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19 가을은 깊어가고

난해 2019. 10. 27. 11:44

올해 가을도 깊어 가고,

성탄, 연말의 분위기도 점화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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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수) 망월사 가는 길,

가을색이 짙었다.






가을의 절정에 가까운 망월사,

고색이 창연하고.




가을 목요수업은 낭만주의 프랑스화가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




10/25(금) 친구 딸(차선민)의 전시회 관람,

그 동안의 그녀의 노력을 내보이는,

'괴물'이란 제목으로.


"다시 한 번 갇힌 순간에서 나오고 싶다.

영원한 곳은 없다. 이상을 가정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현실에 갇힐 뿐이다"


작업중에 그녀가 끝없이 되뇌이던

문장들 중의 하나.








장지에 먹, 석채, 분채, 모델링 페이스트

등으로 그린 그림.






그녀에게 더 이상 인간은 고정된

이상적인 주체로서 존재하지 않고,

인간은 혼란 속에서 변화 가능한 괴물.


괴물의 귀가 아버지 것을 닮았다는데,

친구가 괴물인가.


히말라야에 중독이 되어, 그곳에 가면

환희의 괴물웃음을 짓는 친구는

괴물일 수도.


아참, 동탄에 살고있는 친구,

괴물도 있지.


하여튼 그녀가 좋은 결실을 맺길 바라고.

애비가 괴물웃음을 지을 수 있도록.





10/26(토)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사진동호회 회원들과

에투루리아 특별전을 보려고.

다음날이 전시회 마감일.


에투루리아는

기원전 900년부터 기원전 100년경까지

이탈리아 중부에 존재했던 고대국가.


 금속세공업이 발달했고,

그리스, 이집트, 카르타고와 무역을 했다.


그때는 우리의 고조선시대(-BC194),

예맥(BC2-3C)에 이어 삼국시대가

시작하는시기.





300여점의 전시품에는 에투루리아

사람들의 생활모습, 종교관, 사후관념이

담겨있다.


그들의 문명은 지중해문명의 한 축이었고

로마문명의 근간을 이루었다.




그들은 이탈리아 남부의 그리스인들과

교류하며 번영하기 시작, 도시국가로 발전.


도시들이 번창하기 시작하자, 다양한

 연합이 형성되고 더 큰 연맹체가 등장했다.

 



볼테라 네크로폴리스(시가지 외곽에 있는

고대 공동묘지, 봉분은 그들이 살던 집처럼


꾸몄고, 장신구, 무기, 식기 등을 넣고, 생전의

모습을 벽화로 남김)에서 발견된 유골단지.


호메로스가 쓴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일화 중 노래로 선원을 현혹하는 사이렌과


선원에게 귀를 막고 노를 젓게 한 뒤, 자신을

돛대에 묶어 난관을 헤쳐 나간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묘사했다.


*일리어드는 오디세우스의 트로이전쟁에서의

활약상, 오디세이아는 전쟁 후 그의 왕국으로

돌아오는 험난한 과정을 그림.


*트로이는 기원전 12-13세기 그리스시대

터키의 소아시아지방에서 번성했던 도시국가.




에투루리아인들은 토착적인 신앙 위에

그리스의 다신 신앙을 받아들여,


타니아(그리스의 제우스), 우니(그리스의 헤라)

멘르바(그리스의 헤라)의 삼신을 모셔,

이들을 모신 신전을 모든 도시에 세웠으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건물의 기단을 제외하고 풍화되기 쉬운

재료로 만들어져.


당시에는 제물로 바쳐진 양의 배를 갈라,

간의 모양을 보고 점을 치기도 했다고.




디오니소스행렬이 묘사된 적화식 도기.

(기원전 4세기 말)

굽이 있는 두 개의 손잡이가 달린 잔.


디오니소스는 술과 황홀경의 신.

(로마신화의 바쿠스)




부부 중심의 연회가 주류였다고.

로마시대는 남성 중심.




아테네식 흑화도기.

(기원전 6세기)


흑화식은 송곳으로 긁어내는 투박한

방식임에 반해 적화식은 붓으로 그림.


그들의 잔은 오른쪽 도기처럼 납작하다.

잔을 돌려 마시기 좋은 잔.




부부가 여행을 하는

조각이 있는 유골함.




망자가 말을 타고 저승으로 향하는

모습이 묘사된 유골함.


무덤은 사후세계를 위한 공간이었고,

가장 흔한 장례방식은 화장.


화장을 마친 유골은 단지에 담아 보관했고,

단지의 뚜껑을 인간의 형상, 투구로 하기도.




인물형상 유골단지.


단순한 반구형 뚜껑에 망자의 얼굴을

간략히 묘사한 초기형태에서, 얼굴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단지로 발전.




인물이 조각된 관.




금으로 만든 월계관.

(기원전 2세기)




우리는 지금껏 서구문화의 뿌리를 그리스-

로마로 배워왔지만, 거대한 로마제국이

성장하기까지 에투루리아의 영향이 컸다.


건축, 문자, 종교, 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로마는 에투루리아에  빚을 지고 있다.


허나 돌을 주재료로 삼았던 그리스, 로마와

달리, 나무와 흙으로 만든 에투루리아문화는


따사로운 봄날에 피었다지는 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 문화는 로마라는 이름 안에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고.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야누스,

한쪽은 청년, 한쪽은 노인.


성문과 가정의 문을 지키는 신.

January(1월)의 어원.


겉과 속이 판이하게 다른 이중인격자를

지칭하기도 하지만.




2세기 대리석으로 만든 바쿠스상.


그리스에서 디오니소스로 불리는 신.

지상의 인간들에게 포도농사를 가르쳤다고.


오른손에는 포도송이를 들고 있고,

표범을 데리고 있다.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시대(BC27-AD14)

유골단지에는 꽃줄 장식을 든 사랑의 신,

에로테스들이 새겨져 있고,


뚜껑에는 뱀을 입에 문 독수리가

손잡이 형태로 달려 있다.




로마제국 유피테르(Jupiter)가면.

유피테르는 그리스신 제우스와 같은

어원을 갖는 하늘을 다스리던 신.


대리석이나 금속으로 제작, 벽에 걸어

건축장식으로 활용.




전시장에서 나오니 다리가 좀 아팠지만,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고.




계단을 내려오다 내가 좋아하는 반선생님을

만났고. 자주 이곳에 오신다고.

90세의 고령인데도, 멋쟁이 신사.


배도 고파지고 햄버거집에서

에투루리아 햄버거+커피.

햄버거 값이 만원, 그것도 한정상품이라나.


다음날이면 상품이 없어지겠지.

비싸도 많은 사람들이 주문했다.




막둥이 숙영씨 이별하고

택시 타고 노들섬으로.


한강대교 위의  다리 위에서 본 용산쪽 풍경,

한창 건물들이 올라가고 있고.

불경기에도 관계가 없겠지.




그 다리 위에서 세 젊은 회원

힘껏 뛰었고.




노들섬의 일부 시설에선

글쓰는 이들의 모임이 있었고.

'Creators Day 2019'라는 기치 아래.


노들섬의 옛이름은 중지도(中之島).

노들은 백노가 노닐던 징검돌이란 뜻.

노량진은 백로가 노니던 징검돌이 있는 나루.


갈수기에는 여의도보다 더 큰 모래밭이

갈대로 가득했고, 갈대숲 위로 석양이

아름다웠던 용산팔경의 하나였으나

(정조 화성능행도에도 노들섬 등장)


1917년 일제가 인도교를 세우면서

모래언덕에 석축을 둘러 인공섬을 만들었다.




그후 노들섬은 유원지가 생기고

전차궤도가 지나가고, 역도 생겼었다.

여름 유원지, 겨울 스케이트장,

그리고 대통령선거 유세장으로도 활용.


60년대말 한강계발계획에 의해

모래를 파내며, 이촌동 아파트단지가 생기고

노들섬을 확장 매립, 생태적으로


한강에서 분리, 시간이 정지된

콩크리트옹벽에 둘러싸인 섬이 되었다.


한강철교는 한강대교보다 먼저

1900년에 놓여졌다고.

(조한씨 글에서)







최근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하나 여전히 허망한 인간의

욕심을 드러내고 있는 콩크리트섬.




섬의 이곳저곳엔 수양버드나무가 있고.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가지에다

무정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 매어 볼까

에헤요 봄 버들도 못 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물만 흘러 흘러 가노라


노들강변 백사장 모래마다 밟은 자죽

만고풍상 비바람에 몇몇이나 지어 갔나

에헤요 백사장도 못 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물만 흘러 흘러 가노라'



1930년대 신민요풍 대중가요로 발표

되었으나 민요로 간주되기도 한 노래.




국민학교 2학년때부터 건넜던

한강대교, 한강철교.

요즈음은 여행때 마다 자주 건넌다.


강물은 무심히 흐르고.




어디서 날라와 피었는지.

디모르포세카, 아프리카산 데이지꽃.




그 옆에는 북아메리카산 덩굴식물,

가시박.


장타원형 열매는 가느다란 가시로

덮혀 있다. 환경부에선

생태계 교란종으로 분류.




망월사의 무위당(無爲堂)을 좋아하고

저물어 가는 황혼에 무위도식하니

나 또한 괴물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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