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안면도 1박 2일

난해 2019. 8. 1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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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화) 7:27, 홀로 떠나는 기차여행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할 자기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채로 있는

그여백으로 인해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 할 수 있게 된다'

(우종영의 '그리움의 간격')




아직도 태풍권 속에 있어

충청도 뜰은 꿀꿀하고.





온양온천역에서 친구 만나

예산, 홍성 지나 안면도 가는 길,

성삼문 유허지(遺墟地)를 들렸다.


홍성군 홍북읍 노은리 소재.

유허지는 역사적 사실이 남아있고

유물, 문화재가 전혀 없는 곳.


주위는 무궁화꽃, 벽오동나무가

줄지어 서있고,

빈 녹색 공터가 공허하다.




1676 사육신의 절의와 덕을 추모하고자

성삼문의 외할아버지 고택 아래

노은사라는 사우(祠宇)가 세워짐.


숙종17년(1692) 녹운서원 사액이

내려졌고 노은서원으로 개칭.


대원군 서원철폐시 유생들이 노은단(가묘)을

세웠고, 매년 10월 제향을 드린다.




충문사에 모셔진 선생의 초상화.


성삼문(1418-1456)선생은 외할아버지댁에서

태어났다. 태어날때 하늘에서 아이를

낳았느냐고 세번 물었다고.


호는 매죽헌, 사육신의 한 분.

홍북읍 대인리에는 같이 죽음을 당한

부친 성승장군의 묘가 있다.



'북은 울려 사람의 목숨을 재촉하는데

머리를 들려보니 해는 기울어 가는구나.

황천에는 주막이 없다는데

누구의 집에서 잠을 자리오.'


참형 전에 지은 선생의 시구.

요즈음 국운은 기우는데,

 나라 위해 목숨 바치는 사람, 있을까.




이곳을 떠나 닭제산 기슭에 있는

최영장군 사당, 기봉사 가는 길,

가파른 재를 넘었다.




홍성 홍북읍 대인리 소재 기봉사.

노은리는 최영장군의 출생지.


고양 벽제읍 대자리에 있는 최영장군 묘에는

오랫동안  풀이 나지않았다, 장군의 말대로.


장군의 기가 하도 세어

무속신앙 숭배대상이라고.




최영장군(1316-1388)은 고려말,

홍건적, 왜구 섬멸에 공이 컸고

홍산대첩도 그 중 하나.


이성계 위화도 회군시

이성계의 세를 막지 못하고,

유배후 참형을 당했다.


황금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 부친의 유언을

 일생동안 충실히 지켜나갔고. 




사당에서 내려본

홍북읍 산하.




태안 안면도 삼봉해수욕장 가는 길,

무더위에 헐떡이는 산과 바다.


태안군 안면읍, 고남면에 걸친

안면도는 우리나라 6번째 섬.


제주도(강화도 6배), 거제도, 진도,

강화도, 남해도 다음.

안면도는 강화도의 1/3.


태안반도의 남쪽, 동쪽 천수만은 홍성,

보령시와 이어지고.

섬 서쪽은 태안해안국립공원.


인조때 운하를 건설함으로 섬이 된

조수가 편안히 누워 쉴 수 있는 곳.

인구는 1.2만, 태안 인구 6.3만의 1/5.




삼봉해수욕장 뒤 곰솔길 중간,

한적한 길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다.


왼쪽에 우리가 사용할

화장실과 세척장이 보이고.


바다에 나갔다오면 세척장에서 친구가

준비한 바가지에 물을 담아 몸에 퍼붓고.

덕분에 샤워장이용료도 절감.


우리 둘의 전용시설.

휴가절정기가 지났고, 손님들이

삼봉 근처를 선호하는 까닭.




곰솔(해송, 흑송)은 바닷물, 억센

바닷바람에 단련을 받아, 아름다운

붉은 피부가 흑색으로 변했다.


흑갈색 나무껍질 때문에 검솔로,

곰솔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곰솔은 남성적, 소나무는 여성적.

(박상진 교수)




곰솔 숲에서 본

삼봉해수욕장의 남쪽.



완성된 삼봉호텔.

텐트에서 잠을 자본지 4년째,

미국 서동횡단여행 이후 처음.




바로 바닷가로 나갔더니

삼봉 바로 아래로 피서객들이 몰려있다.




태풍영향으로 집채만한

파도는 몰려오고.

하와이 못지않은 셔핑이 가능할 듯.


우리도 파도를 탔다,

오랜만의 시원함과 쾌감.




듬직한 친구,

여인을 그리는 듯.


그리움의 파도는 밀려오고.




게들의 작업결과.


게걸음, 게거품, 게눈 감추 듯-

친근감이 가는 게이다.


게는 절지동물 갑각류 중 가장 진화했다.

아가미가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해

게거품 물고.


게는 바다의 청소부로 물고기 등의

사체를 처리하고, 모래 속 유기물을

걸러 먹는다고.




그리움을 벗어나려고 발버둥.




점심으로 짜-짜로니 후딱 해먹고

요즈음 새로 부상하는

태안 안면읍 정당리 부상탑으로.


두 개의 무인도(여우섬과 조구널섬)

사이에 탑이 있고, 밀물이 되면

부상탑이 부상한다.


밀물때면 이곳에 이르는 부교를

건널 텐데, 햇볕은 강하고.


이곳의 일출, 지천인 굴, 안면도쪽의

안면암 전경이 유명세를 탄다고.


삼봉해수욕장에서 동쪽으로 안면도를

횡단하면 바닷가(천수만 건너편)에 위치한다.




부상탑의 주인, 안면암에 들렸더니,

비로전 벽면 불화가 마음에 든다.


안면암은 1998년 건립된 조계종 절.

극락보전, 비로전, 무량수전, 나한전,

용왕각 등 암자치고는 규모가 큰 편.




약사대불, 이절의 대부분 석물이

중국에서 만들어 왔다하니

대불도 그 중 하나겠지.




3층 극락보전에서 내려다본 전경.


바다는 천수만이 보이는 바다.

태안반도 남단에 있는 만으로

서산, 안면읍, 홍성, 보령 사이.


다양한 어류의 서식지이며 철새도래지.

1980년 방조제 건설로

간월호와 부남호가 생겼다.




뒤에 안면암 칠층대탑이 보이는

안면암 입구에 있는 '꽃피는 절',

2007년 창건된 조계종 소속 조그만  절.


안면암에 있던 설암스님이 주지로

대웅보전, 관음전, 공양간이 있다.

어린이 템플스테이를 한다고.


규모를 보면 안면사, 꽃피는 암자가

맞을 듯.




꽃피는 절의 벽화를 보니

어린이 템플스테이에 적격.




꽃피는 절의 꽃피는 카페.


왼쪽에는 원두커피집과 종무소,

불자들이 교대로 운영하는.


마침 어린 딸 둘을 돌보며 여신자가

차를 팔고 있었고,

옆 종무소엔 주지스님이 보였고.

(주지스님 홀로 운영하는 절)


원하는 솔잎차는 없고

시원한 복숭아티를 마셨다.




삼봉해수욕장으로 복귀하니,

오후의 바다는 반짝반짝 빛나고.


이곳에서 남쪽으로 0.8키로 가면

기지포, 9.5키로 가면 꽂지해변.

사람들은 꽂지해변에서 바글거리겠지.




파도는 여전했고

우리는 다시 바다로 텀벙.




바가지 샤워 후

맥주 한 잔 하고 휴식 후,




돼지불고기 구우며 VAL DO REI

스페인산 포도주 들이키는 사이,

하늘은 불그스레한 색시 얼굴이 되었고.




해변의 남쪽은 물안개 피고,

달은 보름달 비슷.


음력, 양력 똑같이 13일.




날은 저물고 술기운은 기분 좋게

오르는데, 비쩍 마른 도베르만 체형의

큰 개가 은근 슬쩍 식탁에 끼어들었다.


여자들이 있었다면

놀라 뒤로 자빠졌을 껄.


불쌍해 남은 고기볶음과 입도 안댄

쌀밥을 퍼주었더니, 허겁지겁 달려들었고.


다음날 아침까지 해결하려는지

입구에서 집을 지키려는지.

깡말랐지만, 위협적인 존재?


4년전 미횡단여행시 요세미티에서

만난 늑대 닮은 개가 생각났고.


가로등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화장실 찾아가는 길, 뒤를 밟던 덩치 큰 개.

얼마나 무서웠던지.




하늘을 보니, 매직아워(magic hour).


일출, 일몰 후 수십분 정도의 시간. 촬영에

필요한 일광이 충분하면서도 인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여명, 황혼 시간때.


하늘은 청색이고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이 난다.




한 밤중 한 주먹으로 괴물개를 퇴치한 후,

그제서야 양치질한 후 잠자려하니,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귀뚤귀뚤-



'잠들지 못하는 기억 하나가

되돌아 오고

되돌아 가고'

(정숙진의 '파도')




다음날 아침의 눈부신 햇살.




볶음밥 해먹고

아무도 없는 아침바다로-




한바탕 파도 타고, 바가지 샤워 후

시끄러움에 바닷가 내다보니,

신나는 아저씨들의 해변 구보.


텐트를 걷으려니, 광복절 맞아

일찍 자리 잡으러 온 젊은이들,

텐트를 치기 시작.




아산으로 철수하는 길,

홍성 갈산면 행산리에 있는

김좌진 장군 생가지 방문.


장군이 태어나고 성장한 곳.



넓은 마당의 명품 소나무,

장군의 기상을 닮았다.




돌에 새겨진 장군의 초상.


김좌진장군(1889-1930)은 1907년 홍성에

호명학교를 설립, 신학문 교육에 힘썼고,


1916년 광복단 가담, 독립투쟁을 전개.

만주 북로군 정서군 총사령관,


1920년 청산리전투에서 일군 1개사단 격파,

1930년 공산당당원에게 암살당함.


일본에 맞서 싸운 독립투사들은

단군과 홍익인간을 숭상하는

대종교인들이 대부분이었고


청산리전투시 체코군단의

무기를 구입하여 싸웠다고.




홍성은 많은 인물을 배출한 곳.

오늘 공부한 인물 외에, 지난번 여행시

공부했던 이응노화백을 제외하면,


한용운, 남구만, 이설선생 등이

앞으로의 과제. 


우리는 홍성을 떠나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를 찾았다.

예산 응봉면 후사리 소재.


2019년 4월 개통된 402미터 길이의

우리나라의 최장 출렁다리.


논산시는 금년도에 600백 미터 길이,

동양 최대의 다리를 개통 예정중.




다리 인근 녹조현상이 나타나 있고.

배 한 척이 녹조를 제거하는 작업 중.




다리 중간부분에 있는 젊은이들,

우리에게 말을 붙였다.




아산시로 돌아와 온양 1동에 있는

신대흥식당에서 충청식 보신탕 들고,


고기를 잘게 뜯어 넣었고

구수한 맛이 특징이랄까.


다음으론 아산시 권곡동에 있는

온양민속박물관을 찾았다.


친구는 지난번 여행시 한 여인보고

양(羊)석상의 뒷부분을 만져보랬다나.

그런데 왜 양석상은 전부 숫놈이지.




건물 입구의 오래된 문인석.


이 박물관은 계몽사 대표 고 김원대

(1921-2000)씨가 심혈을 기울여 설립.


25천평에 7천여점 유물이 있고

야외전시장, 구정아트센터(재일 한국인

이타미준 건축), 생활문화관 등이 있다.


우리나라 생활문화, 예술에 특화된 박물관.




수차의 우리말, 무자위.

재래식 양수기이다.




석경, 종을 쳐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 편경,

편종 등도 전시되어 있고.




인형극에 사용되는 인형및 도구.




밖으로 나오니 백합나무(튤립나무)들이

푸르름을 뽐내고.


목련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북미에

 자생하지만, 우리나라 전국에 식재 가능.


5-6월에 가지끝에 녹황색 튜울립 같은

꽃 한송이를 피운다. 높이는 30m.




천안아산역에서 15:15분 발

KTX로 귀경. 서울까지 35분 소요.


친구와 여행하면 역사기행이 된다.

고맙다, 친구야.


더운 여름 곧 지나면 9월이 되겠지.



하늘 끝없이 멀어지고

물 한없이 차지고

그 여인 고개 숙이고 수심(愁心)지는 구월

기러기 떼 하늘가에 사라지고

가을 잎 빛 없고

그 여인의 새하얀 얼굴 더욱 창백하다.

눈물 어리는 구월.

구월의 풍경은 애처러운 한 편의 시(詩)

그 여인은 나의 가슴에 파묻혀 우다.

(함형수의 '구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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