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태산 2박 3일
9/8(수)일 횡성 청태산가는 길,
한강을 건너자니 잔뜩 찌프린 하늘.
횡성으로 달리니
하늘은 멋있는 가을 하늘로 복귀.
등산코너를 돌다 셔츠 2, 바지 1점 구입.
5만원이 안되었다.
영원무역이 운영하는 점포.
재혁친구가 둘째 사위와 일전에 들렸다고.
자매식당에서 칼만두국 한 그릇, 6천원.
블루리본서베이(국내 레스토랑 가이드북),
2014년에 실린 맛집.
할머니 자매가 운영하는 집으로
맛도 그만.
이집의 감자전 또한 명물인데-
저녁에 휴양림에서 부처먹기로 했고.
식후, 인근의 둔내농협하나로에서
3일간 먹을 양식 구입.
청태산자연휴양림 도착,
우리의 숙소(8인용) 가문비에 짐 풀고.
우리가 다녀본 숙소 중에서 제일 맘에 들었다.
장애인용 주차장이 있고,
넓직한 마당이 있는 외딴 독채.
등급있는 월남참전용사, 재혁친구 덕.
숙박비도 할인 받았고.
네 사람이 쓰기엔 너무 널찍했다.
강원도 서남부에 위치한 횡성인구는 45천 명.
치악산(1,288m), 태기왕의 전설이 깃든
태기산(1,261) 등이 군을 감싸고 있다.
고구려, 고려때는 횡천현이었으나 홍천과
헷갈려 태종때 횡성으로 바꿨다고. 군의 젓줄,
섬강이 지역을 가로지른다 해서 횡천.
횡성군의 동부면인 둔내면 인구는 6천 명.
주천강이 흐르는 산촌.
고냉지 토마토가 주요 특산물,
해발 890m에 위치한 둔내터널이 둔내와
평창의 봉평을 연결하고.
험하고 가파른 등산로.
이영애가 주연한 스릴러물.
꽃이 아니고 포자로 번식하는 상록다년초.
속새가 자라는 곳엔 수맥이 있을 확률이 높다.
잎이 퇴화되었고,
규산염이 축척되어 뼈, 뿔, 목재 등을
닦는데 쓰인다.
이성계가 강릉 가던 길에 청태산을 들렸는데
자리가 마땅치 않아
푸르고 이끼가 많은 이곳 바위에서 점심.
산세에 반해 청태산(靑苔山)이란 이름을
직접 써서 하사하였으나
일제시대를 지나며 청태산(靑太山)으로 바뀜.
청태산은 횡성 둔내, 평창 방림의 경계에 있고
눈부신 설경이 아름다운 산.
6-7월 개화. 고산의 그늘 진 곳을 좋아한다.
재혁친구 힘들어 하고.
능선에서 정상까지는 500m.
우리는 제2등산로로 올랐다
제1등산로로 하산.
능선에 오르니 재혁친구,
날쌘돌이가 되었고.
높은 산에 피는 동자꽃은 여러해살이풀로 여름꽃.
오세암 동자승이 한겨울 먹을 것을 찾으러간
스님을 기다리다 얼어죽어 그 넋이 동자꽃으로.
미나리아재비과 투구꽃속의 여러해살이풀.
한국특산으로 맹독성 식물.
8-9월 개화. 이질에 특효가 있다고.
잎모양이 쥐 손.
보기 힘든 꽃이며 역시 독성이 강함.
희색이 만면에 가득.
치악산이 이곳에서 멀지 않다.
1코스가 짧은 반면 엄청 가파랐고.
이 산은 멋진 전망이 별로 없는 산.
요즈음 젊은이들에겐 숙소보다 텐트.
길에는 차량들이 가득.
하얗게 피었던 꽃은 산에 나는 딸기로 변했다.
하나 따먹어보니 good-
물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그 기분 말할 수 없고.
흰꽃을 드리웠던 귀룽나무도
까만 열매를 맺었고.
12천보, 2시간 45분 걸었다.
4.2km의 급경사길을.
재혁친구가 새로산 버너, 불판으로 구웠고.
병헌친구가 갖고 온 맛있는 포도주.
고양이가 냐옹하기에 한점 주고.
모양을 보니 너무 살쪘다.
안주는 게 O.
감자떡을 부치며 궐련 한 대씩.
궐련은 병헌친구의 독일산 바초코렛,
Milk Crisp.
한번에 3장 찍도록 사진기를 조정했다.
공중에 뜬 빈대떡이 보이는지.
갈은 감자의 물을 뺀 다음 부쳐야 하는데-
기름범벅 감자떡, 다음날 아침까지 먹었고.
하여튼 맛있었다.
집에 와서 보니 사진이 3장씩 찍혔다.
술김에 장치한 것을 풀어놓지 않은 탓.
이날도 일기는 good.
진한 마지막 왕 태기왕이 신라군에 쫓겨
태기산에서 훈련하다, 갑옷을 냇물에 씻었다고
갑천(甲川).
우리는 4구간을 돌기로.
이곳에서 2.2km 떨어진 갑천면 중금리,
옛절터에 있던 것을 1998년 이곳에 옮김.
(호수형성으로 수몰된 지역의 절터)
한 친구는 코를 안 뚫었다.
횡성한우의 이미지.
멀지않아 우리나라도 가마우지를 사냥하여야.
급속도로 느는 개체수, 놀랍기만.
이곳엔 며느리 밥풀꽃이 제법 많았다.
걷는 내내 '스르람, 스르람' 소리가 들렸고.
참매미는 없는 모양.
횡성호는 원주, 횡성의 상수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2,000년 완공.
횡성호 북쪽에 병풍을 두른 산.
횡성호를 품은 산이다.
태기왕, 또는 박혁거세가 밟았다고
해서 어답산.
동쪽에 태기산(1,261m)과 청태산(1,194m),
북쪽에는 공작산(887m)이 있다.
등산 소요시간은 5시간 이상.
이날 우리는 어답산을 가느냐, 횡성호를
도는냐 했지만 하루 전에도 등산을 했기에.
다시 되돌아서서 마지막 부분의 길을 걸었다.
이날 15천보, 11km의 길을
3시간 걸었다.
입선작을 나열해 놓고,
이쁜 여인이 사진책자를 배부하며
사람을 알아보는지
다음번 전시회에 참여하라고 권유.
오래전 강원도 여행중, 용하다는 한의원을 들려
침을 맞은 일이 있었는데-
그집에 제비들이 많았다. 환자들도 많았고.
카페는 명당자리에 있는 것이 확실.
우리들은 입장권 구매시 받은
지역상품권으로 메로나 하나씩 사서 빨고.
광암막국수에서 막국수 한 그릇씩 들고
음식점 뒤에 있는 한얼문예박물관 관람.
폐교된 용둔초등학교를 이용,
남농 허건선생(1908-1987)의 제자, 이양형,
이정자부부가 설립한 박물관.
부채와 소품을 전시 중.
작품은 돌려준다고.
온 종류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목살구이+소세지+볶음밥+매실짱아치+포도주
마지막 저녁을 배 불리 먹었고.
매 식후 디저트는 홍로사과.
북두칠성은 안보이고(나뭇잎에 가려진 모양)
온갖 별들이 초롱초롱.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는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윤동주, 1917-1945, '별 헤는 밤')
달 다음으로 밝은 천체, 비너스.
새벽에 뜨는 금성은 샛별,
초저녁에 개들이 밥 달라고 짖을 무렵에
뜨는 개밥바라기별, 금성.
병헌친구는 이번 여행의 백미는
별보기였다고.
인부들이 벌채한 적송을 수송하고 있었고.
꿀풀과, 7-9월 개화.
강한 향기의 방향성 식물, 한국 토종 허브.
매운탕, 추어탕 등에 비린내 제거하는 데 쓰인다.
일본에 많이 식재되는 나무.
나로선 처음 마주친 수국.
붉은색 백색의 탐스러운 꽃을 피운다.
수국도 나무인데-
빨간 열매를 맺었다.
영어로는 메이후라워(5월의 꽃).
고대 희랍에서 봄의 여신에게 바치는 꽃.
(박상진교수)
꼬리조팝나무, 노랑 물봉선도 피어 있었고.
횡성 5일장으로.
생각보다 규모가 있는 시장.
추석 차례에 쓸 대추 좀 샀고.
이곳에 많이 나는 더덕은
깐 것이 없었다.
내리막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오르막 도로.
착시현상이라고.
실제 엔진을 끄고 착시현상을 경험.
이곳의 도깨비 삼형제가 사람들을 괴롭혔다.
현감의 기지로 술 넣은 팥빵을 도깨비가
먹도록 했더니 이들이 삼형제바위가 되었다나.
그이후로 이지방이 편안함이 일어나는
안흥이 되었다고. 안흥빵의 고장이 되었고.
삼형제바위가 있는 산의 정상은 650m.
만만치 않은 험한 산.
급경사를 올랐더니 다래가 주렁주렁.
말랑한 것은 달콤했지만
대부분은 9월말이나 되어야 먹을 수 있을 듯.
급경사를 오르니 적송군락.
쉴 곳이 마련된 일송정.
그길로 가려했더니
선두의 재혁친구 저만치 앞서 내뺐다.
정상을 피하려지.
그런데 정상으로 가야 삼형제바위를 갈 수 있고.
(515, 513, 520m)
주천강이 흐르는 경치도 볼 수 있고.
선두를 따르다 보니 길은 없고
급경사를 허우적대며 내려갈 수 밖에.
하산에 강한 재혁친구,
얼마나 빠르게 급경사를 내려가는지.
이젠 다 내려왔구나.
헌데 마지막이 제일 급경사.
몸을 씻다보니
종아리엔 피가 흘렀고.
이날 날씨도 그렇고, 힘도 들고
웃통을 벗고 등산.
지나왔던 도깨비길도 다시 지나고.
원 등산로대로 등산을 했다면
주천강쪽으로 하산, 한참을 걸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2시간 15분, 7천보를 등산했지만
엄청 힘들었던 레인저코스.
동치악의 국립공원입구를 지나고
부곡저수지 밑을 지나
치악산 송어양식장 도착(횡성 강림면 부곡리).
이양식장엔 송어 크기별로
가두리가 있고.
사철 마르지 않는 나옹소, 샘이 있다.
고려말 나옹선사가 동치악 너머 상원사를
지을 터가 늪지가 되어 고민 중에
이곳 부곡에 지팡이를 꽂아 용천수가 나오게 해
나옹소가 생겼고,
상원사터는 뽀송뽀송한 땅이 되었다고.
이날 삼형제바위는 닿지 못했지만
고생이 많았고,
고맙게도 강익서친구가
점심값을 송금해왔다.
여행중에 처음 있는 일.
친구야, 정말 고맙다.
강림 부곡은 마을 출입구는 좁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넓어지는 명당자리 마을.
재물이 도망가지 않는다는 명당.
가마솥 닮은 마을.
교통은 불편한 오지 마을이지만
치악산 여신을 모시는 등
독특한 문화가 계승되는 마을.
치악산 줄기가 보였다.
대학생때 겨울등산 중 죽을 뻔한 악산.
그래도 상원사 주지스님의 따뜻했던
마음이 내 맘에 살아 있고.
노구소길이 있고.
태종대를 들렸다.
비각엔 태종대라는 현판이 달려 있지만
비석엔 주필대(駐蹕臺)라고 써있고.
인근엔 노구소(老嫗沼)란 소가 있고.
태종(1367-1422)이 스승인 운곡 원천석
(1330-?)을 만나러 왔으나 돌아갈 수 밖에.
운곡은 한 노파를 시켜 누군가 찾거든
자기가 간 반대편으로 갔다고 하라 일렀고.
노파는 자기가 거짓말 한 사람이 임금이란 것을
알고 노구소에 투신했다고 한다.
운석 원천석이 창건한 절, 운석암.
그는 이곳에 은거하다 설악면 설곡리에 있었던 절,
소설암을 거쳐 치악산 입구로 거소를 옮겼다고.
원주원씨 중시조인 그는 여말선초의 시국을 개탄,
회고가를 지었다.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잡초만 무성하고나)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부쳤으니
(목동이 부는 피리소리에 깃들어 있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
앞에 흐르는 주천강은
횡성 둔내 태기산에서 발원,
안흥, 강림, 영월 수주면을 지나
평창강으로 다시 한강으로.
1인당 여행비용은 10만원.
여행을 기획한 재혁친구,
맛있는 조리, 포도주 등으로 여행을
풍요롭게 했던 병헌친구,
안전운전으로 우리를 편하게 했던
경희친구 덕에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되었다.
모두들 고맙네.
'여행이란 좀 더 새로워진 나를 만나는 통로이며
넓어진 시야와 마인드, 그리고 충전된 에너지를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아네스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