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조대로 가기위해 강변터미날에서 대기중, 마음은 초초했다. (9/2, 금)
항암 투병중인 친구의 회복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한 중에,
계획대로 양양 어성전, 고기잡이하자는 그의 전갈에, 마음의 갈필 잡을 수 없었다.
만나면 무슨 말을 할지, 부인에겐 어떻게 처신할지?
한강을 건너자니, 올여름 그 폭우 속에서도, 한강은 건재하고 있었다.
그도 모진 시련을 지나 회복하겠지?
친구내외와 재혁군을 만나, 하조대 가는 길, 봉평장을 들렸다.
혹시 동이아버지를 만날까했더니, 장에도 물방아간에도 그는 없었다.
점심때도 되었고, 봉평의 옥봉식당을 들려, 순대를 시켰다. 정말 촌의 옛날식 순대를.
다행히 친구는 마다않고 잘 먹었다. 겉으로 보아, 마음도 안정되고.
나오는 길, 5일장에서 안경 딱는 안경세정박사 한병을 샀다.
세상이 환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동해안을 가기위해 령을 넘을 때는, 태풍이 일본을 지나는 덕에, 앞뒤를 가릴 수
없는 폭우가 쏟아졌고, 동해안 근처의 소나무들은 말끔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저녘횟감을 뜨기위해 들린 주문진항은 여전히 횔기에 넘쳤다.
3만5천원어치 회는 정말 맜있었다. 세꼬시, 오징어, 방어, 돔쌔끼 등.
우리가 맛있다해서 그런지, 친구는 회, 매운탕에 부인의 정성이 들은 곤드레밥을 곧잘 들었다.
우리의 아지트 앞, 하조대 바다는 으르렁, 으르렁----
다음날 아침, 일찍 라면을 먹고, 어성전 고기잡이를 나섰다. 친구도 따라나섰다.
올봄 수술후 천렵 때는, 우리만 나섰었는데.
비가 오락가락했고, 냇물은 깊고 거세, 무서웁기까지 했다.
어획량은 빈약해, 간신히 튀김감 정도 잡았다.
점심 때는 마침 내려와 있던 차의식군도 불렀다.
아들 결혼식 때, 과음이후, 그 좋아하던 술도 할 수 없다고.
고기잡고 오다 들린 약수터 앞, 코스모스, 우리들의 마음을 환하게 했다.
내가 좋아하는 9월은 흐르고 있었다.
둘째날의 파도도 거세기만 하고,
아낙네들의 시름은 깊어갔다.
하조대의 밤은 여전히 아름답고,
환하고.
봉평장터에서 산 자연산 표고버섯국은 끝내주게 맛있었다.
저녘 식사후, 우리들 넷은 하조대쪽으로 산보를 했다. 어둠속에서 아낙네들의 동요합창이
들려왔다. 도시에서 풀려난 신선한 자유감, "어디 합창단이요?"
그리고, 노래방도 잠간 들렸다. 공기 나쁜 지하실이지만,
엎된 그의 기를 살리고 싶었다.
우리는 틈만 나면, 작년 횡성에서 그가 수확한 검은 콩을 정선했다.
돌, 이물질, 벌레 등을 골라냈다.
투병하는라 정신이 있었겠냐고.
그리고 덕분에 먹은 맛있는 음식값도 해야하고.
아침은 복지리. 그리고 콩정선. 점심은 자연산 표고버섯국에 더덕구이.
그리고 양양 5일장을 찾았다.
5일장은 추석맞이하는 인파로 붐비고.
5일장에 나온 박, 신기해했다.
옛날 친구들과 술에 취해 하조대 밤해변을 걸었을 땐, 가는 길에 흰 박꽃도 볼 수 있었고,
바닷물에 핸드폰 빠뜨리고, 마나님한테 새핸드폰 사달라고 하던 친구도 있었는데.
하여튼 5일장은 붐볐다.
남편의 병치레에 정신 없지만,
그녀는 추석용 배추와 무, 시아버지 좋아하는 강정, 손자 줄 배를 샀다.
친구는 굳은 의지를 갖고, 투병에서 승리자가 될 것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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