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날 놓아두고 여름휴가철 주말에 지방산행을 해야되나?
젊은이들에게 양보해야지.
몇 년 전 대목친구들과 함께 했던 한여름 칠보산계곡의 추억이 우릴 칠보산으로 다시 끌어냈다.
살구나무골 옆계곡의 선녀탕들을 알몸으로 섭렵했던 추억.
무더위에 칠보산(충북 괴산 소재) 정상을 못밟았던 아쉬움.
영동고속도로의 체증은 예나 다름 없었지만,
여주에서 갈아탄 중부내륙고속도로는 휑하니 뚫려 있었다.
세상은 더위에 끓고 있고.
아홉시 넘어 산행 초입, 떡바위(병암) 앞에서 임춘호친구가 몰고 온 서팀과
손재완 친구가 몰고 온 동팀이 만났다.
떡바위 뒤에는 깨끗한 시냇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고,
피서온 젊은 가족들 아침부터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도 그냥 산행 집어치고, 물로 뛰어들까?
문수암골을 지나 시루떡바위를 거쳐, 청석고개를 넘어---
문수암골 시냇물 소리, 우거진 숲길은 더위를 잊게했다.
며느님 따님과 동행하여 하산하고 있던 82세 노인, 우리의 시샘을 받았다.
"그 연세에 두 여인 이끌고 산행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정상 근처는 여느 산들과 다르게 크고 건장한 소나무들이 우거져 있었고,
멀리 각연사가 보였다.
칠성면 태성리에 있는 천년사찰 각연사는, 유일대사가 연못의 비로자나불을 보고
각성하여 지었다는 절이다.
버선코바위.
칠보산 정상에서.
계곡 때문에 여름산행지로 널리 알려진 칠보산, 정상에서 사진 찍으려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바위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
재춘친구가 잔뜩 사온 음식 덕분에 푸짐한 점심을 들은 후,
거북바위 지나 내려가는 길, 피톤치드도 가득하고.
아! 어릴 때가 생각난다.
몇년 전 찾았던 선녀탕에서.
7.3키로 다섯시간의 산행을 끝내고, 괴산만 오면 찾는 괴강 잡고기매운탕을 '우리매운탕'에서 들었다.
괴산의 시원한 강바람에 도시의 때를 씻고,
시원소주로 헛소리 쏟아내는 목구멍을 말끔히 씻었다.
돌아오는 길 노을은 아름답고.
이천휴게소에서 누가바 메론바로 동 서팀, 이별을 고했다.
동팀(이영욱군 합세)은 창동에서 연포탕으로, 하루 종일 금주하였던 손재완군 위로회를 갖고,
그도 섭섭하여 생맥주 한 잔 하고 집에 오니, 열두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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