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에서 오는 차는 왜 이리 안오지?
오산, 용인에서 온 친구들은 벌써 와있는데,
강북촌놈들이 강남오려면, 헤매는 것 아니겠서? (7/15, 10:45)
벌써 옥잠화가 진걸 보면, 여름이 한창.
기다림, 원망이 옥잠화의 꽃말이라던가?
망향에서 유부국수 한 그릇씩 먹고 들린 임실관촌의 휴게소. 정말 초미니 휴게소다.
뜨거운 커피도 없고.
하동가는 길, 섬진강도 말라 있었다.
하동의 친구는 여전했다.
위암수술후 8년이 지나 그런지, 건강해보였다.
입에 술달고 다니는 것도 여전하고,
소주에서 맥주로 바꾼 것은 다행이지만.
우리가 하루 묵은, 쌍계사 오른쪽 계곡에 위치한 팔베게펜션.
숙소 앞의 풍경
친구가 가져온 붕장어를 굽기 시작했다.
장마비 소리, 소쩍새 소리를 들으며,
맥주 한 상자가 거의 비어갔다.
사무총장이 가져온 이강주, 매실주는 벌써 비었고,
정종 한병은 행방불명되고.
비바람은 거세지고--
숙소로 이어진 대화의 장.
아들 딸, 미혼 의사를 둔 친구 둘의 가교도 놓아보고.
온김에 안사돈도 보고 간다고?
아쉬운 것은 부산의 지휘자친구를 못본 것이다.
당초는 참석한다고 했는데,
회의도 있고, 애들도 노래연습시켜야겠지.
다음날 새벽에 본 쌍계사 계곡.
코고는 친구가 싫다는 친구, 더 코를 골고.
이젠 코고는 것은 이해해야지.
팔베게펜션에서 정성껏 비어주는 벼개를 사양했다고, 섭섭해하기도하고.
이곳에선 팔베게하고 자는게 제격 아닌가?
이래나 저러나 나이가 들어서인지, 여섯시도 안되어 모두 일어났다.
구름의 저공비행도 운치가 있었다.
어제 비에 계곡물소리가 조금 커지고.
숙소 벽앞에 심어진 해바라기, 키도 작고 허약했지만, 주변과 조화를 이루었다.
빗물머금은 백일홍
아침은 8시에 예약해놓고,
주당들은 맥주 한잔씩 하고,
칠불사를 찾았다.
쌍계사를 지나, 호젓한 길을 얼마쯤 오르면,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벽송사,
왼쪽으로 가면 칠불사.
아침의 산사는 녹음으로 덮여 있고.
동국제일선원,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에 있는 가야불교의 발상지를 올랐다.
아자방, 운상선원을 합쳐 동국제일선원이며.
운상선원에서 옥보고가 거문고를 전승했다고.
칠불사는 다도 중흥지라고 하기도 한다.
하동친구는 하동이 차의 원조라고 역설.
칠불사(七佛寺) 대웅전.
칠불사는 지리산 토끼봉(1,533미터) 남쪽에 위치한 800고지에 위치해 있다.
가락국시조 김수로왕이 창건하고,
서산대사 부휴대사가 중수했으며,
6.25전란으로 전소, 27년간 폐허였던 것을 복원했다.
9세기 효공왕때 담공선사가 이중온돌방으로 축조했다는 아자방(亞字房).
축조당시 아자모양의 온돌로 인해, 한번 불때면 100일간 방이 따뜻했다한다.
산사의 아침했살
보설루.
1세기경 가락국시조 김수로왕은 아유타국 허황옥공주를 맞아 10남2녀를 두었다.
장남은 왕위를 계승했고,
2남, 3남은 김해허씨의 시조가 되었고,
나머지 칠왕자는 외삼촌 범승 장유보옥선사를 따라
이곳에서 수도한지 2년만에 모두 성불하였다. (칠불사)
문수전.
이곳 법당들의 지붕모양이 특이하다.
설선당을 거니는 총장.
가락국은 6가야의 맹주였고,
6세기경 신라에게 김해의 금관가야가 합병되었는데,
금관가야의 전신이 가락국이었다는게 정설.
정겨운 장독대 밑에서 약수 한 바가지.
절안의 연못.
호수 윗부분에 누운향나무(눈향나무)가 자라고 있다,
눈향나무는 제주 지리산 특산으로, 향나무와 비슷하나 옆으로 꾸불꾸불 자란다.
나무높이는 75센티 이하.
원음각(圓音閣, 절의 범종각)이 보인다. 범종각은 법당을 향해 왼쪽에 위치.
범종각안에는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의 불전사물(佛殿四物)을 걸어둔다.
범종각에서 울려나오는 불음(佛音)은 교화를 상징하는데,
범종은 모든 중생을,
법고는 축생을,
목어는 물에 사는 중생(물고기)을,
운판은 공중을 떠도는 중생(새)을 제도하는 의미이다.
조석예불에는 법고 운판 목어 범종순으로 소리를 낸다.
아침의 산사는 마당쓰는 소리만 들리고.
장마비가 계속된다더니, 흰구름과 파란 하늘이 어울렸다.
우리를 위한 모양인데, 단비가 더 와야지.
여름 절마당에는 역시 수국.
이슬이 반짝였다.
절입구의 연못 영지(影池).
김수로왕부부가 수도중인 일곱왕자를 보러왔으나, 외삼촌 범승이 거절.
범승말대로 이곳에 연못을 만들어 보니, 수도하는 칠왕자의 그림자가 나타났다는 전설.
칠불사의 동네이름은 범왕리, 김수로왕이 왕자들을 만나기 위해 머물던 곳.
화개면 정금리 대비마을은 허황후가 머물었던 곳이란다.
화개장터 고향맛집에서 거창한 아침.
재첩국+은어튀김+참게장+도토리묵+맥주
맛도 좋고, 술꾼 때문에 최장의 아침이 되었다.
한잔하게, 내생애 최고의 술친구!
화개장터에서 본 쌍계사계곡.
남해가는 길, 섬진강하류는 넓기만하다.
남해대교지나 남해로.
섬은 바다안개에 둘려있었다.
이곳 상주면 양아리에서 배를 타고 노도로 가면, 김만중선생의 유배지.
귀양 4년째(1692) 이곳에서 생을 마치셨다.
선생의 구운몽, 사씨남정기, 서포만필 등은 효의 문학, 충의 문학이었으며,
선생은 한글문학예찬론자였다.
이순신장군의 비애, 김만중선생의 비애가 안개 속으로 흐른다.
드디어 도착한 남해 미조항 뒷골목에 있는 삼다도해물집.
제주해녀 화선씨가 물질한 것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착한 집.
방송타서 줄서 기다리다 먹는 집.
그러고 보니 미조항은 남해 남동쪽 끄트머리에 있다.
전복죽 한그릇 먹으러 오기엔 너무 먼거리였다.
다시 하동읍으로 돌아와, 친구와 이별하기전, 친구동네 담장앞에서 기념촬영.
담장이 높은지, 옥수수가 허약한지.
얼마전 친구 둘 타계했는데, 친구 몸조심하게나.
첫날 친구가 숙소로 가져온 하동수박.
하도 먹을 것이 많아, 결국은 상경길, 여산휴게소에서 쪼갰다.
반통이 남아 누구를 줄거나 하는데, 옆자리의 낯익은 얼굴들.
용인고향친구들이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기부의 즐거움.
올때 부여 무량사를 들릴 계획이었으나,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미국에서 온지 얼마 안되는 친구의 동네, 북오산 부대찌개집에서 이별주를.
친구에게는 첫 장거리여행이었는데, 어땠는지.
환대해준 안규철친구,
운전하느라 고생한 천병헌 손재완친구,
여행의 계기를 만들어준 주문수 신용안친구,
모두들 고맙고,
하절기 건강에 유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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