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남양주 진접에 있는 사릉을 찾았다.
마나님 미국보내고 홀로된 병헌군과, 사릉리 우리식당에서 소내장국(특)을 배터지게 먹고,
사릉을 산책했다.
사릉은 단종비 정순왕후의 무덤이다. 육십여년을 단종을 그리며 홀로 지낸 그녀는 82세에
세상을 떴다. 사릉의 '사'자는 생각'사'자이다.
진달래는 만발한데, 매화는 아직이다.
정순왕후 그녀의 못다핀 인생을 닮았는지.
해마다 봄이 되면, 그녀의 그리움이 진달래로 물든다.
봄은 연두색인가?
붉은 색인가?
노랑색인가?
그녀의 그리움은 여러색깔로, 새싹으로 돋아난다.
봄의 정자각은 화사하다.
정자각은 고무레'정'자 모양으로, 이곳에 제물을 진설하고 제를 지낸다.
정자각 앞을 봄빛이 지나간다.
우리친구도 서성인다.
그는 무슨 생각에 빠져 있을까?
영월, 단종이 묻힌 장릉의, 자라지 않는 소나무를 생각하고 있을까?
그 소나무는 이곳에서 이식해간 것이라고.
현호색꽃에 벌은 날아들고,
비들기는 알을 품고,
묘목엔 물이 오르고 있다.
고목이 된 우리몸에도 물이 오르고 있겠지? 용솟음치며.
사릉을 나오는 길, 앵도꽃인가 눈인사했다.
그래도 오늘의 사릉이 있게 된 것은 시누이 경혜공주덕이다.
경혜공주의 시댁 해주정씨의 묘역안에 그녀가 누워있는 것이다.
사릉 담밖에는 봄의 대화가 한창중이다.
청계천의 영도교는 유배가는 단종과, 정순왕후가 영원히 이별했던 다리이다.
영도교는 단종이 영원히 건너간 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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