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온 길

산촌칩거3

난해 2017. 8. 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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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지붕을 보니 웬 연기?

 

8월에도 16도까지 기온이 내려가니,

아침햇살에 이슬이 증발하는 것이 보입니다.

 

 

 

8/14일 아침 반가운 손님이 왔다하여 나가보니,

이영선친구였습니다.

 

친구부인과 이집 정사장부인과는 사촌지간.

부부가 드라이브나왔다, 어제 밤 늦게 들려 바로 옆방에서 잤다구요.

이젠 바쁜공직에서 한걸음 물러나 여유가 생긴 모양입니다.

 

작년 8월 제주도에서 태풍때문에 발이 묶여 있을 때, 김정서목사와 같이 식사한 후,

또 이곳에서 우연히 만나다니--

 

사람은 죄짓고 못산다 하더니,

딱 맞는 말입니다.

 

 

 

비오는 날이나

 

 

 

독상을 마주 할 때,  

귀뚜라미 한 마리가 방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한밤중에 '귀뚤귀뚤'울어댈 때,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8/16일에는 가리왕산의 아우격인, 중왕산(1376미터)을 처음 올랐습니다.

입구에서 계속 올라, 청옥산과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완만히 오르면,

헬기장에 정상 표시가 초라하게 되어 있죠.

 

 

 

정상 가는 길에는 이질풀, 동자꽃, 초롱꽃 등이 무리지어 피어있었고,

반대쪽으로 하산하려했더니, 멧돼지들이 어지럽게 파헤쳐놓아, 길을 찾을 수 없었죠.

 

정상에는 엘러지들이 무척 많은데, 돼지들이 그뿌리를 엄청 좋아합니다.

그래서 길이 엉망이 된거죠.

 

천천히 산행을 했더니, 왕복 6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산을 오르는중, 조그만 벌에 쏘였는데, 점점 부어올라

다음날 보건지소에 들려 치료를 받았습니다.

 

보건지소에는 전문의 두세명이 근무하고 있고,

고참간호사가 있는 출장소가 면내 세군데나 있어,

산골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일은 없지요.

 

물론 119서비스도 받을 수 있고요.

 

 

 

 

8/19일에는 경희친구가 위문와서, 평창 미탄면 웰컴투동막골 촬영장을 찾아,

 

 

 

 

비행기잔해도 둘러보며, 남북군이 벌였던 코미디를 회상했습니다.

 

 

 

그리고 평창읍 장암산에서 패러그라이딩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평창읍의 왼쪽,

 

 

 

평창읍 오른쪽.

평창강이 읍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 영월쪽으로 흘러 갑니다.

렌즈가 50미리라 한장으로 잡을 수 없어 아쉬었죠.

 

 

 

장암산 정상에서 한장.

 

 

 

다음날에는  어항 등 물고기 잡을 준비를 해서 뇌운계곡을 찾았지만,

물도 깊었고, '그렇게들 많이 잡아먹었으니, 물고기가 있겠어?'하는 아주머니 말을 듣고,

 

 

 

금당계곡 하류에 어항을 놓았지만,

옛날같이 물이 깨끗하지도 않고, 이끼만 무성, 허당이었습니다.

아! 옛날이여.

 

 

 

 

8/26일에는 4명의 위문단이 와서, 오랜만에 담소도 했습니다.

 

 

 

물론 위문품으로 냉장고는 꽉 찼죠.

 

 

 

9/2일에는 재차 방문한 경희친구와 오대산 비로봉을 향해 출발.

장평에서 진부가는 버스를 타고, 진부버스터미날에 내렸습니다.

 

 

 

터미날 구석에는 아직도 산나물취급점, 그리고 평창토종강냉이 뻥공장이 있었고요.

토종강냉이 먹어본 아줌마들 중독이 되고 말죠, 그 구수한 맛에.

 

상원사 가는 버스 기다리는 동안, 거의 한봉다리 비워버렸습니다.

 

 

 

상원사에서 비로봉가는 초입, 아름드리 전나무 등의 큰 숲,

가평산촌과는 다른 깊은 맛이 있죠.

 

 

 

중대사자암비로전, 적멸보궁을 지나,

 

 

 

비로봉 오르는 길의 동자꽃, 이질풀, 물봉선 등은 중왕산에서도 볼 수 있는 야생화였지만,

진범은 오랜만에 보는 희귀 야생화였습니다.

 

 

 

상원사에서  오른 3키로 경사길, 쌀쌀한 날씨에도 진땀이 났죠.

오대산비로봉(1563미터)에 오르니 오던 비는 그쳤으나 사방은 오리무중.

 

 

 

잠시후 능선들이 희미하게 보이더니, 햇빛이 잠깐 비추었다, 또 먹구름이 몰려오고,

 

 

 

내려올 땐 여유를 가지고 적멸보궁, 상원사를 둘러보았는데,

세조와 관련된 이야기를 갖고 있는 상원사는 참 크고 멋진 절이었습니다.

 

 

 

어데를 헤매노, 이친구야.

 

 

 

다음날 아침산보를 하는중, 김지탄친구가 위문온다는 전화.

 

 

 

산촌에서 넷이 만나, 대화로 나와 경희친구보내는 길,

곤드레밥 맛있게 먹은 후, 한 장.

 

 

 

손님들이 오면, 찾는 맛집은 둘.

대화터미날 건너편에 있는 청룡산가든.

 

곤드레밥과 나물들이 일품.

 

 

 

터미날 윗편에 있는 토담집.

부용꽃이 이쁘게 피어있고, 막국수 강냉이공이국수 부침개가 일품.

 

 

 

손님을 대화터미날에서 보내는 일도 중요한 일이죠.

시간이 남으면, 건너편 땀띠공원에서 여유를 부리기도 하고.

 

버스 떠날 때 손 흔드는 모양새, 옛일도 생각나고,

 

 

 

마나님들, 친구들에게 손 흔들고나서는

땀띠샘에서 길이 통하는 청룡산에 올라 아담한 대화면소재지를 내려다봅니다.

살고싶은 생각이 나죠.

 

옛날 동해안쪽으로 갈려면, 비포장 흙먼지길을 가던 때는

반드시 대화를 거쳐야했고, 대화버스정류장은 항상 복작였죠.

 

퇴직하고 몇개월 대화에 머물던 때

'형님 형님'하며 잘 따랐던 광구아우도 떠오르죠.

사업실패로 낙심하던 중, 교통사고로 가버린 그의 선한 얼굴이 선합니다.

 

 

 

찬거리가 떨어지면, 오일장을 찾죠.

 

2,7일은 봉평, 3,8일은 진부장

4,9일은 대화, 5,10일은 평창장입니다.

 

 

 

평창읍은 군청소재지라 상설시장이 잘 되어있어 그런지,

오일장이 제일 엉성하고, 값도 비싸죠.

 

 

 

진부장은 크지만 좀 엉성하고,

 

 

 

봉평장이 제일 북적입니다.

메밀꽃 필 무렵의 허생원 덕일까요?

 

 

 

모자장사도 있고,

8월장에 벌써 송이버섯이 출하되었습니다.

싱싱한 표고를 샀더니, 아주머니 덤도 푸짐합니다.

 

 

 

봉평의 우리단골집 옥봉식당에 들려, 선지순대국을 시켰더니,

우릴 알아본 사장님, 양도 푸짐히 주고, 순대도 따로 한접시 써비스로 내왔습니다,

형부생각이 난다며.

 

문밖을 내다보면, 멋쟁이들이 많이 지나가죠.

 

 

 

대화장엔 벌써 머루가 나왔습니다.

 

제일 작지만 정이 가는 장.

찐 옥수수파는 아낙네의 주름살과 표정에 동정이 가고,

수수부꾸미가 어느 장보다 크고, 맛있죠.

 

 

 

이곳에 온지 거의 한달.

낮에도 햇살이 없으면, 한기를 느끼고,

 

붉나무, 화살나무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산보길에 찜을 해놓은 다래, 머루가 아직도 덜익어,

떠나기전에 제맛을 볼 수 없어 아쉽죠.

 

 

 

또 한가지 진짜 아쉬운 것은 이곳의 토끼들을 볼 수 없게된 것이죠.

 

정사장이 학교에서 얻어와 기른 한쌍이 30마리 이상 늘었던 것인데,

이놈들이 주위의 농산물을 건드리기 시작해,

우리가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전부 총살을 당했죠.

 

집토끼가 해로운 동물이냐?

밖에 놓아기르면 그렇다네요.

 

 

 

이곳 산촌의 주요작물은 고냉지채소, 더덕, 고추 등입니다.

올해는 고냉지채소 값이 좋았다네요, 긴 가뭄 덕분에.

 

농부들은 더운 낮을 피해 밤늦게까지 일하죠.

 

 

 

한달 동안 느낀 점도 많죠.

 

마나님들이 이곳에 왔다 떠날 때,

우리 둘보고 싸우지말라고 부탁하길래,

몇일이나 살다오나 보자고 하길래,

무슨 말이냐고 의아해했습니다.

 

 

 

둘의 잠자기습관(한사람은 일찍 자고, 또 한사람은 늦게 자고),

식성,  선호하는 티브채널 등등

심지어는 빨래 너는 습관(한사람은 건조대에, 한사람은 자동차 본넷 위에)까지 틀리니--

 

그러니 이삼십년 틀린 환경에서 자란 부부가

사십년 가까이 같이 살다보면, 안싸우겠습니까?

 

 

 

둘이 한달 같이 지나는 동안, 더 돈독해졌죠.

이 친구 운전하랴, 식사준비하랴 고생이 많았죠.

 

산보길에 보면, 때아니게 목련이 꽃을 피우고--

 

 

 

과꽃도 정겹고요--

 

야생화 나무공부도 엄청했습니다.

똑 같은 산보길인데도

새로운 꽃이 매일 나타나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

 

 

 

그나마나 큰일이 생겼습니다.

 

요즈음 마나님하고 통화를 하면, 목소리가 쌩쌩해졌는데,

상경하면, 짜증난 목소리로 바뀔텐데,

갈데도 없고, 어떻게 하죠?

 

'나 어떻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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