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철쭉의 계절.
5/18(수) 9:16 용문행 전철을 타고, 용문역에 나렸더니,
우리를 중원계곡으로 픽업하기로 약속한, 도일봉 주인장은 나들이 갔고.
맘씨 좋은 오세원기사의 택시를 탔다.
용문이 고향인 오기사는 우리친구 두 용문처럼 마음이 푸근했다.
몇년전 임춘호군이 좋다고하여, 중원산을 오르려고 중원계곡을 찾었는데,
입산금지에 궂은 비만 내려, 도일봉에서 토종닭에 소주잔만 기울였던 기억이 진하다
계곡입구에는 '막걸리 팝니다' 써붙인 가게 두곳은 모두 문닫고, 썰렁 일색이었다.
그리고 유명하다는 중원폭포, 치마폭포는 폭포라기에는.
인적은 끊어졌고, 연리지만 배를 맞대고 있었다.
도일봉 가는 큰 길에서 중원산쪽 산길로 접어 들었는데, 지리산 저리가라하는
경사 급한 너덜길.
썰렁하게 중간중간, 숯가마터를 재현해 놓았다.
소나무는 생존경쟁에서 밀려나고, 키큰 나무들이 그나마 시원시원했다.
너덜길 끝나니, 동아줄이 중간중간 매여있는 험한 바위길.
팔백미터 중원산 정상, 뒤에 용문산 정상이 보인다.
산행중 만난 사람들이라곤 정상 근처에서 만난 열사람 한 무리 뿐, 얼마나 반가웠던지.
내려오는 길은 정비가 잘되어 있고, 급경사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키 큰 철쭉이 우리를 반겼다.
이후는 때가 안탄, 용계계곡 길이 내를 넘었다, 건넜다 한다.
용계계곡에는 일전에 만났던 일행이, 우릴 불러 막걸리에 귤안주를 대접했다.
이때부터 사람사는 맛이 났고,
한 친구는 벌거벗고, 계곡 얼음같은 물속에 누웠는데, 그 건강이 부러웠다.
계곡이 끝나고, 신점리 뒷동산 흙길을 흥겹게 내려오니, 아담한 꽃마을 신점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황매화, 색이 연한 연산홍,
매발톱,
금낭화는 기본,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는 마가목이 서 있었다.
용문산 버스종점에선 다래나물을 씻고 있었다.
작년산 다래순이다. 산중 다래는 싹을 티우고 있는중.
오후 다섯시, 용문역에서 다시 만난 오기사가 소개한, 용문이가 하는 막국수집.
다섯시간 걸린 산행후, 죽여주는 녹두전+막국수+용문이가 추천한 지평막걸리
기분 좋은 하태욱군, 한턱 쏘았다.
헐레벌떡 5시53분차를 타자니, 신발끈도 못매고, 우린 뛰었다.
창밖은 환하고, 우리의 여름은 시작되고 있는거야?
그러고 보니, 모내기가 한창.
전철안에는 다리사이에 산나물을 보물같이 끼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올여름 친구들과 용계계곡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
옛날 괴산 계곡을 찾았듯이.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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