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화) 7시 55분, 계획대로 봉화산을 출발했습니다.
공덕에서 공항열차를 갈아타고 마곡철교를 건너려니, 차창밖으로 방화대교가 보였죠.
봄의 색갈, 어떻습니까?
바닷물은 쪽 빠지고 대신 봄의 기운이 꽉 찼습니다.
열차가 강화도를 지날 때면 언제나 좋은 풍경들이 지나갑니다.
잘 다녀오라는 회원들의 성원들이 카카오에 뜨자,
우리들은 무척 미안했죠.
절반도 참석 못했으면 행사를 연기하는 것이 도리인데요.
섬 여행시에는 신분증을 꼭 가져가야 하는데,
한 분이 정신없이 나오다보니 그만-
부랴부랴 가족에게 전화를 하여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카톡으로 받아,
간신히 삼목항에서 출발하는 10:10분 배를 탔습니다.
출발하여 10분이면 도착하는 섬인데, 마음도 졸이고-
운서역의 소재지는 중구 운서동.
옛 영종도에 세워진 신시가지에 있는 역이죠.
삼목항은 옛날에는 삼목도 섬이었습니다, 물길이 셋으로 갈라지는.
운서, 삼목에서는 구석기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되었고요.
배는 신도에 도착했습니다.
신도는 믿을만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는데요.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는 옹진군 북도면을 이루죠.
이섬들의 북쪽에는 강화도가 있고요.
신,시,모도 삼형제 섬의 인구가 9백명, 장봉도 인구가 9백명,
면사무소는 시도에 있습니다.
배는 항상 외롭죠. 바다에 있을 때나 뭍에 있을 때나.
선착장에서 오른쪽 해안길을 따라 트래킹을 시작했습니다.
꽃이 피면 해당화꽃길인데.
물빠진 섬은 더욱 외롭습니다.
나그네의 발길도 그렇고요.
벗꽃 진 벗꽃길을 지나 왼쪽 구봉산길을 올라, 1차 간식.
술꾼 둘은 장수사나이가 가져온 장수 막걸리를 금새 비웠습니다.
능선에 오르니, 북쪽으론 마을이 보이고,
동쪽 아래엔 우리가 지나왔던 M cube 팬션이 보였습니다.
구봉정에서 한 장,
진달래꽃도 끝물이라, 가끔 한 두 송이 모습을 보이고.
한 두 주 빨리 왔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죠.
구봉산 정상과 산불감시초소(179.6미터)를 지나면
갈림길에서 신도1리 쪽으로 하산해야 시도로 가는 다리가 나옵니다.
밧줄 잡고 가는 급경사도 있고요.
숲길에는 아기붓꽃, 줄딸기꽃 제비꽃 등이 드문 드문 피어 있습니다.
나들이의 즐거움 중 하나는 먹는 즐거움.
1차 간식 때보다 음식 종류도 다양해졌고,
재윤 성님이 가져온 스카치위스키 글랜피딕도 있었죠.
서로 짐을 덜려고 지떡 먼저 먹어달라고 판촉을 하더군요.
신.시도 연도교 가는 길,
마을이 정답습니다.
다리 건너기 전에 바다식당이 있습니다.
또 이곳에 온다면 이곳에서 점심을 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모르는 덕분에 회비를 절약할 수 있었구요.
다리를 건느려니 시도의 갈매기가 우리를 반기는군요.
시도의 오른쪽 끝 부분에 드라마 '슬픈 연가'의 촬영세트장이 보입니다.
앞에 보이는 산들은 강화도이겠죠.
왼쪽의 뚝방길 우리가 걸어야할 길이죠.
시도 뚝방길은 오늘 최대의 난코스입니다.
시도(矢島)는 최영, 이성계장군이 마니산 기슭에서 이섬을 과녁 삼아
활쏘기 연습을 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끝없는 뚝방길, 회원들 슬슬 가이드를 욕하기 시작했죠.
이런 길을 데려왔냐고.
뚝방길 왼쪽에 염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바닷물을 끌어들이는지 궁금해지더군요.
물빠진 갯벌에도 내가 흐르는군요.
엷은 구름과
낮겨운 햇빛은
자장가처럼 정다웁구나
바다로 향하여 기울어진 풀두렁에서
어느덧 나는
휘파람 불기에도 피로하였다.
(이장희의 봄철의 바다)
앞선 회원들 시도의 북쪽 수기해변에서 지쳐버렸습니다요.
바닷가에서 언덕을 올라 '슬픈 연가'세트장을 지나,
동네 길을 걷다가 다시 언덕을 내려가니, 다시 수기해변이 나타났습니다.
거친 해변길을 쭉 걸어 오는 것 보다는 편하게 온 셈이죠.
높은 산은 강화도 마니산입니다.
역시 원색은 좋은 색갈입니다.
한가롭게 편히 쉬고 있는 배들이 부럽고요.
이곳에는 '풀하우스'세트장이 있습니다.
지친 대원들의 불평이 높아지자, 아이스케키 하나씩 입에 물려 놓고는
삼형제 섬의 유일한 콜밴을 불렀습니다.
차가 도착하니, 또 걸어서 갈 생각을 하고 있던 대원들의 얼굴이 금새 펴지더군요.
이곳까지 걸은 거리가 대충 12키로 입니다.
저는 짐칸의 짐이 되었습니다.
검은 줄은 자동차 뒷창의 열선이구요.
노루메기(노루목: 산에서 선착장까지 길게 뻗어있는 모습이 노루의 목과 같다는 의미)를 지나,
시.모도 연도교를 건너
배미꾸미해변에 위치한 조각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배미꾸미는 배모양처럼 생긴 모도의 배 밑구멍이라는 뜻.
46년생 보령출신이며 홍대 졸업생인 조각가 이일호씨는 평당 시가 백만원이
넘는 해변가 땅을 4만원에 구입했다고 하죠.
1인당 2천원씩 받는 입장료는 코끼리에 비스켓이랄까?
어쨋든 그는 바닷가를 향해 에로티시즘을 외치고 있습니다.
조각공원은 멋진 바닷가입니다.
콜밴 기사님은 다행이도 이섬의 교회장로님, 조장로님과 소통하더니,
조각공원에서 우리가 한바퀴 돌 때까지 기다리다가
우리를 다시 태우고 모도 입구의 모도횟집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콜밴비 만원 절약한 셈이죠.
모도횟집에서 연포탕과 광어회를 들었습니다.
이것들은 횟집아저씨가 직접 잡은 것으로,
낙지는 정말 큰 놈들이었죠.
우리가 연포탕에 한잔 기울이는 동안
바닷물은 슬금슬금 들어오고 있더군요.
배시간에 맞추어 콜밴을 불러달라고 여사장에게 부탁했었는데,
그녀는 무엇이 바빴는지
연락을 늦게해 밴이 늦게 도착했습니다.
콜밴장로님 전속으로 달렸어도
5시반 배시간에 닿을 수 없었지만,
다행이도 차들의 승선이 늦어지는 바람에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연인 한쌍과 갈매기들 잘 어울리고 있죠?
배가 육지에 닫자,
한바탕 새우깡 전쟁을 치룬 갈매기들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섬들과 바다는 다시 외로움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오늘 발자취를 보면
신도 아래쪽에서 배를내려
아래쪽해변을 오른 쪽으로 벗꽃길을 돌다,
왼쪽 산길로 들어서서
지도 오른쪽 아래 구봉정에 올랐습니다.
구봉정에서 붉은 점선을 따라
구봉산을 올랐다가 신도1리 푸른 색 줄을 따라
신.시도 연도교를 건너
'슬픈 연가'촬영지를 거쳐,수기해변 풀하우스 촬영지까지 걸었습니다.
다음엔 콜밴을 타고 시.모도 연도교를 건너
모도 아래 배미꾸미 조각공원을 구경하고,
모도 입구 모도횟집에서 점저를 하고,
다시 신도선착장으로 돌아와
배를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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