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럼

새벽을 예감하는 눈들(2011.10.20)

난해 2015. 9. 1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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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예감하는 눈들

 

정한모시인은 ‘새벽은 새벽을 예감하는 눈에게만 빛이 된다.’라고 했다.

 

새벽 인력시장으로 달려가는 사람들, 농수산도매시장에서 경매사 손짓에 정신을 집중하는 사람들, 새벽을 쓰는 환경미화원들, 새벽을 뛰는 신문배달인, 우유배달인 등에 비해 새벽을 찍으러가는 우리들은 좀 사치스러운가?

 

치열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그들에게는 항상 머리 숙여진다. 어쩌다 지하철 첫차를 타면,

나보다 더 나이 들고 연약한 많은 사람들이 삶의 현장으로 가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하기도 하고.

 

새벽 약속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몇 번 잠을 자다 깨다 하였고,

어둡고 익숙하지 않은 새벽길을 달리자니, 수없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다섯 시 정각, 구리한강공원 태극기 앞에는, 벌써 사진에 바람난 여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코스모스를 주제로, 매직시간을 대비해 자리를 잡고, 셔속 조리개 WB 등을 적절히 조절하여 촬영을 시작하라는 간지선생님 말씀을 따랐지만, 삼각대는 왜 그리 말을 안 듣고, 릴리스는 30초로 눌렀는데도 한참이나 반응이 없는 등 정신이 없었다.

 

매직시간이 오고, 동쪽이 불그스레해오기 시작하니, 모두들 어디에 박혀 있는지.

햇빛이 강하여지자, 기념촬영이 있고 화장실이 급한 사람이 있다고 몇 번 이야기하여도, 지나치게 바람난 몇 여인들은 마이동풍이었다.

 

아침밥을 지어야하는 젊은 아낙네들 먼저 자리를 뜨고, 여덟시 못되어 구리시청 앞 뒷골목, 양지해장국집에서 조반 같이 한사람은 다섯. 뒤에 학송씨가 자리를 같이하였다. 청일점 지원하려고, 사업에 바쁜 와중에도 새벽 나와 줌에 얼마나 감사한지.

 

이웃에는 조은님 배드민턴 친구 두 분, 아침을 치고 와서 식사하는데,

남자 분은 반바지, 여자 분은 반팔. 겨울옷차림의 우리들은 그들이 부러웠다.

그리고 조금 있더니, 문화포럼 3기 푸른님이 등장, 고맙게도 콩나물해장국 값을 쏜다며 막걸리 한잔 권하는데, 차가 있어 곤란하다는 말도 죄 될 것 같아, 선희씨와 나는 한잔 씩 받았다. 선희씨는 "저는 음주면허증 있어요."하고 자랑을 했는데, 뒷자리에는 구리경찰서 아저씨들 해장국 들고 계시지 않았는가.

 

구리동네라는 것이 이렇게 훈훈하고, 사진동호회라는 것이 요렇게 정이 많다고, 새삼스레

느꼈다.

 

더욱이나 우리들의 눈에, 오늘 새벽은 아름다운 빛이 되었다. 그 빛의 색과 밝기는 우리 모두 각자에게 다르게 와 닿았지만.

 

(ps)

  막걸리 한잔에 흔들리며 돌아오는 길,

훌스가든(Fool's  Garden)의 레몬트리가 들려왔다.

 

        할일은 없어 방황하고

        드라이브하다, 당신을 그리워하다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당신이 말한 파란 하늘대신

        노란 레몬나무 한 그루 뿐

 

하는 내용의 노래.

 

  오늘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하얀, 분홍색의, 혹은 자주색 코스모스

 

  집에 도착하니 9시

집사람은 없고,

사진을 찍는 것은

집사람에게도  자유를 줄 수 있는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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