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이가 들면 꾀만 늘어 공룡능선을 넘은 지 거의 이년 만에 우리는 지리산행을 결행하였다. 김 형이 저녁을 사면서까지 산행을 유도하여 간신히 성사가 되었는데, 그나마 일정이 1박 2일로 줄어들었다. 초등학교 동창모임까지 들추니, 다섯 명의 일정을 맞추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5월 29일 새벽 다섯 시, 선잠깨어 짐을 꾸려 메어보니 허리가 휘청했다. 어제 꾸려놓은 배낭에 소주 팩 여덟 개, 쌀 5인분, 아름찬 김치 세봉을 더 넣었을 뿐인데. 김치는 소금 때문에 무겁다는 아내의 말이 딱 맞았다. 안 되겠다 싶어 김치 한 봉지를 비롯하여 소주와 쌀의 양을 줄였다. 딴 회원들은 책임 주어진 대로 가지고 오겠지 하면서. 새벽 전철 안은 예상외로 만원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전부 일터로 가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