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암을 돌아 원통사로(2012.12.24)

난해 2017. 8. 4. 22:19

 

하루 전날 내린눈이 우리의 산행을 축복해준 것 같았습니다.

눈 덮힌 도봉산 주봉들이 신비에 쌓여 있었고요.

 

50명내외 동문들 모여 기도하고 기념촬영하고,  10시반 지나 출발했을 때는 한적했던 길이,

보문능선을 탔을 때는 꽤 북적거렸습니다.

눈덮힌 산을 오르는 여인들의 목소리는 한 옥타브 올려져 있었고요.

작년4월 우리가 올랐을 때는 진달래 분홍빛이 아름다웠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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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내를 사랑하는 사람들, 하나되어)

 

우이암을 바로 갈까, 돌아 갈까 망설이다, 결국 오봉쪽으로 향하다 휘돌아 갔습니다,

나이란 그런것 같습니다.

허지만 돌아가는 길, 눈꽃은 얼지 않았지만 운치가 있었고,

 

우이암 돌아 내려가는 길,

이런 싯귀가 생각났습니다.

 

             메아리도 살지않는 산 아래 앉아

             그리운 이름 하나 불러봅니다.

             먼산이 물소리에 녹을 때까지

             입속말로 입속말로 불러봅니다.

 

             내 귀가 산보다 더 깊어집니다.       (박정만의 산 아래 앉아)

 

우이암의 귀가 더 깊어지는 것은 아니겠죠?

 

가파른 꼬불길을 내려왔을 때는 동문들은 이미 점심을 하고 있었죠.

22회 동문이 내민 꼬냑 한 잔과

중동에서 일하고 있는 동문이 내민 야자대추 한 주먹,

그 달콤한 맛.

 

조금 내려와, 절대의 진리는 모든 것에 두루 통한다는 뜻의 원통사 고찰에서

그 설경에 한참 취했습니다.

설경을 배경으로 변동걸동문과 빨간 옷의 한 여인,

"배경에 너무 어울립니다."했더니,

"저말요? 정말 감사합니다."하는 여인.

 

하산하는 길은 가을을 생각하게끔 했습니다.

아이젠에 붙은 낙엽들을 자주 털어내야했으니까요.

 

뒷풀이는 키토산오리에서,

세번째인가요?

 

김인호회장, 김창기총무를 비롯한 임원들과 후배님들 수고가 많았습니다.

술은 올라오고.

'빗속의 여인, '낭만에 대하여' 등 흥은 더하여지고,

기여도 없이 받은 털모자를 쓰고, 좋아했던 내모습, 미안합니다.

 

 

                                              (최경범동문이 찍은 고양이 한쌍)

 

흥이 난 김에 2차로 찾은 생맥주집, 더흥이 났고,

미안한 것은 몇회 동문님들이 샀는지도 까먹었습니다.

그리고 우이암에사는 배곯은 고양이부부에게도 미안하고요.

 

안암골에서의 3년내지 6년의 생활,

비록 시차가 있지만,

그렇게 사람을 좋게 만드는걸까요?

 

내년 산악회, 그리고 동문여러분, 행복하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