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우환)바이러스 속 둘레길 돌기

난해 2020. 1. 3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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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수) 우리국민에게 우환(憂患)덩어리가

되고 있는 우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10시 30분 다섯친구가 모여

당고개역에서 서울둘레길 1-2코스를 시작.


손 씻어라, 마스크 써라, 나가지 말아라 등

마나님의 염려가 보통이 넘는 가운데.


어떻게 보면 이 바이러스 덕에

문정부는 덕을 보고 있느지 모르겠다.

광화문 시위도 주춤할 터이니.





당집이 많은 좁은 옛골목을 지나-

구공탄, 연통 등이 보이는

정다운 풍경이기도 하고.





이 거리엔 '메기의 추억'도 있다.


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는

캐나다 시인 조지 존슨(1839-1917)이

사랑한 아내, 메기 클라크를 노래한 곡.


제자였던 메기는 결혼 후 1년도 못되어

폐결핵으로 세상을 떴고, 금잔디 동산에

같이 앉아서 놀던 곳은 그대로고.



또한 우리가 어렸을 때 고향의 깨끗한

시내에서 메기를 잡던 추억도 있고.





불암산 자락과 우리,

잘 어울리지 않는가.





조금 오르니 하얀 껍질의 멋쟁이나무,

은사시나무 군락.


1960년대 산림녹화의 책무를 맡은 현신규박사는

유럽의 은백양(암)과 수원사시나무(수)를 교잡,

은사시나무를 육종했다.


수분이 많은 곳에만 잘 자라는 이태리포플러의

단점이 보완되어, 산지 적응을 잘했으나


꽃가루알레르기, 나무재질 문제로

이제는 산자락 한 구석에 밀린 나무.

(박상진 교수)





철쭉동산, 넓은 마당, 경수사입구도 지났고.

친구들과 올해 여행계획도 논의했고.


경수사 마당엔 멋진

불암산 폭포가 있다.





멋진 그림도 붙어있는 생성약수도 지나고.

약수는 음용 불가.






꿈을 꾸는 그대여

진정 봄이 오면

그대 마음에

사랑의 꽃 필 수 있게

얼어붙은 가슴에다

희망의 씨앗을 심자

(김사랑의 '1월의 노래')



허나 봄은 이미 오고 있었고,

(순천에는 홍매화가 피었다는 소식)

내일 모래 지나면


오세영 시인이 이야기한

'벌써'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달,

2월이 올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봄이 오고있는 산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다,





정각 12시에 노인네들 장기, 바둑두는

곳에서 간식. 김밥에다

모시떡+송편+재춘표 삶은 계란+월남커피.





다시 둘레둘레 떠들기도 하다,

넙적바위(음석)도 지나고.


오봉 아래 여성암보다는

덜 오묘하지만.





그리고는 노원구 중계동 소재

학도함(鶴到庵)엘 들렸다.


김천 직지사 주지로 부임한 법보스님 자리를

이은 묘장스님도  절 단장을 잘 하고 있다고. 


바위와 돌담장이 신선한 느낌을 준다.





대웅전 옆 마애관음보살좌상 오르는 계단.


학이 노닐던 학도암은 1624년 창건되었다고.

역사는 짧지만 근방에서 꽤 알려진 절.





명성황후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는

13.4m의 마애관음보살좌상.

가장 큰 규모의 마애불상이라고.


1870년대 명성황후의 발원으로 조성.


고종과 민비가 가례를 올리기 전

고종은 이미 후궁 귀인 이씨를 총애

첫아들 완화군을 얻었고,


18세의 황후는 경복궁을 복원한 석공을

동원, 마애불상을 조성하고서야

비로서 고종의 사랑을 얻었다고.





대웅전 옆문을 통해 본 담장.





바위 속에 조성된 약사전





단아한 삼성각.





삼성각에서 내려다본 대웅전과 마당.


새로 단장된 절이지만

돈냄새가 덜 나고 산뜻한 느낌.





마애불상바위의 음과 양,

그리고 길.





복지관을 도우려고 만든 학 플레이스.

학, 명성황후의 사랑이 들어간

주전부리와 음료.


이곳의 수익금이 불우한 사람들의

복지를 위해 쓰인다고.





학도암의 옛모습






다시 둘레길은 이어졌고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백사마을의

일부가 보였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도

곧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다는데-

언제쯤일까.





공릉동 백세문과 삼육대학교 갈림길에서

우리는 삼육대학쪽으로.


자그마한 제명호수가 있고,

옛날 서울여대생과 육사생도와의 연애장소.


1912년 평남 순안출신 이제명목사를 기려

이름 지어졌고, 1953년에 만들어진 호수.


그는 1947년 삼육대 부지 마련에 힘썼고

삼육신학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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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호수에 무슨 끝이 있나요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한 바퀴 두 바퀴


호수에는 호숫가로 밀려 스러지는

연약한 잔물결

물위에서 어루만진 미로

이것 아니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문태준의 '호수')





삼육대 정문으로 이어지는 길,

산사태로 서어나무가 쓰러지고 있어,

안타가웠다.


우리가 중고시절에 이곳까지 와서

나무를 심었는데-





새로운 학교건물이 들어섰고.





'분명히 말했어, 당신은 사랑받고 있다고.'

여학생들의 강성이 나타나 있나?





아직도 새들이 깃들고 있나?





삼육대 정문 바로 옆에는

강릉의 정문이 있고.


우리가 당고개역에서 삼육대까지

둘레둘레 걸은 거리는 8km.

다리가 조금 뻐근한 느낌.


서울둘레길 중 제일 호젓한 길 중 하나. 





태강릉(노원구 공릉동 소재)은 원래

동일한 능역 안에 있었지만

개발여파로 분리가 되어 입구가 따로.


두 능 사이에 태릉선수촌이 있고

 1.8km의 좋은 소나무 숲길로 연결된다.

걷기 좋은 숲길의 하나.


태릉은 중종의 2계비, 문정왕후 윤씨 능,

강릉은 그녀의 아들 명종과 인순왕후의 능.


문정왕후는 명종 대신 섭정을 하는 등

20년 권력의 자리에 있었다.

을사사화 등 실정도 많았지만


불교정책을 펴 도첩제를 실시,

결과적으로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이

등용되어 임진왜란 당시 큰 공을 세웠다.





우리는 먹골로 이동하여

돼지갈비에 소주 한 잔 한 후


천병헌, 류흥구, 이재춘친구는

고교후배가 경영하는 당구장으로

이영우친구와 나는 집으로.


중랑구 묵동(먹골)은 왕방연과

인연이 깊은 곳.


1457년 단종이 사약을 받은 후 귀경하는 길,

금부도사 왕방연은


'천먼리 머나먼 길에 고은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물도 내 마음 같아 울면서 밤길 흘러가네'


하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고

공직을 사퇴한 후


먹골에서 필묵과 벗하여 배나무를 키웠고,

수확한 배를 바구니에 담고는

영월을 향해 절했다고.


동네 이름이 묵동, 먹골배가 탄생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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