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같이 도덕산, 구름산 걷기

난해 2022. 12. 10. 08:33

12/7(수) 전철은 한강을 건너고

멀지 않더라도 처음 가는 곳은
나이와 관계 없이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사는 동네가 동북쪽이고 보니
아무래도  광명쪽은 발길이 뜸하게 마련.
 
철산역에서 서쪽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고.
집에서 한 시간 반이나 걸렸다.
 
 
 
 

이날의 시발점은 철산역 인근

광명기대찬병원 앞에서.
도덕산, 구름산, 광명동굴이 있는 가학산 등
세 산을 하루에 돌기로 했지만 무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곳의 해는 왜 저리 크지.
 
 
 
 

큰 길에서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자

꽃사슴 있는 벽화, 친근감이 들었고.
도덕산 입구라는 표시가 없어
여러사람에게 물어보니, 모두 친절.
 
 
 
 

도덕산, 느릿재

이름에도 시골티가 난다.
도덕?
 
요즈음 사람들 도덕을 알까?
 
광명동굴은 광명시의 트레이드 마크.
일제강점기에 광산이었으나
광산폐기물이 논을 덥치며 보상문제로 폐광.
 
양기대의원이 시장출마시 폐광을
관광공약화했고 2011년부터
시민의 공간이 되었다.
 
 
 
 

아파트 한복집에선

수의도 취급하나 보다.
8일 오전에 이사하니 차량 이동, 부탁한다고.
 
 
 
 

계단의 그림도 좋고

네잎 클로버,
그 옛날 시골의 4-H운동도 생각났고.
 
 
 
 

도덕산 0.2km

고개를 한참 올려다 보아야 보이는 안내판.
 
 
광명시, 인구 30만의 도시.
2014년 이후 인구가 감소세라고.
 
가학동, 철산동에 고인돌이 있고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삼한시대 마한땅.
백제땅이 고구려로 되면서 잉벌노현.
 
시가 되기 전에는 시흥 소속.
 
 
 
 

멋있는 벽화 위로는 담장이 덩굴 기어가고

남북방향으로 구름산, 도덕산이 
시가지 형상에 영향을 주어
동서 횡단도로 발달이 미약하다.
 
동쪽엔 안양천이 흐르고.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시설, 기계공업 등.
 
이곳과 관련된 인물은 오리 이원익 명재상,
소현세자비 강씨, 정원용(헌종때 영의정),
시인 기형도 등.
 
 
 
 

완만한 경사길

겨울햇빛 눈부셨고.
 
 
 
 

우물자리에 있던 펌프

마중물을 넣고 펌프질 해보고 싶었고.
 
 
 
 

완만한 경사길

아침 산보 나갔다 돌아오는
동네분들 가끔 마주쳤다.
 
 
 

산자락에 있는

거대한 아파트군.
 
 
 
 

집단으로 심어진 산수유나무

불그스럼한  열매빛이 보기가 좋다.
어릴때는 야산에서 빨간 열매를 따먹기도 했으나
요즈음은 관상수로 인기가 있는 나무.
 
구례지방 등에선 일본으로 수출된 품목으로
열매에서 씨앗을 빼내는 과정에서
아낙네들의 잇발을 검붉게 물들였었다.
 
 
 
 

도문산 사거리

이곳에서 도문산 200m, 도덕산 500m.
구름산 4.5km, 광명동굴 6.8km.
 
 
 
 

겨울의 그림자는 길기만 하다

도문산 정상에 올랐다 내려왔지만
방송국 중계 안테나만 서있고.
 
도덕산의 일부로 보는 것이 옳을듯.
 
 
 
 

세곳에서 이어진 출렁다리

규모는 그리 크지않지만
형태가 독특.
 
 
 
 

다리 밑엔 녹지 않은 눈

제법 겨울 분위기.
 
 
 

폭포쪽에 있는 폭포정

 
 
 
 

인공폭포이지만

가동이 되면 출렁다리보단 볼거리가 될듯.
 
 
 
 

폭포 지나 급경사 오르니

 
 
 
 

뒤돌아보면 도문산이 보였고

 
 
 
 

도덕정이 있는 도덕산 정상(201m)

정자 앞은 제법 너른 마루판이 있고.
 
 
 

정자에 올라 보니

아파트군과 새집.
 
도덕산은 광명동, 철산동, 하안동에 걸친 산.
통일신라시대 인격 높은 선비들이
산봉우리에 모여 도와 덕을 나누었다고.
 
조선 후기 지도에 도덕산으로 기록되어 있고.
 
 
 
 

멋진 구름 한 점

 
'내 죽어 다시 태어난다면
한 조각 구름이나 되어
어느 황량한 산 위에
호젓이 떠 있으리라
 
설령 내 생명이
바람에 정처 없이 떠돌지라도
한 오리 애착도 남기지 않고
산산이 부서져 비 되어 떨어져도
애처러울 것 하나 없는
가벼운 영혼이고저
 
밤이면 별들의 속삭임도 들어보고
떨고 있는 초생달도 품어 보리라'
(최종진, 1958-2021, 구름)
 
 
 
 

도덕산, 구름산, 가학산 지도

오른쪽 현위치, 도덕산 정상.
중앙에 구름산,
좌측에 광명동굴, 가학산.
 
가학산 오른쪽 아래, 충현박물관.
구름산 위에 영회원(애기능),
왼쪽 서독산 아래 기형도문학관.
 
 
 
 

스님인가

부산, 경상도에서 온 등산객도 만났고
용인 고향 사람도 만났다.
 
구름산이 이름 났나?
 
 
 
 

수양을 하며 걷는 고개?

아니면 왔다갔다하는 고개?
구름산까지 3.8km.
 
 
 
 

겨울인지라 해가 많이 짧아졌다.

구름따라 걷는 구름산.
 
 
 
 

원광명고개도 넘고

 
 
 
 

또 언덕을 오르자니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 결사반대'
오래전에 나온 말 아니었나.
 
구름은 유유히 흘러가고.
 
 
 
 

겨울해와 억새

이번 등산길에서의 백미
 
 
 
 

구름과 억새

 
'자취 없이
일정한 얼굴도 없이
어느 곳에서도
결코
머물지 않는
 
하늘로
집을 한
구름은 기찬 놈이다'
(김원식, 1934-, 구름)
 
 
 
 

웬 철망 있는 오솔길

노온정수장도 중요시설이지.
아니면 군부대가 있는지,
초소도 있고.
 
 
 
 

오솔길엔

금송도 심어져 있고.
 
 
 
 

덩굴터널도 지나고

예쁜 길 만드느라 노력한 흔적이 여기저기.
 
 
 
 

한치고개는 자그마한 산고개가 아닌

큰 도로가 지나는 고개.
구름산 정상까지 1.2km.
 
 
 
 

오리 이원익선생을 기리는 충현박물관(소하동 소재)

이원익(1547-1634)선생은 3척밖에 안되는 
임진왜란때 명재상. 
다섯차례나 영의정을 역임한 청백리.
 
오성 이항복(1556-1618), 한음 이덕형(1561-
1613)과 더불어 임진왜란때 나라를 구하는데
일조한 명재상.
 
나이가 적은 순으로 타계.
 
파직된 이순신장군을 다시 기용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박물관엔 종택, 인조가 지어준 관감당(觀感堂)이
있고 영정이 모셔져 있음.
 
박물관 인근엔 선생의 묘와 신도비, 오리서원,
충현중고가 있고.
 
 
 
 

이원익선생 묘소 인근에 있는 기형도문학관

시인 기형도(1960-1989)는 황해도 피난민가족의
일원으로 시흥군 소하리 정착.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라고
노래한 불운한 시인.
 
중앙고, 연대를 졸업했고 중앙일보 기자출신.
 
 
 
 

현위치에서 영회원이 멀지 않고

영회원은 소현세자(1612-1645)의 빈,
민회빈 강씨(1611-1646)의 무덤으로
애기릉으로 불린다.
 
소현세자 사망후 젊은 나이에 사약을 받아
애석한 죽음을 당한 그녀이기에
백성들이 애기능이라 했겠지.
 
요즘 상영되고 있는 '올빼미'는 소현세자의
독살설을 주제로 한 영화.
 
병자호란 후 인질로 끌려간 소현세자부부,
세자는 외교, 여걸, 빈은 경제활동에 전념,
청나라의 호감도 얻었고,
 
농사와 청나라와의 교역활동으로 끌려간 백성들을
먹여 살렸고 서양문물에도 눈을 떴다.
멸망해가는 명나라의 모습도 보았고.
 
반정으로 임금에 오른 인조, 청나라를 배경으로
세자가 왕위를 찬탈할까 걱정했던 인조.
 
인조반정이 없고 광해군의 등거리 외교가
지속되었거나,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우리나라의 역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
 
 
 
 

다리를 건너자니 무슨 나무?

옻나무과 붉나무가 씨앗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화려했던 붉고 화려한 가을 옷은 벗어버리고.
 
 
 
 

한치고개 육교에서 본 넓은 도로

오른쪽길로 가면 부천 등으로
왼쪽길로 가면 광명 중심지를 지나
독산동, 가산디지탈로.
 
하안동 범일마을과 노온사동 아방리를
동서로 연결.
 
2011년 개통된 이다리는 도덕산과 
구름산, 가학, 서독산을 연결.
 
한치고개를 넘을 때, 구름산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길손의 땀을 시켜준다 하여 한치라 하기도 하고,
 
안양천 옛이름이 한천이라 이와 연관되어
한치라 하기도 하고.
 
옛날에는 소래에서 생산된 어물과 소금이
금천구 시흥동 노량진으로 이동되던 통로.
 
 
 
 

다리를 건너

뒤돌아 본 한치고개육교.
다리를 건너고 부터 구름산의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
 
정상에 오를 때까지.
 
 
 
 

구름산 정상이 얼마 안남았다, 700m

우리는 우회전.
 
 
 
 

새미약수터, 식용가능

한 모금 마셨고.
정상 가는 길, 세 개의 약수터가 있다.
 
 
 
 

새미약수터 삼거리

영회원, 노온사저수지 가는 길이 나오고.
 
 
 
 

이어 진달래약수터

물이 제법 나온다.
 
 
 
 

천연약수터 가기전 삼거리

왜 가리대란 이름이 나왔을까,
광양문화원을 찾으면 될텐데.
 
 
 
 

그야말로 천연약수터

 
 
 
 

천연약수터 삼거리

오른쪽으로 가면 가학산과 광명동굴,
2.5km를 더 가야 광명동굴.
 
 
 
 

정상으로 오르는 나무계단,

길기도 하지.
 
 
 
 

구름산 정상(240m)

그리고 구름정.
정상에서 구름과 포옹.
 
 
 
 

운산정인지

구름정인지.
지킴이 아저씨, 광명동굴 가는 것은 무리라고.
 
맛있는 음식점을 물었더니
광명엔 없다고.
 
 
 
 

저길은 부천으로 가는 길이라고

 
 
 
 

정자에서 내려오는 길

처음 맞닥뜨린 바위길, 잔설이 있고.
 
 
 
 

서면초등학교로 가는

가장 빠른 길로 하산.
우리가 걷기 좋은 흙길.
 
 
 
 

빙글빙글 돌아가는 길도 있고

 
'처음 아닌 길 어디 있던가
 
당신 만나러 가던
그날처럼'
(고두현, 1963-, 초행)
 
 
 

박인희(1945-)의 세월이 가면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에 호숫가 가을에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1926-1956)이 젊은 나이로 
삶을 거두기 1주일 전 쓴 시.
 
명동 은성주점에서 주인이 시인을 보고
술값 갚으라는 말을 하자
황급히 써내려간 시.
 
옆에 있던 이진섭(1922-1983)이 작곡했고
가까운 곳에 있던 현인(1919-2002)을 불러
노래를 시켰다고.
 
은성주인 슬픈 과거를 생각하곤
술값 안갚아도 좋으니
그노래만은 부르지 말라고 했다나.
 
 
 
 

이곳에는 구름산 정상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다. 1.7km가면 정상.
 
 
 
 

멀리서 보아 성당건물인지 알았더니

영광교회.
송구영신 예배안내 프랑카드도 붙어있고.
 
 
 
 

큰길로 나오니 서면초등학교

시흥군 서면출장소가 있던 광명시.
서면이란 유물이 남아있다.
 
이곳엔 맛집이 없다 하여
버스를 타고 가산디지탈역으로.
 
독산동을 지났는데, 이곳엔 여러지역에서
도축한 축산물이 거래되는 우시장이 있다고.
 
구로공단에 첨단산업체가 들어서고
금천구 가산동엔 가산디지탈,
구로구엔 구로디지탈단지가 되었다고.
 
 
 
 

이진아 작품

고층빌딩이 즐비한 가산디지탈역.
세 시가 넘어 식당들은 개점휴업.
 
신도림역 근처 식당도 마찬가지.
광명에서 광명 찾을 것을.
 
 
 
 

푸르지오상가, 바오밥수제맥주집에 안착

맥주나 한 잔 하자고.
 
 
 
 

오랜만에 수제맥주+피자 두 판

하계동에 있었던 수제맥주집의 통닭맛 생각났고.
재완친구 아들이 운영하던 곳.
잘 나갔었는데-
 
 
 
 

두체스 드 부르고뉴, 벨기에 에일맥주

맥주이지만 와인 풍미.
부르고뉴공작부인이 마시는 맥주?
 
 
 
 

소품도 그렇고

신도림역근처도 소비수준이 높은듯.
 
 
 
 

얼근해져서 나오니 보름달이 떴고

서쪽에 사는 친구 덕에
구름가듯 구름산도 구경했고
기분도 그럴듯했고.
 
이날 21천 보를 걸었다.
18천 보 산행.
 
 
 
 

크리스마스캐롤도 흐르고

금년도 얼마 안남았다.
내년엔 한 살 안먹어도 된다며.
만나이로 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