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고개역은 초파일로 오랜만에 사람이 넘쳤다.
당고개에서 수락산 오르는 길에는 유난히도 절이 많은 탓이다.
청학동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길,
순화궁, 순화궁고개를 지난다.
조선 최고의 미남왕 헌종과 순화궁 경빈 김씨의 600일 사랑.
8세에 즉위하여 23세에 승하한 헌종,
그는 학문과 예술에 조예가 깊었고
순화궁을 엄청 좋아했던 청년이었다.
그녀를 위해 낙선재, 석복헌(경빈의 처소)을 지었다.
진도 운림산방의 주인이며 추사의 문하생, 소치 허련(1809-1892)을
그는 좋아했다.
왜 순화궁 고개인지 알 수 없지만
조선 후기 왕실과 관련이 많았던 내원암을
경빈 김씨가 고개를 넘어 들렸던 것은 아닐까?
사랑의 결실을 보려고.
청학동에서 오르는 수락산 길은
아카시아, 쪽동백의 향이 진하고
오월의 공기는 푸르렀다.
내원암으로 오르는 228 돌계단길을 좀 오르다
오른쪽 암릉길을 오르니
멀리 내원암이 보였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마음의 고뇌는 끝이 없었다.
신라시대 창건되었다는 내원암은 성사(聖寺)라는 칭호를 갖고 있다.
이씨조선 왕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영조, 순조가 이절에서 기도한 결과로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김시습이 이곳에 숨어살았고,
수락의 노을(水落殘照)이라는
시도 남겼다한다.
그래서인지 수락산은 반역의 산이라고도 불리운다.
다른 산들은 도성을 향하고 있는데,
이 산은 등을 돌리고 있다.
암릉길을 더 올라 점심하고
기차바위 옆길로 해서 하산하는 길은 험했다.
차디찬 수락물에 발을 담갔다
석림사로 내려오니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입구에서 생맥주 한잔 내지 석잔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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