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토) 퇴직즈음 결성된 돼지띠 모임,
사친회에서 봄날 행사를 마련했다.
뿌옇기 만한 서울을 떠나 화천으로.
화천은 6.25전란 후 이남으로 수복된 땅으로
인구는 겨우 27천명.
여행자클럽은 산악 해변트래킹 전문업체로
인솔자도 구수하다 할까.
조식으로 나눠준 떡도 따뜻했고.
춘천을 지나고 파라호를 보며 달렸다.
하루 전에는 남북 수뇌회담이 있었고,
화요일(4/24)에는 회원 한명이
세상을 등졌다.
최근 중국어학습에 열중했던 그는,
카톡에 '一起去吧! (함께 가요-)하고
이번 행사에 참여의사를 보였었다.
우리는 화천군 간동면에 있는
근대 문화유산의 하나인 꺼먹다리에 잠간 멈춰
다리의 역사를 들었다.
한국전 당시 중동부 전선을 연결하는 곳으로
전투가 치열했던 곳.
그때의 포탄 총알 흔적이 있다.
1944년 준공된 화천발전소가 생기면서
놓인 다리로, 교각은 일제가, 철골은 러시아가,
한국이 상판을 얹은 다리라고.
해산터널, 해산령 쉼터를 지나
파로호(破虜湖) 상류를 따라 걷기 시작.
화천읍 풍산리 해산터널은 1,986미터 길이의
최북단, 최고봉, 최장 터널.
화천, 양구에 걸친 호수는 화천 간동면 구만리,
화천읍 동천리를 연결하는 댐으로 탄생했다.
한국전때 6사단과 해병 12연대가
중공군 3개 사단을 전멸시켜
이승만 대통령이 파로호라 명명.
화천발전소 탈환에 공이 많았던 켈로
(KLO, 미극동사령부 주한 연락처)부대원의
공을 기리는 건승비가 2009년 건립되었다.
여인은 그때를 아시는지.
오전 일정은 파라호 상류에서 비수구미마을
거쳐 수동분교까지(6키로) 걷고 점심.
오후는 보트로 일부구간을 이동 후
출발지까지 걷고, 평화의 댐 가는 일정.
그리고 화천읍 산소길을 걷는다.
작년 10/28일에는 해산령쉼터에서
비수구미마을까지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었다.
보트 한 척 푸르름을 뚫고.
산길로 접어들었다.
비수구미에는 한국전이 끝나고
이북출신 화전민이 살아온 오지.
비수구미는 물이 있는 아름다운 곳
이라는 뜻으로 보면 좋을듯.
화천읍 동천 2리에 속한다.
다리를 건너 비수구미마을로.
이 마을 3가구를 위한 현수교이기 보다는
관광객을 위한 다리가 되었다.
복사꽃 핀 꽃동네.
3가구 중의 하나, 해산(日山)민박.
민박, 산채밥, 산채 판매, 보트 등으로
이곳 농가들은 수입이 짭짤하다.
마을을 벗어나 수동분교로.
장미과 산딸기속 줄딸기(Korean Creeping
Raspberry)꽃이 지천.
열매는 산딸기보다 크고 실하다.
한국 특산인 인동과의 병꽃이 핀 것을
보니, 여름이 다가왔다는 시그널.
호수 건너, 집 한 채 호젓하고.
비가 온지 얼마 안되는지
웅덩이가 있었고.
산길에서 다시 넓은 길로.
집단적인 야생화 군락은 없었지만,
현호색과에 속하는 괴불주머니가
여기저기 피어 있었다.
현호색(玄胡索)은 씨앗이 검은 데서 유래.
꽃모양이 종달새 닮았다 해서
속명이 코리달리스(그리스어).
우물 안 개구리
명품 소나무 호수물과 어우러지고.
토당귀, 며느리주머니라고도 하는
현호색과 금낭화(Bleeding Heart).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의 봄길)
낙타민박에서 산채밥과 순두부.
모두들 특식이라 입을 쩝쩝 다시고.
황해도 이주민이라는 영감님 내외와
아들이 친절하게 손님을 접대했다.
아들은 수동분교를 에코스쿨로 활용하고.
내 입맛에는 해산령쉼터(해발 773미터)의
도구리산채비빔밥이 더 맛있었다.
보트를 타니
앞에는 선장사모님.
젊은 부부 스키장 일을 한다는데,
보트로 부업을 하나보다.
보트는 물길을 가르고.
플라스틱으로 보트 정박지를 만들었다.
97년말 고갯길이 생겨 비수구미 접근이
쉬워졌으나, 아직도 주민들은
보트를 이용하는 편을 선호한다.
보트 한 대는 자동차 한 대 값이지만,
빠른 이동수단.
다시 산길을 걷다
폼도 잡아보고.
버스로 평화의 댐으로 이동.
동촌2리 애마골소재 평화의 댐은 1986-89년 1차
공사를 했고, 2005년 증축공사가 이루어졌다.
소양, 충주댐에 이어 저수량은 3위이지만,
댐높이는 125미터로 최고.
금강산에서 발원한 금강천은 평화의 댐,
화천댐, 춘천댐으로 흐르고,
홍천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계방천,
내린천과 합쳐저 소양강으로 흐르다,
의암댐에서 두 줄기가 합쳐지고
청평댐에서 홍천강이 합쳐져
북한강이 되어 흐른다.
세계평화의 종 공원에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우리는 비목공원에서 이름 모를
용사를 추모하고.
1960년 초급장교 한명희씨가 평화의 댐
북쪽, 비무장지대에서 녹슨 철모,
돌무덤의 비목을 보고, 지었던 가사에
장일남씨가 곡을 붙인 비목을
우리는 한번쯤 불러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통일의 염원을 모아
세계평화의 종을 타종.
60여개국에서 1만관(37.5톤) 탄피를 수거,
1관을 분리하고 종을 만들었다.
통일이 되는 날, 마지막 1관의 비들기 날개가
평화의 종에 달릴 것이다.
염원을 하면, 어느날 이루어지겠지.
해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파로호.
해산(日山)에 출몰했다는
호랑이모형의 전망대.
미키마우스 닮았다고.
앞에 보이는 해산(1,194미터) 능선
높은 곳이라 그런지
이제야 벗꽃이 만개.
버스로 화천읍 대이리, 산소길로 이동.
파로호 100리길
파로호
길가에는 넓은 눈개승마밭.
장미과의 눈개승마는 관상용으로 재배
되기도 하고, 삼나물이라 하는
가장 빨리 나오는 나물.
눈을 뚫고 나온다 하여 눈개승마.
꽃이 염소수염같아
영어이름은 Goat's Beard.
칼의 노래, 김훈이 이름을 지었다는
'숲으로 다리'
플라스틱 상자 위에 놓여진 다리와 길들,
흔들림이 좋았다.
신록은 이미 우거졌고.
수달래는 수줍은 소녀처럼 피었고.
봄바람에 향기를
흘려보내는 장미과 벚나무속
귀룽나무(九龍木). 구름나무라고도 한다.
서양이름은 Bird Cherry, 꽃말은 사색.
꺽으면 고약한 냄새가 나고,
이꽃이 피면 농사가 시작된다.
깊은 산속의 키다리 귀룽나무만 보다가
딴 나무로 착각. 물가의 귀룽나무는 처음.
귀룽나무 향내에 취해서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에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의 봄길)
우리가 사랑한 이희원 친구,
저 세상에서 봄길을 걷고 있겠지, 한없이.
석양이 아름다웠다.
광나루역 콩집에서 해단식을 하며
친구에 관한 못다한 이야기를 하고,
속으로 통일을 다시 염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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