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월) 거창 금원산으로 출발.
비가 곧 그칠 것 같지 않았고.
비오면 비 오는대로.
지난 4월, 고교시절 수학여행지 해인사를
찾았다가, 겻들어 방문한 안의삼동의 하나
수승대가 계기가 되어,
안의삼동을 마스타하기로 했고,
금원산 등산계획도 세웠다.
안의삼동은 옛 안의현에 있는 세 동천.
(洞天, 아름다운 산천으로 둘러싸인 계곡)
원학동(猿鶴洞)의 수승대 계곡(거창 위천면)
심진동(尋眞洞)의 용추계곡(함양 안의면)
화림동(花林洞)계곡(함양 안의면)을 말한다.
옛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계곡.
중곡동에서 둘이 출발, 용인고속도로 통과,
수원에서 한 친구 픽업해서 아산호 지나
아산친구집으로.
분양 정보앱, 까까조
그리고 노치원(어르신 주간보호센타)의
간판이 눈에 띄었다.
아산친구차로 갈아타고, 1시 반, 거창
마리면에 있는 '따뜻한 밥 한끼가
있는 곳' 국일 한정식에서 점심 한끼.
4월 여행시 오천원짜리 이곳 백반을
잊지못해, 거창산 막걸리 두매산골을
겻들였고.
주인 내외 여전했고, 반갑다고 누렁지에
비타플러스골드를 서비스로 제공.
누렁지는 여행동안 좋은 간식거리였다.
국민학교 2학년때 부부가 만나
서른에 결혼했다고.
식당의 주요 손님은 농사일꾼.
옛날 처럼 일꾼 점심을 집에서
할 수 없어 식당에서 해결한다고.
식사후 사장님 추천한, 길 건너, 홈마트
쇼핑에서 찬거리를 산 후, 대구출신
여사장에게 어떤 관계냐고 물었더니,
양오빠라고. 앞집이나 뒷집이나
둘러대기 선수였다.
길을 떠나 우선 수승대 위천
상류로 가보기로.
삼거리에서 왼쪽 함양가는 길로
달려 병곡마을 입구에서 되돌아왔다.
거창 북상면 병곡리에서 더 오르면
덕유산 동엽령(1,320미터).
동엽령에서 곧장 가면 무주 안성.
오른쪽으로 능선을 타면 향적봉(1,614m)
되돌아오니, 노인회관 옆에
회월정이 있고, 온화한 표정의 아주머니
한분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가 많이 배운 사람인양,
배운 사람이 부럽다고?
회월정(懷月亭), 달을 품은 정자인지,
달을 생각하는 정자인지.
달도 품고, 님도 품으면 더 좋지.
오는 길의 공주 정안이나, 이곳 농월정 근처나
온통 밤꽃천지. 친구들은 과부 바람난다는
얘기를 몇번이나 하고.
북상면에서 덕유산 발원 소정천과
남덕유산 발원 월성천이 만나
위천이 되어 흐른다.
북상면사무소 쪽으로 더 내려오니
용수막(龍水幕)마을 근처에
조선후기 건물, 만월당이 있다.
용수막마을 뒷산은 용의 머리모양이고
이곳에서 월성계곡물과 소정계곡물이
합쳐지며, 마을 앞에 주막이 있었다고.
이마을은 효자가 나는 마을이라 한다.
만월당은 만월당, 정종주선생(1573-
1653)을 기려 세운 건물.
거창 대표적 문인들의 교류장소가 되어
향토문화에 기여했고,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운 분들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장소.
팔완당(八玩堂)은 만월당의 조부를
기린 건물의 편액.(건물은 없어짐)
만월당 뜰에 1593년 진주성 전투시 순절한
정용(1539-1593)지사의 유적비가 있고,
2007년 건립한 문중서원,
효우사가 있다.
처음 본 양파꽃.
파꽃보다 길고 덩치가 크다.
송계사 극락보전.
우리는 북상면사무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 송계사로 직진.
대웅전 우측, 샘터에는
달마대사상이 있고.
절 뒤 덕유산쪽은
비구름이 오락가락.
신라 진덕여왕시절 원효, 의상대사가
영취사를 창건하고, 부속 암자 5개를
지었는데, 그 하나가 송계암.
영취사가 폐사되고 송계사가
그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호젓한 절길을 내려가면,
덕유산국립공원 남덕유분소가 있다.
송계사입구에서 6키로 이르는 노송이
빽빽한 계곡은 절경인데 시간상 생략.
덕유산 지도1.
송계사에서 남덕유산까지는 엄청 멀다.
덕유산 지도 2.
송계사에서 북상면사무소쪽으로 내려오니
은진임씨 세거지와 정려각(旌閭閣)이 있다.
북상면 갈계리 소재.
정려각은 충신, 효자, 열녀의 행적을
기르기 위해 세운 정각.
이곳의 정려각은 임훈선생 등
6분을 모셨다.
은진임씨는 수승대 소유권을 두고
거창신씨와 다투었었다. 임씨는 북상면,
신씨는 아래 위천면이 세거지.
북상면사무소 쪽으로 더 내려오니
북상초등학교, 넓은 교정이 확 트였고,
예쁘고.
이곳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좋을까.
학생수는 31명에 교사 9명,
사무직원 8명. 교직원 1명에
학생수가 2명이 안된다.
동네 아주머니 '학생수는 줄고 있는데
교장 등 있을 것은 다 있다.'고
불만스럽게 말했고.
어디 학교 뿐이랴, 세금 먹는
공직자를 계속 늘리고 있으니.
학교 담장은 아이들의 작품 전시장.
노디는 징검다리의 방언.
위천면으로 내려와 4월에 들렸던
수승대를 다시 들렸다.
수송대를 수승대로 개명한 퇴계선생의
시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수승대계곡은 안의삼동의 하나인
원학동(猿鶴洞)
원학동이나 금원산(金猿山)이나
원숭이가 들어간 것을 보니
이지방에 원숭이가 살긴 살았나?
옛날 선비가 놀던 바위를
다시 거닐어보고.
내린 비로 물이 많이 불었다.
수승대 앞에 있는 민과 함께 하는
여민정도 돌아보았고.
이곳에는 전시실, 유아체험실,
기획전시실, 목재문화체험장이 있는데
얼마나 활용되는지.
풍치만 해치고 있지 않는지.
이날의 일정을 마치고
위천면 상천리에 있는 금원산
자연휴양림 숙소(유안청실) 입소.
휴양림은 2012년 금원산생태수목원과
통합되어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로 개편.
금원산(1,353m)의 모산은 남덕유산.
거창 위천, 북상면 과 함양 안의면에 걸친산.
남으로 기백산(1,331m)을 거쳐 다시
서쪽으로 남덕유산(1,507m)에 이어진다.
이산의 유안청계곡, 가재미골에서
흘러내린 물은 위천의 지류가 되고.
이산의 금빛 나는 원숭이가 피해를 주어
도승이 가두었다는 금원암이
산 허리에 있다.
숙소에 짐풀고, 유안청폭포 가는 길에
장미과의 참조팝나무꽃이 보였다.
중부 이북에서 볼 수 있는 꽃이라는데-
녹나무과의 비목도 보였다.
가곡 비목과는 관련 없고
어디에서나 자라는 흔한 나무.
키가 10여 미터, 한아름 굵기의 나무.
루비구슬 같은 붉은빛 열매를 맺는다.
유안청(儒案廳) 제2폭포.
유안청은 옛날 가섭사 자리에 조선시대
지방향시에 대비, 선비들이 공부하였던 곳.
거창유씨가 처음 터를 잡은 곳이라 하기도.
이태의 남부군에서 빨치산 남녀
500여명이 목욕하던 곳이기도 하다.
숙소에 돌아와 우선
아르헨티니 포도주 한 잔.
저녁은 마리면 홈마트쇼핑에서 산,
비싼 삼겹살로 만든 돼지두루치기가
주메뉴. 비싼 값어치를 톡톡이 했다.
10인용 숙소는 복층 구조.
아래층에 방이 하나 따로 있고.
독방이 아니면 잠을 못이루는 친구가
있어 큰 숙소를 예약했다.
이곳 시설은 잘 지어져 있어, 다른 휴양림
이층에서 잘때와 같이 건조하거나
덥지 않았고.
다음날(6/11, 화) 8:30
금원산 등산 시작.
얼마 안되어 유안청 제1폭포 도착.
가늘고 긴 제2폭포에 비해
웅장하고, 우렁차고.
우리는 2코스로 올라
3코스로 하산하기로. 왕복 9.7km.
햇볕이 나자, 바위 밑에서 또아리를
틀고 몸을 말리는 세 마리 독사 발견.
도망가는 독사를 쫓다, 옆의 독사한테
하마터면 물릴번한 친구, 놀랬고.
붉나무속 개옻나무.
작은 가지, 잎자루가 붉은 갈색.
수액을 채취 도료로 이용하며
독성이 있어 피부염을 일으킨다.
붉나무와 같이 진홍색 단풍이 들고.
계단에서 힘들어 하는 애들 셋.
쉬는 중 친구가 보내온 함만복의 시를
나는 큰 소리로 읊었다.
'뒷산에서 뻐꾸기가 울고
옆산에서 꾀꼬리가 운다.
새소리 서로 부딪히지 않는데
마음은 내마음 끼리도 이리 부딪히니
나무 그늘에서 좀 더 앉아 있어야겠다.'
(그늘학습)
이산에서도 벙어리뻐꾸기소리를 들었다.
깊은 산속에서만 들을 수 있는 새소리.
남의 둥지에 새를 낳고 그 새끼들은
주인의 새끼들을 밀쳐버리니
뻐꾸기는 번식이 잘 되고,
그 소리를 자주 들을 수 밖에.
그나마나 권력에 아첨하는 도종환,
함만복시인 등은 싫지만,
그들의 시마저 싫어할 수는 없지 않은가.
능선에 올라 보는 아랫마을과 들.
정상쪽의 능선들.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고개.
정상치고는 꽤 숲이 우거졌다.
정상같지 않은 정상.
사면의 시야가 막혔다.
여기서 기백산까지는 3.6키로.
폭포를 갔다오는 몇명 빼고는
만난 사람이 없었던 적적한 등산.
오랜만에 보는 둥글레꽃.
백합과 초본식물.
1-2개씩 잎겨드랑이에 꽃이 핀다.
춘궁기에 구황식물로 쓰였고,
차, 강장제, 살충목적으로도 쓰임.
헬기장에서 간단한 점심.
아산친구가 만든 유부초밥, 맛이 그만.
그래도 배부르다고 남은 바나나 둘,
서로 먹으라고 강권.
능선에서 마지막으로 져가는 분홍철쭉
한 송이,
봄을 여읜 여인이다.
이산의 철쭉군락, 꽃이 피면
볼만하겠다. 분홍색의 은은한 물결-
하산을 시작하니 병꽃무리도 보였고.
3코스 하산은 처음부터 급경사이고
걷기 힘든 너덜지대가 계속 이어진다,
2코스가 흙길인데 반해.
2코스로 하산할껄-
몇번이고 후회.
수줍은 함박꽃 아가씨,
우리를 숨어서 보고 있었고.
산목련이라고도 불리는 목련과 식물의
한자이름은 천상의 여인(天女花).
북한에서는 목란이라 부르고
국화로 삼았다.
쪽동백나무꽃은 끝물,
떨어진 꽃잎들이 산길을 수놓고.
꽃들은 소곤소곤 재잘대는 아이들.
열매기름을 동백기름 대신
머리기름으로 사용했다고.
초록색 바위와 조릿대 잎,
예술작품이다.
금원산 생태수목원에 들어서서
자생식물원에서 본 덜꿩나무.
인동과의 키가 2-3m인 작은 나무.
늦봄에서 초여름에 우산모양을 이루며
꽃을 피우고,
추석 전후 콩알굵기 새빨간 열매들이
무리지어 맺힌다. 들에 있는 꿩들이
그 열매를 좋아해서 떨꿩나무.
(박상진 교수)
마침 생태수목원 전시실에선
압화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압화를 제작하는 과정도
설명되어 있었고.
꽃의 여인,
화사하지만, 청초해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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