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어청도 여행
배 위에서 꾸두끈을 매는 여인은 아름답다
내가 배를 타고 떠도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배 위에서 배낭을 메고
귀로 파도소리 들으며
눈으로 먼 섬을 가리키는 여인은 아름답다
사람들은 갈 데가 없어 방황하는 것이 아니라
살 줄 몰라서 방황하는 것인데
(이생진, 1929-, 섬으로 가는 자유인)
10/19(월) 용산역 07:27분발, 익산행 무궁화열차를
타니, 도시의 아침은 밝아왔다.
조상이 도착하여 씨를 뿌리기 시작한 섬을
찾는다는 친구의 동무가 되어 떠난 여행.
황금들녁의 시간은 잠간,
얼추 절반이 추수를 끝낸 듯.
모심기는 중부에서 아래지방으로 퍼져가더니
추수는 위 아래가 없는 듯.
기차가 달리 듯 시간은 흘러간다.
온양온천역에서 아산친구의 차로 갈아타고.
금강도 유유히 흘러가고.
어청도 가는 배가 하루에 한 번 뜨는지라
늦게 군산에 도착하여 하루를 자는니
일찍 서둘러 선유도를 들리기로 했다.
군산에 도착, 이성당 빵집을 들렸지만 휴무일이라
바로 군산시 금광동에 위치한 동국사로.
우리나라에 남은 유일한 일본식 사찰.
군산은 일제시대 일본의 식량창고였기에
적산(敵産, 적의 재산이라는 의미)가옥,
구 군산세관, 구조선은행 군산지점, 장미동
(藏米洞) 등 그시대 자취가 많이 남아있다.
이절에는 1919년 건립한 종각이 있고.
일본 교토에서 제작하여 일본 에도(도쿄의 옛
이름)시대 특징이 나타나 있다.
에도시대는 1603년(도쿠가와이에야스막부 시작)
부터 1868년 까지 일본 근세를 말하고.
동국사는 1909년 일본승려 우치다가 창건한
절로 외관이 화려하지 않고 소박.
일본의 한국동화정책의 일환으로 건립.
대웅전의 삼존상, 우측의 노년의 가섭존자,
좌측의 젊은 사미승, 아난존자.
우리 절에선 보기 힘든 삼존상. 보물이다.
조성발원문 등 333점 유물이 불상에서 나왔다.
대웅전과 요사채가 실내복도로 이어졌고
단청 없는 처마, 대웅전 외벽,
많은 창문이 일본색.
건물 뒤의 대나무숲이 싱그럽다.
지금의 동국사는 선운사 말사.
절에는 일본 강점기 잘못을 참회하는 일본
조동종의 참사문을 발췌한 참사비가 있고.
건물 밑의 석물 등 특이한 점이 많다.
일본 조동종은 중국 조동종 송나라 선승이
전래한 일본 선종의 하나.
군산역사관에선 9.22-12.15 기간 동안
'할머니의 책가방'이란 제목으로 일제강점기
민족말살교육 특별전 중이나 코로나로 휴관.
비응항에 점심을 할 요량으로 들렸더니
새만금종합수산시장은 썰렁.
한 구석에서 암케 거래 중.
몇년 전 들렸을 때 활기찼던 시장, 식당가는
썰렁. 넓은 면적에 새건물들이 여기저기 들어서
활기를 잃고, 바가지 상혼이 극성이라고.
아리울 해물짬봉집 만 호황.
횟집을 제끼고, 이곳의 맛집.
해물 짜장면을 들었는데, 맛도 그만이고
해물이 많이 들었다.
새만금방조제 드라이브.
평야지대(경지율:39%)인 군산의 인구는 28만 명.
금강 하구에 시가지 위치. 북쪽은 금강, 남쪽엔
만경강. 군장간척사업, 새만금간척사업으로
넓은 간석지가 있고, 유인도 16. 무인도 47개.
중국과의 교역창구이고 군사요충지.
고려초 조세미를 거두어 서울 경창까지 운반,
조운이 제도화되었고, 고려말 왜구침범이 잦았고.
1912년 호남선 개통에 이은 군산-익산 철도 개통,
농산물이 군산을 통해 일본으로. 그 결과
전북 제1의 상공업 도시가 되었다.
선유도가는 입구, 야미도를 지나 신시도로.
노을과 바다낚시가 유명한 야미도는
원래는 밤섬. 일제때 밤'율'자가 '야'자로 바뀌어
밤이 맛있다는 뜻이 야미도로 변했다 한다.
새만금방조제로 육지화됨. 인구 250명 정도.
신시도 신선마을을 둘러보고.
신시도는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넓고(5.2제곱km),
새만금방조제의 중심에 위치. 인구는 370명 정도.
신라말 고운 최치원선생이 한때 은둔했었다고.
신시도와 무녀도를 연결하는 400m,
외팔 현수교, 고군산대교를 지나니
선유도 망주봉(152m)이 보였다.
무녀도 면적은 1.74제곱km, 470명 인구. 몽돌해안,
모감주군락이 볼거리. 초분(바로 매장하지 않고
일정기간 이엉으로 덮어 둠)관습이 있던 곳.
섬모양이 무당이 굿을 하는 모습.
고군산군도지도.
신시도 오른쪽 위 뭉툭한 부분이 야미도.
선유도는 2제곱km 면적에 550명 인구.
해안선이 12.8km.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고군산군도의 중심.
고려때 최무선이 왜구전투에서 승리한
진포 해전기지.
선유도해수욕장과 망주봉의 망주폭포,
선유 낙조 등이 고군산 8경.
신선이 놀던 곳이 선유도.
선유대교가 무녀도, 선유도 연결.
선유도에서 장자대교 건너 장자도로,
다시 사진의 대장교를 걸어서 건너 대장도로.
장자도는 고군산군도 유인도 중 가장 작은 섬.
자연포구로 중요한 피항지. 칠산바다 조기
잡이때 가장 풍요로왔던 섬, 인구 100명.
대장도는 장자도보다 두 배 크지만 인구는
30명. 남쪽 끝자락에 장제미마을이 있다.
선유도와 장자도를 연결하는 장자대교.
대장도 왼쪽 산길을 오르기 시작.
이곳 숲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방축도쪽 섬들이 보이고.
방축도 등은 선유도 등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만만치 않은 바위길이지만
미끄럽지 않아 다행.
아저씨들, 만만치 않아.
또 오르고-
오밀조밀한 풍경.
좌측 현수교가 선유도에서 장자도로 넘는
장자대교. 빨가지붕들 바로 밑이
장자도에서 대장도로 넘어왔던 대장교.
고독한 섬들.
말도, 명도, 방축도, 횡경도 등.
대장봉(142m).
해발 제로에서 올라오니 그리 힘들었다.
장자교와 장자대교
젊은이들과 조그만 봉우리 오르고.
선유도를 배경으로.
하산하는 길, 대장도의 빨간 지붕,
그나마 원색을 보여준다.
왼쪽으로 백사장과 연결된
망주봉이 나타났다.
이곳에 유배된 충신이 매일 올라
한양땅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한 봉우리.
대장봉 등산 소요시간은 한 시간,
짧았지만, 오르내림이 심했던 코스.
대장도 할매바위.
장제미섬의 장자할머니와 빗낑이섬의
장자할아버지가 마주보는 돌이 되었다고.
과거에 급제, 금의환향하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는데
할아버지는 첩을 대동하고 오는 것이 아닌감.
할머니는 놀래 그대로 바위가 되었고,
이어 할아버지와 일행도 돌이 되었다.
하산하여 장자어화 휘싱샵 앞에서
아이스케키.
장자어화(莊子漁火)는 장자도를 중심한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에 고깃배들이 몰려와
그 불빛들이 물에 출렁거렸다는 말.
이곳의 조기잡이, 어청도의 고래잡이 등으로
육지보다 돈씀이 흥청거렸고, 고려,
조선때 군사요충지로 수군이 진을 친 곳.
중심이 군산으로 이동함에 따라
섬들은 고군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대장봉 등산로 초입에 어화대가 있는데
어부의 안전과 만선을 위해 제를 올리던 곳.
등산 후 선유도로 건너가서 백사장 따라
망주봉으로 해서 선유도 끝, 몽돌해수욕장까지
자동차로 갔다 돌아왔으나 마음이 상했다.
옛날 배로 섬에 도착하여 아름다운 섬을
걷거나 자전거로 돌았던 좋은 추억이 그리웠다.
물론 그때도 바가지상혼은 마찬가지였지만.
도로개설로 백사장은 좁아들고, 방문객이
많은 철도 아닌데도 섬 곳곳에 교통혼잡이 있고.
망주봉 앞에 차를 세우고
바다 가운데 조그만 섬까지 산책.
친구도 다리로 연결되기 전의
섬 풍경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섬 입구에 자리잡은 Angel-in US의
커피값은 비싸고 하여 선유도항으로.
굴을 따고 있는 아줌마 손길이 분주했고.
선유항에서 시작하는 선유 2구
고군산 해안길을 걸었다.
요즈음은 쌍쌍 낚시질이 대세.
바다에서 피어오르는 구름.
바다는 말없이 길을 내주었다.
수원친구 왈 우리가 베짱이가 아니냐고.
추운 겨울이 닥치면 어떻게 하냐고.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줘야지,
그리고 조그만 돈이라도 쓰고 다녀야
그나마 돈이 융통이 될 게 아니냐고.
30분 정도 해안 산책을 끝내고
군산으로 오는 길, 철새들이 떴다.
올 겨울은 빨리 오고,
많이 춥다는데-
일본 신사의 도리이 같은 모양인데
무엇일까?
군산에는 모텔동네(군산시 소룡동)가 있고
주위에 식당가가 몰려있는 것이 특징.
동네는 외양상 썩 맘에 드는 곳은 아니지만.
수원친구가 탐색한 호텔 박스, 리모델링한지 1년.
고창의 경험으로 보아 새시설이 좋다.
동네 한 바퀴 돌아봐도 이만한 것이 없었고.
들어가보니 빈방이 몇 개 안된다고.
B&B형태로 조식포함. PC도 있고 세면도구셑에
Love Set이 들어있는 경우는 처음.
친구들은 애호박이 좋다고 하여
애호박돼지국밥+콩나물짜글이+소주
그리고, 당구.
잠도 잘자고, 조식도 깔끔하고 맛있었고.
호텔리언 어느새 고맙다고
식당아줌마한테 캔디를 찔러주었다.
10/20(화) 9시 출항, 어청도 배시간에 맞추어
호텔 인근에 있는 여객터미널로 .
코로나 때문에 어청도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고.
연도(煙島)를 거쳐 어청도로 가는 배에 입선.
좌석은 많이 비어 있었다.
15분 이상을 달려야
항구를 벗어난다.
뉴스만 틀어놓은 TV, 꺼주면 안되나.
윗층 간판은 나가지 말라 하고,
잔잔한 바다를 출렁이게 하는 여객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