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 혜화동, 낙산성곽길 소요(逍遙)

4/23(화) 강북모임 네 부부가

고궁산책 하기로 했다.

3/26 돼지띠 모임에서 이미 방문한

창덕궁과 후원을, 한달 거의 된 시점에서.

11시30분 안국역에서 만나, 창덕궁

인근, 천하보쌈에서 점심을 들고.

창덕궁엘 들어서니, 한달 전

피었던 꽃들(미선나무꽃, 영춘화,

진달래, 홍매화, 벚꽃 등)은 이미 지고.

인동과의 병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백자나 청자병 모양의 꽃.

우리나라 특산의 꽃이다.

한복 입은 외국인들

여전히 많았다.

상춘객들도 늘었고.

후원과 인접한 성정각에 붙어있는

누각, 희우루.

이 건물의 한쪽에는 보춘정(報春亭)이란

현판이 붙어 있다.

몇개월 계속된 가뭄 중에 누각이

완성되어 임금이 행차하였는데,

비가 내렸다고. 그래서 희우루.

성정각은 세자가 거처하는 동궁의 일부.

효명세자가 대리청청할 당시는

정궁이었다고.

한국의 미가 살아있는 옛건물.

살아있는 그림도 있고.

뒷뜰의 화사한 모란(목단).

당나라 유일의 여황제, 측전무후(624-

705)가 꽃들에게 꽃 피우라고 명령했더니,

모란은 말을 안들어, 불을 때 꽃피우려 했지만, 

허사. 그래서 모란줄기가 검다는 전설.

중국원산인 꽃의 왕(花王). 설총(681-691)은

화왕계 설화로 임금의 덕목을 얘기했고.

모란꽃이 다스리는 나라에 어여쁜 장미와

볼품 없는 할미꽃이 찾아와 서로 써달라

했는데, 충신인 할미꽃을 선택했다는 내용.

상류사회를 중심으로 사랑받았고

민화, 병풍, 전통혼례복에 그려짐

(박상진 교수의 글)

장미과의 백색의 꽃,

병아리꽃이 앙증맞게 피었다.

이꽃은 브로우치 같은 검은 열매를

맺는다.

단아한 굴뚝에는

목숨 '수'자가 새겨 있고.

일본 철쭉의 한 종류, 사스끼철쭉을

개량한 영산홍.

이꽃을 가장 좋아한 사람은 연산군.

꽃, 잎, 생김새가 산철쭉과 비슷.

인적이 적은 뒷담길을

소요하는 연인, 외국인들이 많다.

후원에 들어서니, 부용지에도

연산홍이 화사하고.

신록의 영화당.

동쪽 창덕궁을 향하고, 왕의 연회장소.

편액은 영조대왕의 글씨.

영화당 앞에서 과거시험.

무술대회가 열리기도.

연경당 정문,

장락문을 들어서니,

수녀 관람객들이 많았다.

그녀들에게도 봄은 좋은 계절.

14칸 건물에 차양이 쳐있는 선향제.

책을 보관하는 서재 기능을 하고

손님맞이 공간이기도.

벌써 시원한 느낌.

선향재 남쪽의 행각, 청수정사.

맑은 물과 같이 정신을 닦는 곳.

장락문 동쪽, 솟을대문인 장양문

사대부가 드나드는 문.

연경당 안채정문, 장락문 서쪽의

수인문.

연경당은 사대부집을 표본으로

궁궐 내에 지은집.

순조 아들, 효명세자가 순조와

어머니, 순원왕후를 위한

잔치를 베풀려고 건립.

반도지(관람지)에 있는 정자 폄우사.

존덕정 앞, 돌다리 건너편.

폄우는 어리석음을 돌침을 놓아

고친다는 뜻.

효명세자가 들려서 독서하던 곳.

정조는 폄우사에서 느끼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폄우사영(砭愚四詠)에서

나타냈다.

덕을 존경하라는 존덕정 안에 있는 정조의

 교시. 집권 말기 1798년에 지은 글.

세상의 모든 시냇물은 달을 품고 있지만

하늘에 떠있는 달은 유일하니, 달은 임금이고

시냇물은 너희 신하들이다.

시냇물이  달을 따르는 것이

우주의 이치.

임금에겐 덕이란

그런 것이겠지.

여름 만난 여인과 수녀

언덕 위 취규정을 거쳐

옥류천으로.

옥류천 바위 위엔

돌단풍(부처손) 꽃이 만발.

산골짜기 바위 틈에 원추꽃차례를 갖는다.

잎이 단풍잎 모양인

범의 귀과 식물.

처마 밑, 제비가 집을 짓지 못하도록

설치한 장치.

제비는 서울의 보호종으로

미개발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1년에 3-7개의 알을 산란한다. 서울의 제비

 산란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친구에 의하면

올해도 어김없이 제비가 찾아 왔다고.

영산홍 연정

다시 돌아오는 길,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가고.

옛날 노아의 홍수때 민들레는 도망을 못갔다.

머리가 하얗게 세어진 민들레는 살려달라고

기도하니, 하나님은 씨앗을 바람에 멀리 날려

 종을 보전하게 하였다고.

씨앗은 40키로까지 날라간다.

어느새 내마음 민들레 홀씨되어

봄바람 타고 훨훨-

후원 나오는 길의 황매화.

장미과의 매화를 닮은 꽃.

다섯장의 꽃잎을 갖는다.

황씨성 부자의 외동딸, 사랑하는 청년이

이별의 정표로 손거울을 쪼개 나눴다.

도깨비가 그녀를 가두자, 청년에게 거울쪽을

던지고, 청년은 거울을 맞춰 도깨비를

비추어 도깨비는 도망가게 되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겹꽃의 황매화.

앞서 가는 친구 부부,

보기가 좋았다.

손을 잡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후원 입구에서

창경궁으로 진입(추가 입장료는 천원).

통명전은 명전전 서북쪽, 궁궐 안 가장 깊

숙하게 자리 잡은 침전겸 연회용 건물.

창경궁 내전 중의 하나로

인순왕후(명종비)가 승하한 곳.

정조때 소실된 것을 순조때 복원.

겹처마 팔작지붕. 침전건물이라

용마루가 없다.

건물 서쪽에 화강석으로 아름답게

조성한 연못, 지당(池塘)이 있다.

한국 지당 중 가장 기발하고 아름다운 곳.

영춘헌 내 관광객들,

귀를 쫑긋히 세웠고.

궁궐의 생할공간인 영춘헌과 집복헌.

영춘헌은 정조가 독서를 즐긴 곳이며

이곳에서 승하했다.

집복헌은 후궁의 생활공간.

영춘원의 서쪽 행각처럼 붙어 있으나

원래는 두 집이었다.

사도세자, 순조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영춘원에서 한참을 휴식했는데

내가 누워 있자, 직원이 달려왔다.

아니 된다고.

옛날같으면 먼곳에서부터 손가락질하며

큰 소리 치며 왔을 텐데-

슬그머니 와서는 부드럽게 말하는

경상도 사나이, 점잖았다.

조선 중기에 세워진 창경궁의 정전,

국보 226호 명정전. 다포계 팔각지붕.

월대 가장자리에 돌 난간을 두르지 않아

정궁이 아닌 이궁(離宮)을 나타냄.

성종때 궁궐로서의 기틀을 잡았다.

우리는 창경궁을 나와 혜화동으로.

라일락이 만발, 향을 내뿜었다.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 30종이 있다.

한국의 자생종은 수수꽃다리.

국립 어린이과학관을 잠간 들렸다,

김영삼대통령이 즐겨 찾았다는

혜화칼국수에서 이른 저녁.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타 가는 길의

JEI(재능교육)JCC(재능문화센타).

일본 안도 다다오(1941-)가 설계한 건물.

전시회, 음악회가 열린다. 일전에

친구 딸의 아코디온 연주회가 열린 곳.

안도 다다오는 정규적인 건축관련 교육을

뱓지않고, 권투선수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동양의 자연관조 사상을 현대적으로

추상화시킨 건축가. 자연을 최대한 고려,

걸맞는 공간을 창출한다.

지하의 콘서트홀을 들리니

한참 연습 중.

전시되어 있는 진기종의 '신을 향한 항해'

5개 종교 대표자가 한 배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건물 2층에 있는 카페 아리에따 벽면.

이곳에서 요거트 스무디 한 잔.

카페에 설치된 작품,

김용관의 '페기된 풍경'

손님들이 슬금슬금 들어오더니

카페는 금새 만원.

친구부인의 멋쟁이 가방.

치마를 들치면 팬티를 입었다.

한양도성 전시센타, 혜화문

방문은 생략하고.

큰길을 건너 성벽을 따라

야간 산보.

한성대 부근의 야경.

성안으로 들어서서

성 위에서 본 서울 시내.

이화동 벽화마을,

보수중인 집도 많았다.

드디어 동대문 도착.

8시가 넘었고,  걸은 거리는 2만보.

네 부부가 건강하게 유유자적할 수

있는 것은 큰 행복이 아닐까.

이렇게 여유있게 소요한 것은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