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용문산 은행나무길 걷기

난해 2020. 3. 27. 17:49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1961-, '너에게 묻는다')





3.25(수), 9:52, 친구 여덟, 상봉역에 모여

용문역으로 출발.


물소리길 마지막 코스,

용문산 은행나무길을 걸었습니다.


흑천을 따라 걷다, 흑천과 이별하고,

용문천을 거슬러 오르다,

몽골산을 넘어 용문산주차장까지

걷는 길이죠.





11:15 용문역을 출발, 용문양묘사업소를

지나자니, 길가의 버들강아지(버드나무꽃),

봄바람에 한들한들--


봄바람은 그리움의 바람,

그녀도 그리웁고--





양묘사업소 묘포에는

여인들의 부지런한 손놀림.





다문8리 두집담마을 표지.


중앙선이 개통되기 전에는 용문면 다문리는

지평현, 여주, 원주를 경유하는 큰 도로변.

시장과 주막으로 번창했던 곳이죠.


특히 장대마을이 그 중심이었다네요.





좀 있으면 화사한 벚꽃길이 되고

벚꽃엔딩이 경쾌하게 들려오겠죠.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오늘은 같이 걸어요


어떤가요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벌써 꽃망울이 빨개졌군요.

꽃몽우리는 강원도 사투리라 하네요.






그라운드골프장 등 용문생활체육공원,

용문국민체육센타를 지나는 길,


장미터널, 포도 머루 다래터널도 있구요,





오 내사랑, 목련화(木蓮花)도 피기 시작했어요.

1억4천만년전 원시적 꽃구조를 갖은 원시식물.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하는 박목월의 '4월의 노래'도 생각나고,


봄에 온 가인, 봄길잡이,

엄정행이 부른 목련화도 떠오르고요.





모란의 꽃눈은 붓모양이라

모란은 목필화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토종목련은 제주가 고향이고

요즈음 흔히 보는 백목련은 중국원산.

(박상진교수)





토종꽃하니까 지난 토요일(3/21),

안산길에서 본 히어리가 생각나는군요.


조록나무과에 속하고, 학명에 Coreana가 붙은

우리나라특산종. 옛날에는 희귀종이라

보호종이었으나, 요즈음은 아니라구요.





용문국민체육센타 앞에서 흑천과 용문천이

합칩니다. 이곳에서 흑천과  이별을 하고

용문천을 오르기 시작했죠.





흑천은 횡성과의 경계, 청운면 도원리

성지봉에서 발원, 단월면 삼가리(C),

용문면 광탄리(D)를 거쳐,


용문면 마룡리(B)에서 용문천과 합쳐지고,

개군면 공세리(E)를 거쳐

버드나무 나루께길 위의 양평읍 회현리,

현덕교(A) 아래에서 남한강과 합류합니다. 





마룡교를 건너 용문농협 하나로마트

물류창고에서 길을 건너, 골목길로

조금 가면 마룡2리 마을회관.


마룡리는 마흔천리가 어원인 마천리와

용담리가 합쳐친 동네.


마을회관 앞에서 첫 휴식.

이재춘친구의 고구마가 이날도 인기 짱.





멋진 마룡리 전원마을 곳곳에 산수유, 매화,

개나리 등을 볼 수 있었죠.





개나리와 영춘화는 비슷하게

노란꽃을 피우죠. 둘 다 물푸레나무과.


개나리도 학명에 Koreana가 붙는 우리 고유종.

꽃잎이 네 장이고 벌어지지 않는 모습.

줄기는 고동색이고, 영어로는 golden bell tree.


영춘화는 중국원산. 꽃잎이 5-6장이고 꽃이

딱 벌어지며, 매화보다 앞서 꽃을 피우죠.

줄기는 초록빛을 띄우고.





동네아줌마, 우리가 골목길로 가면 동네가

시끄러우니, 큰 길로 가라고 유도했지만,

우리는 아기자기한 골목길로 들어섰고.



'골목길 접어들 때에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커튼이 드리워진 너의 창문을

말없이 바라 보았지

수줍은 너의 얼굴이

창을 열고 볼 것만 같아

마음을 조이면서 너의 창문을

말없이 바라 보았지'





'공동생산 공동판매'

용문농협 창고를 지나고,





마룡2리,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JUN 179 카페를 지나,





도로밑 길도 지나고, 흐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화창한 날씨, 덥기까지 했죠.





가지말아야 할 요양원 앞, 정리된 밭.


심전경작(心田耕作).


우리는 이봄, 마음의 밭에 씨를 뿌리고,

자신의 바람과 일치하는 삶을 가꿔야죠.

불란서작가 로랑 구넬(1966-)의

'가고 싶은 길을 가라',

가볍게 읽어보시죠.





강아지 세 마리, 단체사진 찍어주려 했더니,

천방지축, 날뛰고요.





대학생들 MT하기 좋은 애화몽팬션,

풀향기 등이 이어졌고요,

愛花夢, 사랑과 꽃과 꿈.


또 문릿국시집도 지났습니다.





덕촌2리 퇴촌마을에서 용소교를 건너지 않고

다리 아래로 내려가,


조광조 제자, 용문 조욱(1498-1557,

 장수현감역임)이 피신하여

제자들에게 강론하던 곳이 퇴촌마을.


용문선생 덕에 미지산이 용문산으로 바뀌었죠.

근처에 조욱신도비(1988년 건립), 그가 강론하던

세심정, 운계서원, 묘 등이 있고요.





용문천 징검다리를 건너니,





용소가 눈 앞에 있습니다.





냇가에서 빠져나와,

용문면 덕촌리 세심교 건너기 전에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꼰대농장이  있고요.





자연을 벗삼는 독채형 운담미르팬션 입구를

지나면 묵정원이 있습니다.

조그만 암자인가요?


걸어놓은  도마에 쓰인 글은

입차문래자막존지해(入此門來者莫存知解).


문을 들어올 사람은 세속을 떠나

오직 한 마음으로 진리를 생각해

불법에 귀의해야 한다는 뜻이라지요.





본격적으로 산길을 걷습니다.

길 왼쪽에 있는 실개천에선

맑은 물소리 나구요.


물소리길이 맞습니다.





샘물 쏟아지는 남의 집 튓마루에서

허락없이 두번째 휴식.


안에선 두런두런 부부의 말소리 들렸지만 

나와보진 않았구요.





역투하는 친구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윤동주의 '새로운 길')





봄을 느끼시나요?





고개에 거의 이르니, 물소리길

인증대가 있고, 창고에 주정 걸이대?

주정하는 친구 매다는 곳도 아니고요,





첫번째 큰 재를 넘었습니다.


힘들면 쉬었다 가고,

벅차면 돌아서 가라.

네가 원하는 길이라면.

('가고 싶은 길을 가라' 중에서)





프로포즈하는 팬션을 지나





오촌리 마을로.





쓰레기 분류장을 보면

얼마나 깨끗한 마을인지 알 수 있죠.





보존하고 있는 김병호 고가.

오른쪽에 고가의 일부분이 보이죠.


1893년(고종30년) 고종의 내시였던 사람이

왕의 하사금으로 지은 미음자 가옥.





마을 쉼터에서 세번째 휴식.

이마을엔 유난히 백송을 많이 심어 놓았군요.

줄기가 흰색이 아니고 초록색 얼룩이 있는. 





마을을 떠나 세번째 넘는 고개길 직전,

한 부부가 농사일. 어부인은 불만족한 표정.


왼쪽엔 벤취가 놓여있고 앞에 있는

나무에는 '故 엄기영 나무'라고

명찰이 달렸구요.


있었던 묘를 개장하여 수목장을 하고

쉼터를 만든 듯합니다.





고인이 살았던 동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명당자리입니다.


고인은 나무가 되어

동네를 내려다 보고 있네요.





몽골산 높은 고개를 넘었습니다.

고개를 넘으면 용문산 관광단지.





월드연수원, 카페 비아지오를 지나

벨라지오 리조트.





용문산주차장을 지나니 '추억의 청춘뮤지엄'.


시간이 있으면 교복도 입어보고

고고장, 음악다방, 청춘극장도 들어가 보고,

제기차기 등도 해볼텐데.


이날 걸은 거리는 10.7키로,

대략 2만보.





천병헌친구가 추천한 맛집은 두부가

떨어졌다 하고, 대신 찾은 한마당식당.

닭 대신 꿩이었습니다.


왼쪽 앞부터 김용문, 이재춘, 하태욱, 신영우,

오른쪽 앞부터 김도원, 이윤희, 천병헌, 류흥구,

만나면 더 만나고 싶은 친구들.


학교시절, 어려운 친구도 있었고

넉넉한 친구도 있었지만,  넉넉한 친구도

형의 교복을 물려받아 새옷이 입고싶어

옷을 세면바닥에 문질렀던  우리 세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는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 가는 것,

타인의 생각을 인정할 줄 아는 것 아닌가요.





두부전골+해물파전+김치두부+주님.


두부가 여덟 쪽. 산미나리, 취나물, 곤약

등의 밑반찬. 맛은 한번 먹어봐야.

반찬을 수없이 주문했고요.


곤약(구약나물)은 천남성과에 속하는

구약나물의 땅속줄기를 가루로 내어 만들어요.





80대 창업주는 다리가 불편하여

의자에서 가요무대 시청하고,

할머니는 주방에서 음식 맛을 내고,


딸, 아들은 서빙하고.





6녀 1남을 둔 화목한 가족.





돌아오는 길, 용문역의 그림,

아름답지 않은가요.





현실로 돌아오니 마스크 세상.


내쇼널지오그래픽의 4월 지구의 날

특집호가 나왔어요.


절망의 행성이냐

희망의 세계이냐.


친구들, 희망의 세계로 가세나.



미국에 있는 도원친구의 마님, 딴 짓 안하나

확인 전화도 있었고, 친구들 재미있는 얘기

하다보니, 7시 지나 상봉역 도착.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평 벚꽃길 걷기  (0) 2020.04.10
양평, 문화유적길  (0) 2020.04.03
양평, 터널이 있는 기찻길  (0) 2020.03.20
양평 흑천길 걷기  (0) 2020.03.13
양평, 버드나무나루께길 산보  (0)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