌아와
흥이 나는 노래를 부를까.
집권층 정신차릴 기미없고
도처에서 마스크 쓰라 하고
국민들은 마스크 구하기도 힘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