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55년, 또 어떤 사람은 35년 만의 혹한이라 했지만,
바닷바람은 정말 추웠습니다.
사실 송도길 떠나기전까지 출사를 연기한다는 쪽지를 기다렸지만,
간지선생님이 아줌마들의 열화에 뒷걸음칠 수 있었겠어요?
허나 모처럼 출사나온 학송님의 든든한 운전에 우리의 마음은 푸근했습니다.
이색적인 도시. 황량한 벌판의 느낌,
더욱 추웠지요.
어릴적 뜨거운 여름날 사촌형님과 같이 왔던 송도해수욕장은 아직도 어디 있겠죠?
수영 못하는 제 몸뚱어리가 둥둥 뜨니, 어찌나 신기했던지.
그때 먹은 짠물, 강추위를 이기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거인들 앞의 초예씨.
이 따뜻한 볕이 있었는데도
간지선생님의 말씀대로 추위를 피해 지하 전철역으로 대피했죠.
전철역편의점에서 학송님이 사준 뜨거운 꿀차에 초예씨가 싸온 가냘픈 김밥.
끝내줬죠.
센트럴파크 트라이볼 앞에서 촬영은 다시 시작됐죠.
트라이볼의 부드러운 살결도 있었고
유령건물도 있었습니다.
요술건물도
요술담장도 있고요.
신도시를 꿈꾸는 풀들의 기억도 찐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다를 그리는 자욱도 남아 있었죠.
허나 바다를 향한 문은 닫혀있어
센트럴파크로 다시 돌아왔죠.
포스코의 쌍둥이건물 등의 위용은 썰렁했지만, 파란 하늘은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예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건설잔해 등은 말끔이 치워져 있어 학송씨는 실망이 컸죠.
어쩌다 찌꺼기가 나타나면 이쁜 아줌마들이 학송씨를 불렀죠.
"내가 쓰레기수집가냐?"하지만 용도를 다한 폐기물에 애석함을 표하는 신사죠.
그런데 학송씨 뭐 하죠??
사진 찍다 추위를 피해 차를 타고 한 바퀴 돌다, 다시 사진 찍다 하다보니 어느새 노을이 지는데,
살을 에이는 바닷바람이 겁나 감히 전망대에 오르지를 못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망대에서 노을에 미쳐있었던 옥이씨는 노을녀인가요?
혹한의 파란 하늘에 질려, 매직이 오기 전에 철수 명령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매직은 슬그머니 신도시를 찾아왔습니다.
아름다운 신도시의 불루
신도시의 황량함을 우리가 느끼지만,
멀지않아 송도국제도시가 동북아의 허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
그때 비록 우리들에게는 이질감이 느껴질지라도 말입니다.
어둠이 짙어지자 우리는 송도만 오면 찾는 순두부집에서
매운 순두부에 소주 한잔 걸쳤죠.
조은님, 순금보다 더 값 나가는 문금씨 그리고 현희씨_
선희씨가 없어도 좋은 술친구들이 있었고,
다섯 아줌마들의 겨울모자 콘테스트가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간지선생님 차 안에서
낭군님 산삼 먹이려고 심마니 따라다녔다는 조은님 이야기에 감탄하였죠.
어느 분이신지 정말 장가 잘 들었네.
그럭저럭 기수끼리 앉는다는 서먹함은 느껴볼 수 없었고요,
강추위에 사진찍는 선배님을 보면 무섭다는 초예씨, 언제 동급생이 될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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