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판전 입구)
1398년(태조7년) 강화도 선원사에서
해인사로 옮겨진 팔만대장경.
1238-1253년 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정확하고 완벽한
불교 대장경판.
이 대장경보관으로 해인사는 삼보사찰
중의 하나, 부처님 말씀을 보관한
법보사찰이 되었다.
16명의 국사를 배출한 송광사는
승보사찰,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는 불보사찰.
수다라장 건너 법보전 앞의 두 친구
해인사 가장 뒤편, 장경판전에는
남북에 긴 전각(수다라장과 법보전)과
동서에 작은 전각이 있다.
긴 전각에는 팔만대장경판,
작은 전각에는 해인사 자체 제작한
판본이 보관되어 있다.
대장경판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장경판전은 세계문화유산이다.
학사대는
최치원이 시서(詩書)에 몰입하던 곳.
그가 가야금 연주시 많은 학들이 경청했다고.
선생이 거꾸로 꽂은 전나무 지팡이가
살아서 거대해졌다고.
사명대사(1544-1610)는 해인사 홍제암에서
입적하였는데, 홍제암 옆에
부도비가 있다.
대적광전 앞의 정료대.
행사시 넓적한 상판 위에
관솔 등으로 불을 피우는 곳.
구례에 있는 친구가 와서 합류.
친구는 지금도 '간도의 한국인'에 관한
수집자료 공개로 바쁘다고.
대적광전 앞에는 두 개의 석등이 있는데,
무덤 앞의 상주석같이 한쪽은 다람쥐가
오르고 있고, 한쪽은 내려가고 있다.
동쪽 석등의 다람쥐는 불을 켜기
위해 오르는 것이고 왼쪽 석등의
또 한 마리는 불을 끄고 내려오는 것.
불교에서 흰쥐와 검은 쥐는 각각 낮과
밤을 상징하며 동과 서는 양과 음을 상징.
삶과 죽음을 상징하는
불교적 상징이 무덤에 영향을 주었다고.
'북카페와 갤러리'에서 차
한잔 하며 구례친구와 담소를 나누고.
절에서 빠져나오는 길,
일주문 앞 도로에 있는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양식의 길상탑.
이탑에서 최치원이 쓴 탑지 등이
발견되었다. (도굴되었던 것을 회수)
궁예, 견훤의 싸움으로 굶주리는 병사를
위해 훈혁스님이 벼를 모아, 군량미를
제공한 나머지로, 도적들에게
목숨을 뺏긴 혼령을 위해 이 탑을
세웠다고 한다.
일주문 밖에 있는
성철 대종사(1912-1993) 사리탑,
'나를 찾아가는 선의 공간'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자기를 바로 보라' 등의 명언을 남긴
스님은 해인총림 방장,
조계종 6,7대 종정을 역임했다.
탑의 공은 완전한 깨달음,
반구는 활짝 핀 연꽃,
3단 기단은 수행과정,
둥근 둘레는 시간의 무한성을
나타낸다고.
우리는 구례친구와 헤어져
가야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보고,
야로면을 거쳐 6:30분 숙소로 돌아왔다.
낙화유수(落花流水)
강남달이 밝아서 님이 놀던 곳
구름 속에 그의 얼굴 가리워졌네
물망초 핀 언덕에 외로이 서서
물에 뜬 이 한밤을 홀로 세울까
어제보다, 아침보다, 냇가에는
벚꽃이 더 많이 떨어져 있었고.
이날 저녁, 친구가 선물로 주고간
카스로 '카'하며 만찬을 즐기는 동안,
문밖의 고양이
우리를 한없이 부러워했다.
자외선 소독기가 있는 등
오도산휴양림 숙소는 군청이 운영함에도
다녀본 휴양림 중 최고.
직원들도 친절했고, 수건 제공 등
서비스도 좋았고.
그러고 보니 합천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고,
사투리도 구수하고.
내가 무의식 중에 아이씨 하였더니,
산수갑산 여직원이 "어른들도 아이씨-
하나요"라고 했던 말이 귓가에 남아있다.
가야문화권이라 그럴까.
여행 마지막날(4/17) 아침,1988년 합천댐
건설로 생긴 합천호 호반도로를
드라이브하여 거창 수승대로.
지나는 길에는 용주면 가오리에 있는
합천영상테마파크 홍보판이 있었고.
거창에 들어서니 이름이 거창했다,
거함대로 등. 승강기대학교도 있고.
친구 하나는 한쪽 안경알이 빠진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고.
나이드니 신경이 둔해지나보다.
거창 마리면(馬利面)에 잠시 정차하여,
C&U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커피 한 잔.
면소재지는 고분군이 있는 말흘리.
친구는 만원에 4캔, 벨기에
레페(Leffe Brune)맥주를 샀다.
세상이 편리해진 것인지-
촌구석 농협 하나로에서 프랑스산
포도주, 편의점에서 벨기에맥주를
살 수 있으니.
복사꽃동네가 흘러간다.
거창의 인구는 6.3만 명.
영천, 아월천이 황강으로 흐르고
다시 합천댐으로 흐른다.
거창은 옛날 가야연맹에 속했고,
백제 신라간 쟁탈전이
심했던 군사 요충지.
1951년 거창 양민학살사건이 일어난
곳이나, 경치 좋고 인심 좋은 곳.
(수승대 안내도)
수승대에 도착해보니,
수승대 뿐 아니라
주변을 돌아볼 만한 넓다란 명승지.
옛 안의현, 세 계곡 안의삼동(安義三洞)의 한곳.
원학동(수승대계곡), 심진동(함양 안의면 상원
리)화림동(함양 안의면 월림리)이 안의삼동.
*거북바위(구연대,구연암)가 수승대.
강물 위에 섬같기도 한 수승대.
거창 위천면 강천리 소재.
수승대가 있는 원학동계곡은 덕유산에서
지리산으로 향하는 소백산맥 동쪽에
위치하며, 덕유산에서 발원한 갈천이
위천으로 모여 흐른다.
거북바위에는 많은 글월과 이름들이
새겨져 있는데 임씨와 신씨가 많다.
수승대를 두고 거창 신씨와 은지 임씨 간에
소유권 분쟁이 있었는데 결국은
무승부. 자연의 것이라고.
원래 수송대(愁送臺, 신라 백제 국경이었던
시절, 양국 사신을 이곳에서 전송했는데
근심을 떨치지 못했다는데서 유래)이었던
것을 퇴계선생이 수승대(搜勝臺)로 명명.
수승대를 다른쪽에서 보면
거북이 머리가 뚜렷하다.
'수송을 수승이라 새롭게 이름하노니
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구나.
먼산의 꽃들은 방긋거리고
응달진 골짜기에 잔설이 보이누나
나의 눈 자꾸만 수승대로 자꾸만 쏠려
수승을 그리는 마음 더욱 간절하다
언젠가 한 동이 술을 가지고
수승의 절경을 만끽하리라'
(바위에 써진 퇴계선생의 글,
전 사진에 나온 한문 시)
수승대 앞 너럭바위에는
세필짐(洗筆㴨)과 연반석(硯磐石)이라는
글짜가 새겨져 있다.
선비들이 붓을 씻고,
벼루를 갈던 바위.
장주암엔 막걸리 한 말이 들어가는
장주갑(藏酒岬)이 있는데, 시험을 보아
합격한 제자 만이 술을 마실 수 있었다고.
수승대 건너편 요수 신권(1501-73)이
제자들에게 강학을 하던 곳.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요산요수(樂山樂水)는 공자말씀.
요수정에는 불 때는 아궁이도 있다.
겨울에도 강학이 가능하게.
요수정에 서면, 수승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요수정 지나 오른쪽 길로 들어서
원각사를 찾았더니, 박태기꽃이 활짝.
박태기나무(밥티나무, 밥풀떼기나무)는
콩과식물로 꽃대 없는 꽃을 피운다.
유다가 목을 맨 서양박태기나무는
유다트리(Judas Tree)라 불리고.
우리는 절의 시원한 샘물을 마셨다.
얼마나 맛있던지.
현수교를 건너 수승대 축제극장,
구연서원쪽으로.
공원에 웬 윌리엄 세익스피어!
수송대축제극장에선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린다고.
김영환장군이 세익스피어를 언급, 해인사
폭격명령을 어기고도 면피를 했었는데.
효자 신동건 정려비(旌閭碑)
정려비는 충신, 효자, 열녀를 표창하기
위해 세운 비. 돌로 만든 이런
종류의 비와 비각은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나마나 이 동네는
온통 거창 신씨 뿐인 것 같다.
구연서원 관수루(觀水樓)
구연서원은 요수 신건, 석곡 성팽년(1540-94),
황고 신수이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사림이 세운 서원.
관수루는 문위에서 사방을 볼 수 있도록
다락처럼 지은 집으로, 이곳에 서면
승수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고.
관수루로 이름 지은 사유는
'군자의 학문은 웅덩이를 채우는 물과
같아서 한 웅덩이를 채운 후 비로서
그 다음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뜻에서.
구연서원내 거창 신씨를 기리는
거북이들, 특색이 있다.
구연서원
이동네- 거북이를 빼면
이야기가 안된다.
서원 뒤로
사당이 보였다.
점심때가 되어 생생정보로 맛집을 찾아
'호박꿀 고추장 석쇠구이' 찾아가는 도중
낯익은 마리면 소재지를 지나갔는데,
아직도 20km가 더 남았다.
기사 친구 생각하여
마리면내 맛집을 찾기로.
그래서 들린 곳이
'따뜻한 밥 한끼가 있는 곳'
정갈했고, 맛도 그만.
1인당 5천원.
이 식당은 70세 노인부부가 운영.
서빙하는 노인, 얼마나 서빙이 잽싸고
유머러스한지.
젓가락 한 벌 더 달라니, 이식당은
손님이 젓가락 가져오는 곳이라 하고.
생선토막이 셋이라 애들이 싸운다고
했더니, 짱껨뽀하라고.
(짱껨뽀는 중국말 란쩡펑에서 왔다)
잘먹고, 주인장과의 대화가 즐거워서
친구가 C&U에서 산 레페맥주 한 켄
주었더니, 방에 모셔놓고
절한 후 자신다고.
맛있고 유쾌했던 식당,
그 영광을 기사친구에게.
식사 후 김천 직지사로 냅다 달렸다.
가는 길엔 여기저기 복사꽃.
김천 상좌원(김천시 구성면 상좌원리)지나
마주친 정말 새빨간 홍도화.
홍도화는 복숭아보다는 꽃이 목적.
상좌원은 정이 가는 곳.
연안이씨문중 충간공 이숭원(1428-91,
청백리)을 제향하는 도동서원이 있고,
김천 독립운동가 연안이씨 이명균,
이경균, 이석균의 고향.
연안이씨는 청백리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집안.
동국제일가람황악산문 현판 뒷쪽
각성임천고치(覺城林泉高致)
김응현(1927-2007, 근현대 한국서예
대가)이 쓴 현판.
'직지사와 황악산이 최고의
정취를 이루는구나'라는 뜻.
한가한 직지사 길을 오르자니
화련한 자목련이 길을 비추었다.
직지사는 418년 고구려 아도화상이 선산
도리사 개창시 손가락으로 가르켜
함께 지은 절이라는 설도 있고.
남종선의 가르침, 직지인심 견성성불
(直指人心 見性成佛)을 표방했다는
설도 있다.
이말의 뜻은 '수행을 통해 욕심과 번뇌를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자기자신이
부처요, 곧 마음이 불심이다'
이절은 신라불교의 발상지이자
포교의 전진기지. 신라귀족들의
강한 저항으로 불교전파가 늦어졌고
527년에야 공식 인정이 되었다.
능여조사와 태조 왕건의 만남으로
고려왕조 개창에 기여한 사찰이고,
이조에 들어서선 정종 태실의
수호사찰이었다.
그리고 사명대사가 출가하여
득도한 절.
공교롭게 요번 여행에서는
사명대사와 관련이 많은 해인사,
직지사를 같이 들리게 되었다.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에 있는 직지사,
일주문을 통과했다.
김천의 인구는 14만 명.
경상, 충청, 전라도를 잇는 교통요지.
동쪽엔 금오산, 서쪽엔 황학산 등
소백산맥줄기, 남쪽엔 가야산,
서북쪽엔 추풍령이 있다.
동쪽에 경북 곡창지대인 개령,
금릉평야가 있지만, 서쪽에 위치한
구미시에 가려 침체되고.
대웅전에 들어서니
초파일 분위기가 물씬.
직지사에는 일주문, 사천왕문 외에
금강문이 하나 더 있다,
옛날 스님인 남편을 만나려고 전국
사찰을 돌다 직지사에서 쓰러져 죽은
여인의 혼을 달래기 위해.
대웅전 앞에 둘, 비로전 앞에 하나,
보물로 지정된 3층 석탑이 있다.
문경 도천사터에 흩어져 있던 것을
1974년에 옮겨온 통일신라말 석탑.
기운 것 같기도 한 창문살,
고티가 나기도 하고.
고티가 나는 단청,
새로 단청을 안해 보전에 문제가
있겠지만, 나는 좋다.
이절에도 홍도화가 여러 그루.
산중에 붉은 마음, 누구 마음일까?
호국사상, 중생구제사상에 충만했던
사명대사(1544-1610)를 모신 사명각,
정조 11년에 창건했다고.
현판은 박대통령 친필.
좌측에서 우측으로 썼다.
해인사나 직지사나
건물마다 창살문이 특색이 있고
또 아름답다.
비로전 천불상의 모양, 얼굴표정,
자세와 크기 등 각기 다른 모습.
1656년 경장스님이 경주옥돌로 만들기
시작하여 16년간 조성.
산중다실 앞 쉼터에서 솔차 한 잔.
얼음 띠운 솔차는 알콜끼가 있어
봄날의 기분을 더 달뜨게 했다.
대중설법과 집회에 활용되는 대형전각,
만덕전.
현판은 중국 최고 명필 중 한 사람,
자오푸추(趙樸初, 1907-2000)의 글씨.
그는 서예가, 정치가, 중국의 화려한
불교의 부활을 이끌었던 거사(재가불자).
그의 임종게(臨終偈,스님들이 돌아갈 때
전하는 마지막 글)를 보면
그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죽어도 아쉬울 것 없네
꽃은 지면 다시 피고
물은 흐르고 또 흐르네
나에게 무엇이 있을까
누구와 함께 안식하리
밝은 달, 맑은 바람 구하려
애쓸 필요도 없다네'
만덕전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스님들.
우리가 절을 빠져나올 때가
오후 4시.
옥천 동이면에 있는 금강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천안 IC에서
아산친구 내려주고.
양재동 진입한 것이
19:30분.
한남대교 건너니
동호대교가 빛나고.
중곡역 근처 단골집에서
갈비탕 한 그릇.
요번 여행은 여유있고 뜻있고
알찬 여행이었다.
운전, 회계에 고생한 친구,
셰프일에 열중한 친구,
준비물에 철저했던 친구 덕이었다.
고마우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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