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열하루 목포에서 홍도가는 배를 탔죠.
손님들로 가득찬 배는 너무 여유공간이 없었고, 또 갑판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잔잔한 파도 덕분에 두시간 조금 더걸려 홍도항에 도착했죠.
행락철이 되었는지 수시로 배는 들어오고,
해안길에서 만난 두 촌로, 만원짜리 한장 내밀며, 사진찍어달라고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의 홍도처럼, 모든 것이 외로워 보이는군요.
식당 아줌마도,
빈 의자도,
창 밖의 사람들도,
식당 안도 허전해지고.
얼근해져 밤길을 나섰죠. 불러봐도 마나님들은 숙소에서 꿈적않고.
포장마차는 흔들리고,
다음날 홍도 일주 유람선을 탔죠. 무슨 바위, 무슨바위------
흰 파도와 여인.
수심 속 여인네.
유람선 옆구리에 배를 댄 고깃배. 서 있는 친구는 유람선가이드 김홍도.
이어서 찾은 흑산도, 면소재지답게 선거분위기가 납니다.
흑산도 바다는 검다는데, 푸르기만하네요.
흑산도에서 일주 버스타고, 정약전선생 유적지동네에서 다시마 사고 ,
썩은 홍어 먹고 , (옛날 고기잡어 달포걸려 육지에 가면, 먹을 수 있는 것은
홍탁뿐이었다는군요.)
찍은 사진이라고는 흑산도 아가씨와 그 노랫가락 뿐.
그 다음날 세종문화회관에서 비보이그룹의 춤과 어울린 성악가들과 시립합창단의
노래를 들었는데, '홍도야, 우지마라'와 '흑산도아가씨'가 왜그리 그리웠던지.
그리고 마나님이 하도 삶아 끈이 늘어진 팬티는 왜 자꾸 흘러내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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