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했던 우리들만의 산길,분당 불곡산(2013.9.21)

난해 2017. 8. 4. 22:41

10시반 수내역에 도착했를 땐 열일곱친구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18회 18명, 시간 맞추기 도사들이 되었는지.

 

오랜만에 산에서 보는 얼굴들--

 

검은 머리 무성한 유수종친구,

      아들의 젊음이 옮겨왔는지.

몇년전 불곡산에서 보았던 장지우친구, 사탕 한봉지씩 앵겼다,

      멀지않은 잇발의 장래를 위해?

토요일에는 사업상 바빠 불참했었던, 조경진친구.

      친구들은 술통공주의 안부가 더 궁금했다.

구수한 교장선생님, 변동걸친구.

아직도 상중인 주문수 친구,

      딸가족을 맞으러 바로 귀가.

그리고 왕년의 명가수친구.

 

중앙공원, 형제봉, 불곡산 정상을  지나 전망대에서

광교산, 관악산. 청계산을 조망했다.

부드러운 언덕도 왜 이리 가파르냐 엄살도 부려가며,

 

주변은 전부 산보차림인데, 우리만은 배낭맨 등산복 차림,

      어떤 친구는 등산지팡이도 짚어가고,

그러면 어떠리, 우리들의 대화는 정겨운데--

 

시종일관 권용문친구의 진행대로 잘 되어갔다.

      대상포진 투병중이라 걱정했는데, 역시 굳굳히 안내하였다.

      종전 환자 조경진친구는 엄살을 엄청했었는데.

 

정자동에서 구미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권용문친구집 방향(광주시 오포읍 능평리)으로

능선을 바꾼 후, 야외 식당용 나무식탁에서 몸을 부벼가며 점심을 들었다.

 

정평이 난 천병헌 이종렬친구의 음식, 하태욱친구 모친의 김치,

이영욱친구의 현미떡, 손재완친구의 청포도, 이재춘친구의 계란 등도 좋았지만,

 

청정지역 호주산 음식이 인기를 끌었다.

파프리카 참치 계란부침 단무지 청정야채 김말음이 단연 인기였다. 

 

배부른데 어떻게 뒤풀이를  하지 걱정하며 걷는 길은

우리들만의 오붓한 길이었다.

둥굴레의 까만 열매, 굵은 나무 줄기에 붙어있는 굼벵이껍질, 까끔 보이는 붉으스레한 나뭇잎들--

깊은 가을을 예고하고 있었고,

삼삼오오 우리들의 대화는 우리의 깊은 우정을 키우고 있었다.

 

까끔은 전재혁군의 헛소리도 있었지만.

높으신 어른에게 고급정보를 담고 있는 제보지를 전달하며 여비서왈,

'요번 제보지는 괜찮죠?'

 

한 쉼터에는 권용문친구가 탁구시합에서 부상으로 받은 시계가 걸려 있었다.

어떤 쉼터에는 바늘 없는 고장난 벽시계도 걸려 있었지만.

 

 

 

                    구름 몇 점

                    입에 문채로

                    푸른 하늘 등에 업고

                    바람처럼 시들거나

                    구겨지지 않는

                    노래 부르며

 

                    숲의 문 차례로 열어젖히고

                    끝 보이지 않는 깊은 산 속으로

                    타박타박 걸어들어가

                    마음의 어둠

                    검은 밤처럼 던져 버리고

 

                    우수수

                    쏟아질 듯 열린

                    하늘벌 가득한 별들을

                    한 낫에 추수하여

                    아무도 갖지 못한

                    한 재산 일구어내는

                                                         (이인구의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팔천보 산행을 끝내고,

권용문친구 집동네 봉평메밀막국수집에 도착했을 때는

스마트폰 잃어버리고 뒷걸음질친 이종렬 장지우친구, 웃는 낯으로 돌아와 있었다.

지난 달에는 김지탄친구 요번 달에는 이종렬친구,

다음달에는 누구?

 

점심후 배불러했던 친구들 다 어데로 갔는지,

편육, 전, 막국수, 만두 특히 물막국수 곱배기 어느 친구가 드셨는지.

 

식후 권용문친구의 강력한 권고로 몇 친구는 어부인의 커피대접 받았고,

한시간에 오천원하는 아파트 호화 노래방에서,

 

이종렬친구의 사나이 노래,

변동걸친구의 '낭만에 대하여'

유수종친구의 '누이'도 오랜만에 들었고,

호주에서 온 노래 '그리움만 쌓이네'도 좋았지만

명가수의 몇 곡 불러도 싫지 않은 휘감기는 노래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런데 김용문친구의 절규 '사노라면'은 무엇인지.

같은 용문네 집에서 이쁜 마나님한테 환대받아 좋아서겠지.

 

하여튼 유수종친구의 신나는 추임새에 즐거워하다보니, 여섯시가 가까워졌다.

 

20만원의 거금 회비를 낸 주문수를 비롯한 분당친구들에게 감사하고,

세심한 진행을 하여준 권용문친구(노래방비 별도로 부담),

커피대접과 노래방에 과일, 음료수를 보내주신 친구부인께 감사를 드린다.

 

친구들 즐거웠습니다.

 

(참석한 친구들)

권용문 김용문 변동걸 손재완 유수종

이영욱 이윤희 이재춘 이종렬 장지우

전재혁 조경진 주문수 천병헌 하태욱 15명외 준회원 3명

 

(회비입출금)

회비입금 290천원

뒤풀이 -194천원

신건 모친상 -100천원

   소계   -4천원      (회비잔액1,26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