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봄바람이 매서웠던 남이섬

난해 2020. 4. 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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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좋은 친구를 만날때면

웃음마다 봄날 기쁨입니다

보고픈 친구를 생각할때면

그리움은 잔잔한 행복입니다


나에게 친구가 있음은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김성록 노래, 친구 이야기)






4.22(수) 오랜만에 경춘선 타고

남이섬 가는 길,


별내 신도시 뒤로 불암산이 보였습니다.

아직도 신도시는 건설 중이었고.






천마산 지나고, 대성리. 철로는 북한강변을 따라

이어지고, 곧 청평댐이 보였죠.


대학시절, 설의철, 이태현친구 등과

댐 밑에서 낚시질 하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당시 태현친구 아버님이 국군청평병원장.


큼직한 물고기 한 마리 낚고는 딴짓하다 보니

댐물은 불어났고 낚시대는 떠내려 갔고.


하여튼 청평, 가평은 총각시절의

추억이 생생한 곳입니다.

첫 직장생활을 한 곳이기도 하고.





10:50 가평역 도착, 남이섬 선착장까지 걸어가는

 길, 주월산 유황오리집 앞에 장작이 많이 쌓여

있어, 올때 저집서 오리구이를 들어야지 했죠.


가평역 또한 추억이 많은 곳. 용추계곡, 칼봉,

 연인산 출발점이며 달밤에 직원들과 얼근해져

 어깨동무하고 노래불렀던 곳.


그때의 가평역은 지금의 가평역과는 틀린

아담하고 조용한 역.


용추계곡에서 시작하여 조종면까지 가는 계곡은

옛날에는 바지 걷고, 신발 벗고 가는

사람의 때를 타지 않았던 원시적 계곡.


가을에는 다래가 지천이었던 곳이고

텐트치고 산메기 잡던 곳.





길가의 박태기나무, 처음 보는 큰 키 나무.

자태도 멋이 있고.


가평은 경제권역이 춘천이고  인구 63천명의 작은 군.

북한강이 동서로 흐르고, 화악산(1,468m), 명지산

(1,267m), 현등산(936m) 유명산(864m) 등이 있고. 


맥국, 고구려가 지배하던 곳. 공민왕때는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북면 적목리에 성을 축조했다네요.

선조때는 한석봉선생이 군수로서 선정을 핀 곳.





가평은 잣 생산이 전국 1위.

지나는 길, 잣과자 맛을 보아야겠죠.


좋은 성격의 사장님 따끈따끈한 잣과자에

뜨끈한 서비스차  다섯잔.


이날은 최저, 최고기온이 별로 차가 안나고

봄바람이 심통을 부렸던 날이라 --

걷기에 참여한 사람도 다섯 명뿐.



남이섬 근처의 음식점, 아리수.

외관이 특이하죠?





남이섬 입구에 있는 짚 와이어(zip wire)출발탑.

8,9년 전 사진동호회원들과 찾았을 때는

없던 시설. 길이는 1km, 요금은 무려 44천 원.


경로 할인이 없답니다. 노인들은 안

 탈것으로 가정했는지.


이것을 타면 섬 북쪽에 도착하게 되고

나올 때는 배로 나와

배삯이 없는 셈.


zip은 지퍼를 잠그다, 비밀로 하다의

뜻도 있지만 빨리 나가다라는 뜻도 있죠.






11:45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남이섬도착.


1944년 청평댐을 만들 때, 강물이 차서 생긴 섬.

 2001년 12월, 겨울연가가 성공한 이후

연 평균 3백만명이 이곳를 찾죠.


이제는 나미나라공화국이라 자칭하고

무법천지법을 헌법으로 채택하여


자연과 사람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함께 숨쉬는 나라라고 합니다.

둘레 5km에 14만평 크기.


나루터는 가평읍 달전리에 있지만,

주소는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우리는 서쪽 강변을 따라 섬의 남쪽 끝으로.

강, 나무, 황토색이 어울어지는 강변길.





장미과의 꽃사과꽃, 흰색꽃이지만 필 때는 분홍색.

열매보다 관상용꽃이 우선이죠.





봄바람이 센 날이었는데

육지 사이 섬이라 물결은 잔잔했고.





독특한 잎모양으로 존재를 알리는 튜울립나무.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목련과에 속하고

낙엽활엽 큰키나무.


고급가구 만드는데 쓰이는데 아메리카

인디언은 이 나무로 통나무배를 만들었죠.





5-6월 가지끝에 1개씩

튜울립모양의 예쁜 꽃을 피웁니다.





걷기 좋은 흙길이 많지만

이런 나무길도 있죠.


가을 단풍이 들면 더욱 예쁜 길.





제법 사람들도 있었고.


총각시절 가평에 있을 때 사귄 친구,

모임 중의 한 멤버이죠. 이친구 부인의 친구들과

한참 놀러다닐 때 남이섬에 온 기억은 없습니다.


내가 친했던 미스송이란 친구

얼마 전 남편을 잃었는데--

인연은 옛날에 끊났겠죠.





초창기엔 황록색꽃인 병꽃을 몰라볼 뻔.


산 아래부터 꼭대기까지 볼 수 있는 인동과 꽃으로

꽃색이 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우리나라 특산

 꽃나무로 국외 반출시 승인대상.





황매정에서 간식 들고 남쪽 땅끝으로.

남이섬 두물머리란 팻말도 붙어 있고요.





왼쪽은 춘천,

오른쪽은 가평.





새잎의 탄생,

곤충이 탈바꿈 하듯.

무슨 나무인지.





북쪽으로 향하는 길도

아름답고요.





울타리 없는 명자꽃.

밖으로 해방되니 어쩔쭐 모르는 것 같군요.





매자나무과의 남천, 허리춤 남짓한 난장이.

여름 하얀꽃이 줄줄이 피고, 붉고 콩알만한

열매가 늦가을부터 달립니다.


늘푸른 넓은잎나무인데, 가을엔 붉은 잎,

봄에 연두빛 새순이 돋죠.





체험공방도 있고요.





우정으로 묶여져 있는 친구들,

이것도 인연의 결과이겠죠.

우한바이러스에 불구하고 양평, 여주, 가평

걷기로 결속이 더욱 단단해지고요.





호텔 정관루, 객실이 40개가 넘고

강변 별관이 13개동(콘도별장, 투투별장).


호텔에서 사진전시를 위해 흔들리는 여심을

찍었고, 콘도별장에서 사진동호회 회원들과

고기를 구우며 가을밤도 보냈었죠.


정관루는 광화문 옛 우정국 건물 해체시

그 자재를 사용하여 지었다네요.


신성일도 이곳을 1년 장기계약으로 사용했고

조영남도 장기 사용했고요.





연산홍이 제대로 핀 걸 보니

바래봉이나 황매산 철쭉을 보러

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머지않아 우리도 인생의 막다른

길목에 들어서겠지요.


그때 꿈을 여는 문이 보일까요.

(面壁狂想)





젋은이들이 워크숍을 갖는 명강홀,

아이들의 풀장도 지났고.

곳곳에 섬세함이 보입니다.





작년에는 남이섬 세계 책나라 축제가 있었던 모양.


2018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은

에니코 카도노(일본, 1953-), 이고르 올레니코프

(러, 1953-)의 작품 전시도 있었고요.


남이섬은 안데르센 상을 후원하고 있다네요,

어린이들을 위해.


덴마크 동화작가 안데르센(1805-1875)의

미운 오리 새끼, 성냥팔이 소녀, 백조왕자,

벌거숭이 임금님, 인어공주 등


모두들 생각이 나죠?





옛날 서울 구로동엔 아홉 노인이

오래 장수했다네요.





남이섬의 창립자 수재(守齊) 민병도선생

(1916-2006)의 동상이 있습니다.


그는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하였는데, 퇴임후

남이섬을 매입, 종합휴양지로 만들었죠.


이밖에 그는 을유문화사, 조선아동문화협회,

고려고향악단(서울시향), 현대미술관회 등의

창립에 참여 문화예술, 아동문화에 큰 기여.


한국은행 재직시 만나 의형제를 맺은 민병갈

(Carl Ferris Miller, 1921-2002)의 영향과

도움을 받아 오늘의 남이섬을 가꾸었습니다.


민병갈씨는 미국계 귀화 한국인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사립수목원, 천리포

수목원을 설립했고요.


두 사람의 인연이 오늘의 남이섬을

있게 했습니다.





다섯 명이 사랑으로 뭉쳤습니다.





영원보다는 ENDLESS란 말이

더 맘에 드는군요.


끝없는 사랑, 가없는 사랑.


겨을연가가 끝났어도 남이섬은

남이장군의 영원한 안식처이고


닭갈비의 영원한 짝궁은 춘천 막국수?


제2경춘국도가 남이섬, 자라섬을 관통하여

난리라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endless사랑의 시작.


남이섬은 밤나무가 많았던 황무지섬.


다음에  이태리 포플러가 식재되었고

점차 메타세콰이어, 은행나무, 전나무 등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소원의 종도 쳤고.


이곳의 구름동산은 끽연실.





중국의 진흙인형작가, 위칭청의 장강과 황하.


장강과 황하를 어머니 젖에 빗대어 표현했고,

아기는 중국대륙. 이곳에는 위칭청의

행복예술 상설 전시관이 있죠.





이곳에는 파란공작, 토끼, 다람쥐 등이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고요.


자유몸의 파란공작은 양평 대명리조트의

파란공작새보다 관리가 소홀해

꽁지가 빠져있는 등 덜 멋있어 보입니다.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깨우치는 공생원

(空生園)도 있고, 남이섬의 종신 직원(87세),

석성계씨의 사진도 붙어 있고요.


그는 65세때 일용직으로 채용되어

옹기장으로 도예체험장에서 일한다 합니다.


IMF때 이곳도 여려움을 겪었는데, 개장시 26명

이었던 직원이 이제는 4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80살까지 평생직장을 실현한다는데-





PET FRIENDLY 카페에서 수제맥주 한잔씩.

흥구친구가 쏘았고요.


날씨가 추워 한 잔 다 마시기도

힘들었네요.





섬의 북쪽끝을 향하는 길, 오작교도 있고,

백매화, 수련, 튜울립도 피어 있고요.


정다운 철길도 있고 그 위로 유니세프

나눔열차가 달립니다. 근처에는 겨을연가의

준상이랑 유진이가 첫키스한 곳도 있죠.




강 건너 춘천은 신록이 주위와 어울렸고

빨간 집이 눈에 확 뜨이네요.





도기 굽는 곳을 지나니 대구근대골목이 있고

우리의 후배 김광석 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이장군 가묘가 있네요. 남이섬엔

장군의 묘로 전해내려오는 돌무더기가 있었는데,

 그 돌들이 가묘에 사용되었다 하구요.


남이장군의 묘는 화성시 비봉면에 있습니다.


주위에는 이은상(1903-1982) 글,

김충현(1921-2006)선생이 쓴

남이장군 추모비도 있고요.


남이장군(1441-68)은 이시애난을 평정하고 여진족을

 토벌하여, 26세때 병조판서를 하였죠.(세조때)


예종이 등극하자 훈구세력의 견제하에

유자광의 무고로 능지처참되었고요.


이씨조선의 선비들, 그리고 그들의 당쟁

지금도 이어지고 있나요?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없애고

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비우고

사나이 이십세에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

후세 누가 대장부라 부르겠는가


장군의 우렁찬 목소리를 듣는듯 하죠.





노래박물관 앞에는 박태준 노래비도 있고

박시춘 노래비도 있고요.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백설희가 부른 '봄날은 간다')






인연의 숲을 만납니다.


피천득의 수필, 인연(因緣), 기억나시나요.

인연은 원인과 조건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17세때 선생이 동경에 유숙하게 된 집 딸,

소학교 1학년생 아사코는 이별할 때

선생의 목을 안고 뺨에 입맞춤했죠.


아사코가 성심여학원 3학년때 목련 같이

 청순하고 세련된 그녀를 다시 만납니다.

둘은 가볍게 악수를 했고.


십여년 후(1954년) 미국가는 길에 도쿄에 들려서

일본인 2세와 결혼한 그녀를 만났는데 그녀는

시들은 백합이었죠. 그녀는 묵례만 몇번 했고.


일찍 해방이 되고 6.25전쟁이 없었다면

그녀와 인연을 맺었을 텐데.

세번째 만남은 없었으면 좋았을 걸.





짚 와이어 내리는 곳에 얼쩡거리다

젊은 직원에게 혼나고 가는 길,

인연의 숲을 지나다 만난,


예쁜 매자나무꽃.


키가 2m 넘지않는 한반도 고유식물.

마디마다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담장용으로도 재배되고,


관상용, 약재용으로도 재배됩니다.

열매는 난상원형으로 빨갛게 익고요.





남이섬 한 바퀴 돌고 다시 배를 타고,

주월산 유황오리에서 뒷풀이하려고

가평역쪽으로 가는 길,


무엇인지 작업을 하고 있는 잣과자 사장을 만났고,

그는 오리집은 폐업했다고 힐링닭갈비를 추천.

남이섬쪽으로 다시 되돌아갔죠.


 숯불구이 닭갈비에 치즈를 바르고 명이나물에

싸먹는 그 맛, 소주 한 잔 더하고.

영우친구가 쏘았습니다.


  친절한 여사장,

3천원짜리 치즈 두 그릇 써비스.


역가는 길, 잣과자 사려고 다시 들리니

여인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고.

우리들은 과자 굽는 동안 그녀와 이야기 나누고.


사장과 부부가  아니라  일, 이층에 따로 살고,

오누이라는데 어머님이 다르다 하고

묘한 인연이 있는 모양.





오늘 남이섬길, 추웠지만 좋았습니다.

걸은 거리는 10km가 넘고, 여행의 주제는 인연.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더운 백사장에 밀려드는 저녁 조수 위에

흰 새 뛸 적에

서리 바람 부는 낙엽동산 속 꽃의 연당에서

금새 뛸 적에

소리없이 오는 눈발 사이로 밤의 장안에서

가등 빛날 때


너를 위해 노래 부르고

너와 내가 함께 함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이은상 시, 박태준 곡 동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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