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청량리역에서 9:22분발 KTX로 진부로 출발.
같은 대학과 직장을 나온 선후배 모임, 상록회.
11명의 회원이 참여했고, 최고참 선배와 막내의
학번차가 17년. 그래도 의사소통은 원활,
마음이 항상 젊기 때문(evergreen)이다.
만종역에서 잠시 정차.
밀레의 만종(晩鐘)이 있는 곳?
만 개의 종이 울려 시끄러운 곳?
마을 앞에서 치악산 비로봉을 바라본다는
의미에서 망종(望鍾)이 만종으로 바뀌었다고.
치악산 상원사의 구렁이와 꿩의 전설은
종과 연결된다. 수행이 깊은 승려는 꿩을
해치려는 구렁이를 쳐서 꿩 일가를 구했고.
구렁이의 아내는 스님을 위협하자
꿩과 새끼들은 상원사의 종을 세 번 울려
죽은 구렁이는 승천을 할 수 있었고
승려는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
대학 2학년때 설악산을 갔을 때
버스는 비포장 흙먼지를 날리며
평창읍, 대화를 거쳐 평창에 입성.
시간은 네 다섯 시간 이상 걸렸지.
초가집만 있던 설악동엔
7-8시간 걸렸던가.
진부역에서 택시를 타고 월정사 입구로.
오대영산(靈山)?
오대산은 신령스럽고 부처님께
제사를 지내는 산.
너무 빠르지 않아? 하여튼 황태구이에
메밀막걸리, 산채비빔밥, 마가목차.
마가목주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터인데.
식당 사장 말로는 이곳의 개화는 서울, 강릉
등에 비해 한달이 느리다고.
언제 꽃을 보려나.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山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甘露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山너머는 平安道땅이 뵈인다는 이 山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백석, 1912-1995, 白樺)
*박우물:바가지로 물을 푸는 얕은 우물.
추운 지방은 온통 자작나무 차지.
북한이 남방한계선.
경주 천마총 등도 자작나무 껍질을 이용.
옛날, 화촉을 밝힐 때도 자작나무.
(박상진교수)
하루 전에도 비가 왔고
최고기온은 23도.(평창은 20도 정도)
음지에는 눈이 쌓였지만
따뜻한 날씨.
'밤새 다녀가셨나 보다
유리창에 수많은 발자국들
아침 이슬에 스멀거리는
회한의 눈물
작은 새소리가 날아다닌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세월이 그리고 간 눈가의 주름
삶의 조각들 사이로
동맥이 굽이쳐가는 소리 들린다
바람의 뼈에 시 한편 새기다
삶의 등판에 식은땀만 흐른다
흔적 없이 떠나는 날엔
깜깜한 어둠의 등걸
숲속의 향기 피운 그 자리에
우리들은 숲이 되고
설레임 가슴에 일어
도도한 겨울은 옷을 벗어
개울가 버들가지 위에
내던지고 간다'
(소담/안영, 겨울의 흔적)
오대산(1,563m)에는 비로봉, 동대산,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등이 있고, 봉우리 사이에 중대, 동대, 서대,
남대, 북대 등이 있고 태백산맥에 솟은 산.
화강암, 화강편마암의 오랜 풍화로 곳곳이
평탄하고 평창, 홍천, 강릉에 걸쳐있다.
이응두회장님, 소풍가는 날,
택일을 잘 하셨다.
오대산 국립공원은 월정사, 상원사 등이 있는
월정지구는 산세가 완만, 여성다운
부드러움이 있고,
진고개, 노인봉(1,338m), 소금강계곡이 있는
소금강지구는 산세가 화려하고 남성적.
계방산(1,579m), 운두령이 있는 계방산지구는
겨울산이 유명, 한국의 알프스.
공원은 홍천군 내면, 강릉시 연곡면, 평창군
용평, 진부, 대관령면에 걸쳐 있다,
필요한 자료를 얻고
버스시간표를 확인하고
상원사 입구로.
2019년 기준 수령 250세.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토종 잎갈나무(이깔나무).
잎을 간다는 뜻. 말하자면 낙엽송.
순수잎갈나무는 광릉수목원 안에 1910년에
심어진 30여그루가 자라는 것이 전부.
백두산, 개마고원의 원시림을 이루는
대표적인 소나무과의 나무.
우리 주변은 온통 일본 잎갈나무.
60-70년대 나무심기가 한창일때 권장 1순위.
곧게 잘 자라고 11월말쯤 노란 단풍이 아름다운
일본낙엽송. 고목이 될 만큼 오래 살지 못한다.
일본잎갈나무와 우리 잎갈나무와의
차이는 솔방울의 형태와 숫자라 하지만
실제로 구분이 쉽지 않다고.
재질이 단단, 건축재 등으로 쓰이나
잘 부러지고 재질이 균일치 않음.
(박상진교수)
'가지마다 파아란 하늘을 받들었다
파릇한 새순이 꽃보다 고옵다
청송이라도 가을되면 홀홀 낙엽진다 하느니
봄마다 새로 젊은 사랑이 사랑옵다
낮에는 햇볕 입고 밤에 별이 소올솔 내리는
이슬 마시고
파릇한 새순이 여름으로 자란다.'
(박두진, 1916-1998, 낙엽송)
세조가 이곳에서 목욕할 때
의관을 걸어둔 곳.
피부병으로 고생하던 세조가 치료를 위해
상원사로 행차, 계곡에서 혼자 목욕을 하다
숲속에서 만난 동자에게 등을 밀어다라고 부탁.
목욕을마치자 세조가 "임금의 옥체를 씻었다고
말하지 말라" 했더니, 동자는 "임금은 문수
보살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하고 자취를 감춤.
이후 병이 나은 세조가 문수동자의 초상과
조각상을 만들게 했다 한다.
삼화상 부도전과 탑비가 있고.
조계종 초대 종정 한암 대종사(1876-1951),
현대불교의 아버지 탄허 대종사(1913-1983),
전쟁후 월정사를 중건한 만화 대종사(1922-
1983)가 삼화상.
탄허는 만화의 은사이고
한암은 탄허의 스승.
장기간 마님 병간호로 고생하다,
작년에 하늘로 마님을 보낸 이호겸회원.
시종 얼굴에 미소.
그림도 열심히 그리고, 각종 모임에 열심히 참석.
우리가 다닌 직장은 정말 좋은 직장.
직원수가 많은데 정이 많은 동인들.
30여년의 직장생활 후 만나는 모임도 많다.
올해 들어 친한 친구 한명, 상처를 하고는
아직도 실의에 빠져 헤어날줄 모른다.
자식도 없는데다, 일찍 대기업을 퇴사하니
모임도 많지 않고 성격도 소극적으로
변하였으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고.
나이가 들수록 대처능력이 필요하고
혼자 사는 법도 배워야 되고.
상원사가 보였다.
선배님들도 잘 오르신다.
앞의 산줄기가 청풍루 창에 비추이고.
신라 성덕왕 4년(705), 보천, 효명태자가
창건한 절. 왕이 죽자 보천은 돌아가지 않자
신하들은 효명을 모시고 왕위에 추대.
창건 당시는 진여원(眞如院).
세조때 상원사가 되었고 문수동자상을 봉안.
세조의 원찰.
6.25때 오대산에서 유일하게 불타지 않았고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 중대에 위치한 절.
함께 촬영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어느분이 빠졌나?
유일하게 문수보살을 모신 절.
어느 틈에 두분 선배님, 문수전에 참배를 하셨다.
문수동자좌상(국보)은 목조상으로
1466년(세조 12) 제조.
세조가 피부병을 고치려 상원사로 가는 도중에
만난 동자의 모습으로 만난 문수보살을 형상화.
세조의 딸, 의숙공주 부부가 만들어 모셨다고.
동자상에서 발원문과 23점의 복장유물(보물)과
복장사리(보물)가 발견됨.
이것들은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보관됨.
세조의 상원사 중창과 지원내용및 취지에 대한
상원사 중창 권선문(국보)도 성보박물관에
같이 보관.
세조가 법당으로 들어설 때 고양이 한마리가
옷자락을 물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여
법당에 잠복한 자객을 피할 수 있었다고.
동정각(動靜閣) 편액은 탄허스님 글씨.
725년(성덕왕 24)에 제조된 범종.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동종 가운데 가장 오래된 범종.
구름 위로 날면서 옷깃을 흩날리며
악기를 연주하는 비천상.
5층석탑.
세명은 또 어디로?
최고참 홍석인선배님, 걱정을 했는데
걷기도 잘하시고 뒤쳐지도 않으셨다.
매일 석촌호수를 3천보 걸으신다고.
목조 달마대사상.
심우당이 아니고.
찾은 소를 잘 길러야지.
책과 선물을 파는 수다라(修多羅).
수다라는 부처의 말씀을 적은 경전.
마음이 편해지는 동자.
돌아서 내려가는 길.
이곳에서 적멸보궁까지 1.5km,
비로봉까지 3.0km.
허리가 좋지 않으신 변유식선배님,
관절이 좋아지는 관절보궁은 없냐고.
적멸(寂滅)은 번뇌의 세상을
벗어난 높은 경지.
봄바람이 불면 피는 꽃.
홀아비도 바람 나고
너도 바람 나고
나도 바람 나고.
이번에도 우리가 전세를 낸 셈.
지장교를 건느고.
이 평평한 길엔 일제강점기때 협궤레일이 있었다.
벌채한 목재 운반을 위해 상원사까지.
이 목재들은 주문진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
1927년부터 해방 전까지.
여규동회원과 서정근 전회장님.
뒤는 변선배님과 정진석선배님.
여규동, 고영곤회원은 동기생.
말은 안해도 뒤가 든든하다.
영곤친구는 큰 수술을 한지 얼마 안되었어도
잘 걸으니 다행.
흰머리가 많은 것이 멀리서도 눈에 뜨인다.
세방낙조(細方落照)는 올망졸망 자리한 섬들
사이로 해가 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자연부락 이름이 세방리.
윤한철회원은 이번 소풍에 참여하기 전
진도길을 걸었고, 남파랑길 등 두권의 책을
발간, 여행작가로
입지를 굳혔다.
여행을 자주 하다보면 역사, 동식물 등에
박식해질 수밖에.
상원사 입구의 낙엽송 이야기를 하며
재미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분꽃은 4시에 개화하고 인동초는 수정이 되면
흰꽃이 노랑꽃이 되어 필요없이 벌, 나비가
날아드는 것을 방지한다고.
밤에 피는 박꽃은 각시나방이 수정을 해주고.
모든 것을 잠시 잊고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며 걷는 선재길.
화엄경의 선재는 동자라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 보자고?
이곳에 올때마다 공사는 진행중.
부유한 절이라 그런가.
부처님의 젓?
공사차는 왔다갔다-
불교와 절에 대한 지식이 많으신 이회장님,
열심히 설명을 해주셨고,
하용성선배님은 인도 문화에 관심이 있으셨고.
힌두교와 불교는 같은 뿌리.
힌두교신들은 창조를 하는 신이기도 하지만
파괴도 마다않는 신.
독실한 교회 신자, 정진석선배님은 염불을
술술 풀어내셨다.
한때 불경에 심취하셨다고.
오른쪽엔 석등, 석조공양보살좌상 모조품. 진품
(국보)은 성보박물관에 있고.
왼쪽은 적광전. 편액은 탄허스님 글씨.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시는 법당.
하느님이란 뜻의 부처로 대적광불이라고도
불린다.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광명의 부처.
석가모니의 본신이라는 법신(法身).
적광전은 비로전, 화엄전, 광명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화엄종의 경우, 대웅전 대신
적광전을 본당으로 삼느다.
월정사 8각9층석탑을 향해 오른쪽 무릎을
꿇고 왼 다리를 세워 탑에 대해
공양을 올리는 보살.
높다란 보관, 충만한 미소.
고려시대 화엄종 사찰에서 만든
특징을 보여준다.
한암, 탄허, 만화, 지암스님 등.
지암스님은 조계종 초대 총무원장.
이절을 창건한 자장율사(590-658)가 모셔져 있다.
636년(선덕여왕 5)에 제자 10여명과 당나라
오대산에 가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가사와 사리를 받고 불도를 닦았고,
646년 돌아와 분황사 주지를 하면서
황룡사, 궁중에서 강론을 폈다고.
말년에 태백산에 석남원(정암사)을 세우고
입적. 생전에 선덕여왕이 재상에 임명했으나
나가지 않았다고. (출가전 진골출신 귀족)
가운데가 자장율사 진영.
이절의 강당.
이절에는 탄허스님의 글씨가 많이 남아있다.
금강루, 보장각(성보박물관), 설선당,
용금루, 대강당 등.
보통 절의 찻집을 찾는 것은 솔향차 등을
마실 수 있고 친절한 보살들이 권하는
연으로 만든 특이한 식품을 맛볼 수 있기 때문.
차는 쌍화차, 생강차 등 몇가지 안되고
빵집에서 나온 일반적인 빵들 몇가지 뿐.
할 수 없이 쌍화차, 생강차를 들 수 밖에.
보살들도 세속에 절어 불친절했고.
옆자리에서 휴식중인 스님들,
일상 절에서 만나는 다소곳한 태도도 없고
배도 엄청 불룩.
절을 찾는 관광객들도 많고
돈이 많은 절이라 그런지.
다시 산책을 나섰다.
자연친화적.
미소를 띤 것 같기도 하고.
마음에 들었다.
'양쪽 모두 못이루리
한가지에 못통하면
동관動觀과 통하니
지관止觀으로 돌아가고'
무슨 말인지 통 감이 안잡힌다.
기린은 성인이 이 세상에 나올 징조로
나타난다고 하는 상상 속의 짐승.
한쪽에선 집짓는 공사가 계속되고.
지장전은 명부전, 시왕전과 같은 불전.
염라대왕 등 10왕을 모신 주존은 지장보살.
오늘 하루를 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가자.
분위기가 틀려, 지나가는 보살에게 물었더니
역시 비구니절.
월정사에서 흐려진 마음이 정화되는 듯.
이절의 종무소.
고요함을 즐길 수 있는 북방 최초의
비구니 선원이라네.
오대산 기린봉(두루봉, 1,226m) 아래
터를 잡은 절.
올봄의 잦은 눈, 비로 수량이 넉넉하고.
우리는 금강교를 지났다.
지나가는 부부,
여자만 맨발로 걸었다.
600세로 이숲에서 가장 연장자였던 나무.
전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늘푸른 바늘잎나무.
추위에 강한 고산성 교목.
상처가 나면 젖이 나오다고 하여
젖나무로 불리다가 전나무가 되었다.
절의 입구를 알리는 문.
탄허스님의 친필.
2층홀 100석이 완비되고
노래방시설도 완비된 유흥주점.
세번째 버스지만 이번에도 전세.
버스 안에는 '마약 없는 밝은 세상
함께 만들어요'라고 쓴 표어.
우리가 인식을 못하고 있지만 심각한가 보다.
아직도 겨울인지라 썰렁.
옛날에는 이곳에서 돈 자랑 할 수 없던 곳.
대지주들이 많았고, 고냉지 농사는 투기사업.
노인들은 돌아가시고 자손들이 온전히
그 재산을 유지하고 있을라나.
막국수 먹을 때 처음에는 들기름과 간장만
넣고 순수한 맛을보고 난 후,
들깨, 갓김치, 매실액 등을 넣고 비비라고.
다대기 없는 막국수.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수육은 정말 별로였고.
여종업원들은 태국친구들이었는데
우리나라말이 전혀 안통했다.
그런데 카드결제는 얼마나 빨리 하는지.
폼락쿤(I love you) 했더니 웃기만 했고.
15천보를 걸은 저녁은 소주가 대세.
맨좌측은 비주류.
이여행 전 손주들과 제주도를 갔다오신 회장님,
대학교를 다니는 손주들과 과음하셨다고
비주류에 합류.
가운데는 중간파.
맨우측은 주당파. 변유식, 서정근, 하용성,
정진석 선배님. 58, 59, 61, 62학번.
네 분이 소주 3병을 순식간에.
술을 맛있게 빨아대는 소리에
분위기가 옆으로 전달되었다.
좋을시고.
택시로 진부역까지 이동.
3대를 오라고 해 탔는데,
막차에 내자리가 없다.
술취했나?
서글서글한 음식점사장이 자기차로
이호겸아우와 나를 역으로 모셨다.
사진을 보니 최고 17년 차이인데
얼굴모습이 별로 차이가 없다.
막내가 70이 다되었으니.
올때와는 달리 분위기가 바뀌어
차장이 와서는 조용하라고.
그렇건 말건 정담이 오가는 시간.
내자리 좌측에는 동기 두 친구,
오른쪽에는 직속 아래 이호겸친구.
머리를 왼쪽, 오른쪽으로 돌리며
못다한 말도 하고.
선후배님 덕분에 하루지만 좋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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