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서산에서 먹은 갯장어 샤브샤브

난해 2022. 9. 9. 23:03

9/7일(수) 용산발 07:27분 열차로, 병헌친구와 함께

온양온천역으로.
 
수원에서 재혁친구가 탑승했고
온양온천역에서 지탄친구 합류.
 
당초, 9/5일(월) 목포 갯장어(하모) 샤브샤브
여행을 하기로 했으나
태풍 한남노로 자동 취소.
 
그러나 목포식당의 예약은 자동취소가
안되고 갯장어는 아산으로 택배되었고,
 
서산 하루 여행이 시작된 것.
 
갯장어는 모래, 바위가 어울린 남해에서만
나는 장어류로 요즈음이 제철.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grass was green
and grain was yellow
 
올핸 추석이 일러
들판은 아직 녹색.
 
 
 

서산으로 향하는 길

뭉게구름 둥실둥실-
한남노는 포항 근처를 강타했고.
 
포항의 차건동친구에게 안부전화 했더니
집은 괜찮은데 집사람이 안좋다고.
 
 
 

여행길은 옛날길이 좋지 했더니

우리나라 근현대의 불교 흐름을 바꾼
경허, 만공, 수월, 혜월스님이
함께 수행했던 연암산, 천장사 표지석.
 
하늘이 감추어둔 천장사(天藏寺)를
찾아냈다.
서산시 고북면 장요리 소재.
 
 
 

천장사 가는 길은

 

아라메솔바람길이며 내포문화숲길.
 
아라메길은 서산의 주요 관광지를 잇는
트래킹길. 아라는 바다, 메는 산.
6구간으로 되어있다.
 
우리의 위치는 언쟁이고개.
천장사는 연암산(440m) 기슭에 있고.
 
 
 
 

흥정을 붙이던 언쟁이고개(항아리고개)를 지나

언쟁이 고개는 연암산과 삼준산 사이의 고개.
바다와 내륙을 있는 길목.
 
질그릇, 농기구, 소금, 젓갈 등이
고개를 넘어 내륙으로 팔려갔다.
 
때로는 고개에 장이 서기도 했고
밤이면 횃불로 고개를 넘었던.
 
삼준산(三峻山, 490m)은 서산, 홍성을
남북으로 나누는 산. 정상에 서면
확 트인 바다와 평야가 보인다고.
 
 
 
 

언쟁이고개(A) 위치


 
 

솔바람 맞으며 걷는 아라메솔바람길

길을 걷는 등산객을 가끔 만났고.
 
 
 

이곳에서 천장사는 380m

덕숭산(495m) 아래 예산 수덕사는 5.77km.
내포문화숲길 원효깨달음길.
 
내포문화숲길은 서산, 당진, 홍성, 예산의
역사, 문화, 숲이 있는 길.
 
가야산 중심으로 4테마, 26코스, 315km의 길.
백제부흥군길, 원효깨달음길, 내포천주교
순례길, 내포 역사인물길이 있다.
 
웬 원효깨달음길? 원효대사(617-686)는
의상과 함께 백제땅으로 옮겨온
고구려 고승 보덕의 제자.
 
원효대사는 설씨.
요석공주가 설총의 어머니이니.
 
 
 

만월정을 지나고

적적성성(寂寂惺惺).
마음은 고요하고 활발. 마음이 깨어있는 상태.
 
혜월스님(1861-1937)은 서산출생.
경허스님의 품에서 지혜의 꽃을 피웠던.
 
해미 한 주막에서 주모와 동거하기도 했고
10세 전후 불문에 귀의, 어린 아이의
심성을 잃지않은.
 
무소유와 나눔으로 중생제도의
지팡이가 되기도 했고,
 
조선총독 미나미지로가 "어떤 것이 불법의
진리입니까?"했더니
"귀신의 방귀이니라"라고 했던 스님.
 
나이가 들어도 일손을 놓지 않은 스님.
부산 안양암에서 타계.
 
 
 

연암산(440m, 해미면 대곡리)의 자태가 보였고

연암산(燕岩山)은 제비가 알을 품은 형국.
천장사는 제비집 자리.
 
2000년 산불이 났을 때 주위는 다 탔으나
천장사는 무사했다고.
 
 
 

천장사 지장암을 지나고

 

 
 
 

천장사로 들어섰다

고승들이 계실 때는 천장암이었겠지.
서산 고북면 장요리 소재.
 
633년 백제 담화선사가 창건.
경허선사(1849-1912)가 1880년 1년 반
참선하여 확철대오한 절.
 
경허선사는 선의 생활화를 모색,
근현대 불교를 개창한 대선사.
 
경허의 삼월로 불리는 수월(1855-1928),
혜월(1861-1937), 만공(1871-1946)스님이
천장사에서 함께 수행했다.
 
'만공은 복이 많아 대중을 많이 거느릴 테고,
정진력은 수월을 능가할 자 없고,
지혜는 혜월을 당할 자가 없다.'
 
 
 

이절은 최인호(1945-2013)의 소설,

'길없는 길'의 무대.
이소설은 경허스님의 시대적 대응,
구도적 열망과 실천적 자세 등을 그렸다.
 
 
 

천장사 염궁선원

가운데 주련,
白雲淸風自去來
 
흰 구름, 맑은 바람 스스로 오가고
 
 
 

성우당, 경허기념관

경허선사 진영을 모셨다.
 
스님은 9세에 과천 청계사에 출가,
동래 범어사 조실, 해인사 불사를 주관했고.
이곳 천장사에서 18년 주석을 맡았다.
 
일제 단발령에 반발, 머리를 기른 적도 있고
말년에 환속.
 
 
 

우리도 부처님 같이

희망찬 연등을 밝힙니다.
 
 
 
 

어미 곁을 못떠나는 새끼들

 
 

연암산 천정암으로 표시된 종무소

 
 
 

천장암으로 표시된 주불전, 인법당

1788년 제작된 관음사후불탱화, 
1896년 제작된 신중탱화가 있고.
 
신중탱화는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을 
묘사한 불화. 호법신엔 우리나라
재래신들이 많다.
 
 
 

충남 문화재자료, 칠층석탑

고려시대 석탑으로 추정.
(사진은 다음브로그, '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에서)
 
 
 

 

경허선사 열반 100주년 기념탑(2012년)

 

 
 '마음 달 홀로 둥글어
그 빛이 삼라만상을 삼켰어라
빛과 경계가 함께 사라지니
또 다시 이 무슨 물건인고'
(경허선사 열반송)
 

 
 

경허스님방, 원성문

깨달음을 원만하게 이루었다고
원성문.
 
 
'문득 콧구멍 없는 소라는 말을 듣고
삼천대천 세계가 내집임을 깨달았네
유월 연암산 아랫길에서
나 일없이 태평가를 부르네'
(경허선사 '오도송')
 
 
 
 

한사람 눕기에도 마땅찮은 작은 방

우리나라 선불교의 중흥조, 경허스님은
이곳에서 용맹정진한 후 깨달음을 얻었다.
 
주장자와 짚신이 같이 놓여 있고.
 
주장자(柱杖子)는 승려들이 좌선할 때
가지는 지팡이.
(사진은 '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에서)
 
 
 

월면 만공선사 방

경허의 삼월 중 막내, 만공(1871-1946).
강점기 승려이며 독립운동가.
 
조선총독부 불교정책에 정면 반대했고
선불교를 크게 중흥시켜 큰 법맥을 형성.
 
1940년 덕숭산 수덕사에 머무름.
 
'앞산에 딱따구리 없는 구멍도 뚫는데
우리집 그양반 있는 구멍도 못찾네'
스님이 뜻이 있어 한 말.
 
스님은 수덕사, 정혜사, 견성암,
간월암 등을 중건.
 
 
 

이 역시 단촐한 방

(사진은 '나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에서)
 
수덕사시절, 일엽(1896-1971)은 문하로 받아
들였지만 일엽의 친구이며, 최초의 여성서양화가
였던 나혜석(1896-1946)은 거절했다.
 
남자편력을 보면 일엽이 더했고,
행려병자로 생을 마감한 나혜석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만공이 제자들과 동행시, 제자들이 쉬어가자고
보채자, 밭갈이하는 여자를 더듬고 입을 맞췄고
그녀의 남편이 쫒아왔다.
 
일행은 정신없이 줄행랑했다는 일화도 있고.
 
 
 

수월스님과 부엌

 

수월스님이 불을 때다가 삼매에 들어
방광(放光)을 하신 곳.
 
마을사람들이 천장암에 불이 난 줄을 알고
올라와 보니, 불이 난 것이 아니고
수월스님의 몸에서 빛이 나왔다고.
 
 
 

자연과 어울어진 해우소

지붕에 잡초가 나있고.
 
 
 

절을 나와 돌아가는 길

내포문화숲길을 걷는 부부의 안내로
고월정(古月精)에 들려 주위경관을 음미.
 
정자이름이 특이했고.
 
이장희의 아호가 고월.
 
 
 

삼준산 능선

서산시와 홍성군에 걸친 산.
 
 
 

서해바다쪽 풍경

천장사 산책, 만보가 조금 넘었다.
 
 
 

천장사 출발, 눈에 익은 서산동부시장 도착


 
 

맛있게 먹는 날 막내네로

 
 
 

목포에서 온

갯장어 회와 샤브샤브감을 인계.
 
 
 

먼저 갯장어회+전어회+서산 막걸리

꼬득꼬득한 갯장어회.
뼈없이 나온 전어회.
 
뼈가 억센 갯장어는 
뼈를 제거하고 회를 뜨기가 어렵다고.
 
 
 

뜨거운 육수에 익히자

꽃을 피우는 갯장어.
 
처음 먹는 갯장어,
어느 것과 비교할 수없는 독특한 맛.
역시 맛여행 할만하다.
 
 
 

갯장어(하모), 사진은 인어교주해적단

모래, 암반이 어우러진 해역(남해)
얕은 수심에 서식, 양식 불가능.
 
주둥이가 날카롭고 뾰족.
갯자가 붙은 이유는 개처럼 물기를 잘해서,
 
큰 것은 2m 정도.
자사어보에선 견아려(犬牙鱺).
 
하모도 하무(물다)에서 나온 말.
 
지방함량 적고 식감 딴딴,
샤브샤브로 인기.
 
희귀성, 손질이 어려워 가격이
붕장어 두 배 정도.
 
전에는 전량 일본 수출.
 
 
 
 

붕장어(穴子, 아나고), 사진은 인어교주해적단

삼면 바다에 수심이 깊고 따뜻한 곳,
웬만하면 서식 가능, 양식 가능.
 
주둥이가 짧고 둥그스럼.
자산어보에선 해대려(海大鱺).
몸길이 1m 안팎.
 
뼈채로 세꼬시. 씹을수록 단맛.
기생충이 있다하여 구이, 찌개, 조림으로.
 
일본강점기 이후 먹기 시작.
 
 
 

식당을 나와 옛날빵집에서 호떡 한개씩

주인 할머니, 여전히 건강하고, 손 빠르고,
농 잘하고.
 
추석 송편도 갖추어 놓았다.
 
 
 

봄 암게, 가을 숫게

번개수산에서 1kg에 2만원, 3kg 구매.
물론 마님에게 여쭈어보고.
 
 
 

번개수산, 간판도 없고 지저분했는데

새로 단장, 깔끔해졌고
여사장도 격에 맞게 단정해졌다.
 
식당에서 여사장을 만나, 한잔 권했더니
식당주인이 만류.
 
최근 협심증으로 쓰러졌었다고.
 
 
 

온천에 담갔다 가라는

지탄친구의 권유를 뿌리치고
온양온천역, 에디야커피에서
이별의 냉커피 한 잔.
 
아침은 써늘한데 햇볕은 무척 따가웠던 날.
가을이 익어가는데는 좋은 일기.
 
 
 

16:07분 새마을호로 귀경

무궁화호는 4,900원인데 새마을호는 7,300원.
 
시간은 별로 단축이 안되지만
청결하고 안락한 내부.
 
차창도 크고 깨끗하고,
9월의 들이 지나갔다.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ife was slow
and oh so mellow(부드러운, 원숙한, 유유자적하는)
 
 


 

한강을 건너고 18:30분 귀가

 
  
'구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꽃잎이 피는 소리 꽃잎이 지는 소리
 
가로수에 나무잎은 무성해도
우리들의 마음에 낙엽은 지고
 
쓸쓸한 거리를 지나노라면
어디선가 부르는 당신 생각뿐
 
구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사랑이 오는 소리 사랑이 가는 소리
 
남겨준 한마디가 또 다시 생각나
그리움에 젖어도 낙엽은 지고
 
사랑을 할 때면 그 누구라도
쓸쓸한 거리에서 만나고 싶은 것'
(패티김, 1938-, 9월의 노래) 
 
 
 
친구들, 수고했고
고마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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