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 때
아무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
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김재진, 1955-,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올해 고교동기동창회 겸, 강원도 여행.
우리가 18회이니 10월 18일에.
작년엔 양구를 갔었다.
전쟁기념관, 산양 증식 복원센터, 파로호
상무룡출렁다리, 인문학 박물관을 갔었지.
버스에서 아침 김밥 먹고
홍천휴게소 휴식.
이상하게도 남자화장실의 줄이
여자화장실보다 길었다.
남자용을 줄이고 여자용을 늘였나?
가을유람객들이 많았고.
운무는 짙어졌고,
친구들의 우정과 대화도 깊어졌고.
뒷줄 좌로부터 이윤희, 천학기, 최무영, 서영호, 김재홍
이명우, 이영욱, 방인, 이영선, 이수영, 이남규, 조성천
하태욱, 천병헌, 정성익, 윤명섭, 김도원, 소순영
장지우, 이재춘, 윤성식, 권용문, 손재완, 류흥구,
이재동, 최기철, 곽성준. (27명)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에서
오색약수로 출발.
현위치에서 오색약수터까지 3.2km.
옛날 위조엽전을 만들었다는 곳.
편한 길이라 했는데-
웬걸, 지팡이를 집고 가는 친구들, 겁 먹었고.
친구 돕기에 항상 앞장서는 친구들.
나는 항상 후미에 섰다.
다리가 안 좋은 최무영친구 또한
말없이 친구들을 돕는 친구.
자연의 섭리,
하필 저렇게 파졌지?
둔덕도 그렇고.
노란 단풍과 어울어졌고.
수량은 적었지만.
친구들은 자연의 신비에-
설악산의 가을에 빠지기 시작.
오기를 잘했다 하며.
대신 친구들의 옷에 단풍이 들었다.
주전바위 옆에서 와글와글.
시루떡바위라 하기도 하는.
한 여인, 떡시루를 이고 갈 태세.
권용문친구는 폼을 잡고.
출렁다리 건널 때 어찌 겁을 내는지
일부러 그러는지, 손도 잡아주었고.
다리를 일부러 흔들기도 했고.
낙상하여, 다리가 불편한 조성천친구.
이남규친구가 기다리고 있고.
이명우친구, 일찍 의사의 길을 접고 카나다로 간.
올가을 귀국한다더니, 내년 봄으로 연기한 모양.
미남 이남규친구는 거인.
기온이 높아서인지 단풍이 늦다.
파란 하늘이 보였고.
사진찍기 좋아하는 이재춘친구,
항상 뒤쳐졌고.
올해 단풍은 썩 좋지는 않을 것 같다.
친구에게 손을 내밀고.
아직도 젊은 후배들과 육체미운동 중.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길.
사무총장의 계획대로 편한 길?
노니는 것도 좋으련만.
하늘과 흰구름이 잠겨있고.
남정네들만.
오색 제2약수터는 그냥 지나쳤고.
다리가 불편한 친구들, 익숙해졌는지
보이지를 않았다.
정상부엔 한사람 겨우 앉을 수 있다 하여
독좌암이라 부르기도.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도종환, 1955-, 단풍 드는 날)
좌측에 이수영, 이명우친구.
자세히 보면 윤성식친구 등 친구들이 보이고.
성식친구 큰병을 이기고
조금 말랐지만 큰 목소리는 여전.
옛날 오색석(五色石)에서 분출되는 약수가
있었다는 오색석사가 있던자리에 있는 절.
오색이란 이름의 기원.
근래 이법당을 세우고 성국사라 했다.
남설악을 품고 있는 절.
불교에서는 청,황,적,백,흑색의 오색을
정색(正色)으로 삼고 있어 절의 이름이
오색석사라는 설도 있다.
완전히 무너졌던 것을 1971년에 복원.
기단 두 단, 3층의 탑신에
탑 꼭대기엔 장식부.
한국, 만주에 분포하는 밀원식물.
향료로 이용 가능.
신라말기 승려 도의가 창건했던 오색석사.
담장이도 단풍이 물들어 갔고.
크기도 해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뻥이 세다.
오색약수 한 모금.
50분 걸린다는 길을 1시간 40분 걸려 완보..
얼마나 느긋한 산책이냐.
자연을 즐기며, 친구들과 담소하며.
여기서 50m오르면
법향(法香)이 가득하다는 조그만 절,
망월사.
오색에 와본지 20년은 안 되겠지만
너무 많이 변한 것 같다.
16세기 무렵 오색석사의 한 스님이 발견했다는
오색약수, 나트륨, 철분 등이 함유되어
특이한 맛과 색.
탄산이 강하지 않아 마시기 편하다.
옛날 자연산 곰취를 채취, 뜨거운 밥에 먹던
그 맛이 그립다.
그런대로 맛있었던 산채비빔밥.
28명이 건배.
동걸친구와 식사하면서
10/15일 타계한 전 농촌경제연구원장
이정환선배 이야기를 했다.
문상도 했고
모임, 개인적으로 만났고,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었는데
정말 아쉽다는 동걸친구.
정면을 보고있는 연두색 옷차림의 이재동회장,
학교 다닐 때는 친하지 않았지만
부드럽고 위트도 있는 친구.
모두들 노인이 되었는지
맛있게 먹었고.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
4km의 해수욕장이 있고,
기암괴석과 송림이 어우러진 곳에
하조대(河趙臺)가 있다.
이곳의 고 정지형친구의 아파트를 들락날락했던 곳.
퇴직후 휴식처였지.
미국의 방현진, 석보환친구 등도 이곳에서 만났고.
방현진친구도 고인이 된지 오래.
어성전에서 물고기를 잡아 요리를 해서
둘째 딸과 친구들도 불렀었고.
동걸친구 자동차로 이동중이라
이번에도 사진엔 없다.
전에 못보던 전망대.
하조대 가는 길이 어딘지 가늠할 수 없었고.
우리들처럼 정답게 놀고 있었고.
'하도 곤해선가 머리 숙인 해당화
양귀비가 술에 취해 몸 가누지 못하는듯
꾀꼬리가 울어대어 단꿈에서 깨어나
방긋이 웃는 모습 더욱 맵시 고와라'
(동국이상국집, 이규보, 1169-1241)
우리친구들 걸어오고.
옛길은 그대로 있고.
고려말 하륜(1348-1416)과 조준(1346-1405)이
은둔하며 새로운 왕조를 세우려는
혁명을 꾀한 곳.
둘 모두 정도전과 대립, 이방원을 지지.
특히 하륜은 일찌기 이방원이 왕의 재목임을
알아보고 왕자의 난을 뒤에서 조정했다고.
이방원 뒤의 지략가며 실천가.
하륜은 무학천도와 운하건설을 시도했으나
이루지는 못했다.
정종때 정자가 세워졌고
근래에 와서 육각정 건립.
하태욱, 조성천 대감.
태욱친구는 거동이 불편한 모친과
장인어른 모시느라 정신이 없다.
모처럼의 외출.
최기철, 곽성준, 이영선, 류흥구친구.
학자의 모델, 영선친구는
통일과 나눔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아직도 얼굴이 불그스레.
'어느 날 네가 메마른 들꽃으로 피어
흔들리고 있다면
소리없이 구르는 개울 되어
네 곁에 흐르리라
저물 녘 들판에 혼자 서서 네가
말없이 어둠을 맞이하고 있다면
작지만 꺼지지 않는 모닥불 되어
네 곁에 타오르리라
단지 사랑하는 이유로 네가
누군가를 위해 울고 있다면
손수건 되어 네 눈물 닦으리라
어느 날 갑자기
가까운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순간 네게 온다면
가만히 네 손 당겨 내 앞에 두고
네가 짓는 미소로 위로하리라'
(김재진, 1955-, 친구에게)
회장단과 천병헌친구.
지우친구는 병원도 쉬고 행사에 참여.
우리들의 잇발을 위해 치과세트를 선물로.
사진에 없는 친구들은 정자 아래 어디서
놀고 있겠지.
꽤 오래된.
주차장으로 복귀
동걸친구와 이별.
친구는 대관령 숙소로 .
버스는 파라호를 지났고.
홍천 두촌면 철정리.
이곳에 온지도 꽤 오래되었다.
회장의 말씀 뒤에
총장의 한 해 살림살이 보고
그리고 방인감사의 소견.
작년 총회겸 소풍엔 36명,
4년전 코로나 전엔 37명,
올해는 28명 참석.
앞으론 건강한 얼굴로
더 많이 참석하겠지.
교통체증도 심하지 않고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되어
7시 되기 전에 서울 도착.
순대국에 이별의 소주.
친구들과 함께 한 10/18일,
멋지고 즐거웠던 하루.
작년 양구행사때 파로호 상무룡 출렁다리에서
멋진 노래를 불러 여인네들에게 앵콜을 받았던
고학찬친구가 병이 재발되어 못나오는 등
여러친구들 투병중에 있고.
투병중인 마나님을 간호중인 친구도 여러명.
쾌차를 빕니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봄소풍 (0) | 2024.04.08 |
---|---|
새조개, 주꾸미 기행 (1) | 2024.03.25 |
제부도, 누에섬, 퇴적암층, 공룡알 그리고 세렝게티 (1) | 2023.10.09 |
백마고지역에서 소이산, 노동당사로 (1) | 2023.10.05 |
평창, 고성 2박 3일 (2) (0) | 2023.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