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 대목산악회 13년 산행사에서, 혹한으로 산행을 연기한 것은 처음.
수요산행(1/12)으로 불암산을 올랐을 땐, 정말 포근했었다.
백만 넘는 가축이 죽임을 당하고, 동족끼리의 다툼에 잔잔한 날이 없고,
집 안밖으로 베풀줄 모르며 육십대를 보내니. 하늘도 노할 수 밖에.
삼육대 앞 육교를 건너, 삼육대로 향하려니 강릉입구가 보였다.
강릉에는, 명종의 어머니며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태릉에 묻힘)에 시달려,
후계자도 못남긴, 명종과 인순왕후가 묻혀 있다.
권력을 휘둘렀던 문정왕후, 지아비 옆에도 못묻히고, 권력이 무슨 소용이고.
중학교 시절, 밤나무를 심었던 삼육대 뒷동산을 올라, 제명호에 다달으니,
벤취에서 노부부가 햇볕을 즐기고 있었다.
바람 한점 없는, 소나무 숲길을 올라, 헬기장에서 보따리를 풀었다.
오늘의 특식은 동원이 싸온 약식.
집사람이 하루전, 찹쌀을 불렸다,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 손수 만든 것.
만민의 부러움을 살만하다.
헬기장에서 정상으로 가는 골목은 쌩쌩 정말 추웠다. 그러나 정작 정상을 오르는 길은
바람이 없고, 하늘은 끝내주게 파랬다.
내려오는 길, 불암산장에는 벌써 봄기운이 들고
석천암근처 게시판에 비친 자화상, 신세 좋은 놈이지.
불암사를 거쳐, 불암산입구, 옛날부터 단골인 소머리국밥집에 들렸다.
누구 양말?
양말이 없어 딸의 양말을 신고 온 모인사.
물가가 올라, 해장국속 갈비엔 고기가 안붙었다.
그러나 저러나 맛있게 베부르게 먹고도, 이천원씩 거스름돈을 나눠줬다.
좋은 산행후, 부엌창을 내다봐도, 북한산과 도봉산.
복 받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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