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코로나 총동문산행(4/24 북한산)

난해 2021. 4. 25. 18:02

4/24(토) 북한산보국문역에서 친구 세명이 모여

 

정릉천을 거슬러 올라

고교 총동문회산악회 주최 북한산 산행을 시작.

 

많은 인원이 같이 산행을 할 수 없음에

임원진이 새로운 산행방식을 채택했다.

 

뜻이 맞는 서넛이 좋아하는 코스로 산행하는 도중에

동장대에서 들려 집행진을 만나

얼굴도 보고 기념품도 타고-

 

우리셋은 정릉 청수장으로 올라 동장대에 들렸다,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로 내려오기로.

 

북한산과 인접한 정릉지역을 청수동(淸水洞)이라 했다.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 정릉천.

1910년대 이곳에 있었던 일본인 별장이 청수장이었고.

 

 

 

 

지나는 길에 있는 바람난 오리궁뎅이

당신 duck에 OK능이마을의 오리궁뎅이를 맛볼 수있다.

요즈음 얄팍한 여인들의 궁뎅이보다 맛이 있겠지.

 

 

 

이곳에서 보국문으로 오르는 길

우리 나이엔 만만치 않다.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

산행을 즐기는 친구들이라 예의가 바르고.

 

가냘픈 애인을 모시고 백운대까지 간다는 청년,

힘 좀 들겠다.

 

고교, 대학시절엔 정릉의 부흥주택에서 살았다.

재춘친구와 정릉에서 백운대까지 오르곤 했었지.

 

 

 

부흥주택 앞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어

봄비가 오는 날이면 빗소리가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

옆집에는 숙대 영문과 다니는 한 학년 위 여대생,

누이노릇하느라고 폼을 잡았었다.

 

그녀의 조카 계집애들도

눈이 똘망똘망했고 이뻤었지.

 

 

 

고3때 장억근친구와 정릉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는데 하루는 우리 또래의 동네 어깨들이

시비를 걸었다, 수도 많았고.

친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판 붙을 태세.

 

다행히 무리 중에 내가 아는 친구가 있어

몰매맞는 일은 없었지만.

 

친구는 유일사무기라는 회사를 잘 운영했었는데

어느 날 부도가 났고 이제까지 생사를 알 수 없다.

 

부도 다음날, 친구 젊은 부인의 가냘픈

목소리를 들은 것이 마지막.

 

 

 

보국문에서 한 장.

올해 처음으로 반팔 차림으로 산행을 했더니

날을 것만 같았고.

 

보국문은 북한산성 14개 문 중 하나.

동남쪽 암문으로 소동문 또는 동암문이라 한다.

전쟁시 비밀통로.

 

 

 

우리는 성곽을 따라가지 않고 좌측 7부 능선길로.

연록색의 신록의 계절이라

북쪽으로 들어서니 찬 바람 불고 싸늘.

 

 

 

하얀 꽃이 피기 시작

요즈음 피기 시작한 귀룽나무꽃도 아니고

함박꽃나무? 5-6월에 피는데-

 

 

 

대동문은 수리 중

 

 

 

동장대 근처의 괴상한

바위 틈 속에 선남선녀들이 점심 중.

 

 

 

동장대에 도착, 대기 중인 집행진과 만나고.

현 회장 유경규(35회), 수석부회장 이현구(36회),

김창기총무(38회, 20년 후배) 등 후배들과 한 장.

 

좀 전에 보았던 이종상직전회장(34회)이 안보인다.

이사진을 찍고 있겠지.

 

하루 전 꿈엔 김창기동문이 결혼식을 했었는데-

우리의 뇌세포엔 잠재적 인식이 저장되어 있나보다.

 

동양화 풍의 멋있는 그림을 밴드에 올리고 있는

이현구 동문의 활달부인은 청수장에서 친구들과

한 잔 하는 중이라고.

 

이날 산행에는 마흔 명 가까이 참석했다 한다.

 

우리 셋은 팥떡을 점심으로 했고.

 

 

 

성곽에 피어난 자주색 제비꽃

그녀 머리에 꽂아주고 싶은 꽃.

나폴레옹 애인 죠세핀이 한때 좋아했던 꽃.

 

색깔이 진했다.

 

 

 

대동문으로 돌아갈 때는 성곽을 따라

대동문은 북한산성의 동쪽문으로

수유동과 우이동을 연결.

 

 

 

이곳 기온이 낮은 탓으로

아직도 가냘픈 진달래가 피어있다.

가는 세월에 아쉬움을 나타내며,

 

 

 

시산제 제단이 있는 덕장봉(586m)에서 본

인수봉(810m), 백운봉(836m), 만경대(799M).

 

 

 

이곳에서 보니 왼쪽에 동장대

오른쪽에 북한산 주봉들이 보였고.

 

동장대는 시단봉(607m)에 위치하며

최고 지휘관이 지휘하던 곳.

 

 

 

나무들 사이로 도봉산 주봉들이 보이고.

주봉 자운봉이 740m.

 

 

 

보기싫은 주변 아파트 동네

그 앞에는 구 건물들이 보이고.

 

 

 

북한산국립공원의 진수를 볼 수 있고.

 

 

 

다시 대동문으로 회귀

대동문은 1711(숙종 37)에 세워지고

1993년에 복원되었다.

 

현판에는 숙종어필집자라 쓰여있다.

숙종의 글 중에서 글자를 모아 만들었다는 뜻.

 

북한산성은 37년(1711) 4. 3일에 착공 10. 19일에 완공.

섕각해보면 짧은 기간내에 축조되었다.

산성 둘레는 9.7km.

 

숙종(1661-1720)은 14세에 등극, 훈련도감, 어영청,

수어청 등 오군영을 확립, 병권으로 왕권을 강화하였고

서인 남인간의 당쟁을 유도 오랫동안 왕위를 유지.

 

 

 

장희빈이 낳은 아들이 경종 그리고 숙빈 최씨에게서 영조가 태어났다.

 

 

 

우리는 아카데미하우스를 향하여 험한 길을 출발

 

 

 

하산 도중 인효진목사님(37회)과

32회 일당 등을 만났다.

김명섭 전 총동문회장과 김윤태 전 총동문산악회장이

주축이 되어 가장 잘 되고 있는 32회 산악회.

 

이들의 산사랑을 배워야지.

 

이영훈 동문(29회)과 김인호 전 산악회장(30회)

등이 4.19묘지 근처에서 뒷풀이 한다는

소식도 들었고.

 

 

 

이곳엔 벌써 병꽃이 피기 시작했고.

인동과의 병꽃나무는 5월초부터 피기 시작하는

여름꽃이라 할까. 백자, 청자모양의 꽃을 피운다.

황록색꽃이 피어 붉은 색으로 변한다.

 

우리나라 특산의 꽃나무. (박상진교수)

 

 

 

수유동 구천계곡 물가에서 잠시 휴식

발을 담갔지만 물이 차서 오래 담글 수가 없었고.

떨어진 산벚꽃 꽃잎들.

 

 

 

'꽃잎이여 그대

다토아 피어

비바람에 뒤설레며

가는 가냘픈 살갗이여

 

그대 눈길의

머언 여로(旅路)에

하늘과 구름

혼자 그리워

붉어져 가노니

 

저문산 길가에 져

뒤둥글지라도

마냥 붉게 타다 가는

환한 목숨이여'

(신석초, 1909-1975, 꽃잎 절귀)

 

 

 

물 위에는 소금쟁이가 놀기 시작

불완전 탈바꿈을 하는 곤충, 소금쟁이.

방수성의 가는 털로 수면 위를 움직이며

 

물에 빠진 개미 등을 잡아먹는다.

봄에 활동을 시작.

 

슬슬 날벌레 등이 날기 시작했다.

 

영어로는 water strider.

소금장수처럼 떠돌아다녀 소금쟁이라는

이름이 붙었겠지.

 

 

 

구천은(九天銀)폭포가 있는

구천계곡을 따라 내려가고 있는 중.

 

구천(九天)계곡은 대동문에서 아카데미하우스까지

1.9km의 험한 길. 옛날에는 조계사가 있어

조계동계곡이라기도 했고.

 

구천은 하늘이 가장 높은 곳이라는 뜻.

땅속 깊은 밑바닥, 죽은 뒤 넋이 돌아가는 곳,

구천(九泉)과는 뜻이 다르다.

 

 

 

수락산과 불암산이 보인다

 

 

 

구천은폭포 주변에는

인조의 3남, 인평대군(1622-1658, 호가 송계) 별장,

송계별업이 있었고 사릉석물채석장이 있다.

 

인평대군은 볼모로 심양에 갔었고

시, 글, 그림에 능통했으며

병자호란 후 왕실안정에 기여했다고.

 

인평대군 후손이 1680년 역모사건에 휘말려

관리가 소홀해지고 채석장이 되어

아름다운 풍광이 파괴되었다고 하나

 

우리 눈엔 아직도 좋은 풍광.

 

 

 

이곳 채석장에서 채취한 돌은

단종비 정순왕후 송씨(1440-1521)의 능,

사릉(思陵, 남양주 진건읍)에 쓰였다.

 

1454년 왕비가 되어

단종(1441-1457)이 타계한 후 64년간

산봉우리에 올라 낭군을 생각하며 그리워한 여인의 무덤.

 

채석장은 2019년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계곡 바위에 채석당시의 관리, 석수 이름이

새겨져 있고.

 

 

 

공원입구의 석물

어느 무덤에 있던 것인지.

주인의 혼은 구천을 떠돌겠지.

 

 

 

공원입구에는

북한산국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 안내도가 있고.

 

김병로(1887-1964), 신익희(1894-1956),

이시영(1869-1953)선생 등의 묘가 있다.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선생은 일제시대에 항일운동 관련

사건을 수임, 이들을 변호했고 재위 9년 동안 모든

외압과 간섭을 물리치고 사법권 기초를 닦았다.

 

요즈음의 대법원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초대 국회의장 신익희선생은 장면, 조병욱선생과

민주당을 창당했고 1956년 대통령후보가 되었으나

기차안에서 심장마비로 타계.

 

요즈음 민주당의원들 과연 선량의 자격이 있는지.

 

초대 부통령 이시영선생은 이승만대통령의 전횡에

반대 정부를 떠났고.

 

지금 대통령 밑의 사람들은 그의 하인들에 불과.

 

 

 

강원룡목사가 서독차관을 얻어 지은(신영우친구 말)

아카데미하우스는 분쟁으로 폐허가 되어있고.

꼭대기층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풍광을 즐기기도,

이곳 음식점에서 모임도 했던 곳.

 

주변의 맛집들은 없어지고

카페들만 들어서 있고.

 

우리는 한참을 내려와 곤지암에서

혀, 소머리 수육+소머리국밥+빨간 딱지.

 

23천보의 일정을 마치고

4 19묘지역에서 지하철 타고,

또 친구들과 이별하고 귀가하니 여섯시.

 

 

 

요즈음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브레이걸스 유정(1991-)의 '인생의 선물'.

 

 

'봄산에 피는 꽃이 그리도 고울 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몰랐네

 

봄산에 지는 꽃이 그리도 고울 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생각을 못했네

 

만약에 누군가가 내게 다시 세월을 돌려준다 하더러도

웃으면서 조용하게 싫다고 말을 할 테야

다시 또 알 수 없는 안갯빛 같은 젊음이라면

생각만 해도 힘이 드니까

 

나이 든 지금이 더 좋아

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것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

 

 

 

브레이브걸 유정

 

 

 

'내 인생의 꽃이 다 피고 또 지고 난 후에야

비로서 내 마음에 꽃 하나 들어와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하지 않고

지는 해 함께 바라봐 줄 친구가 있다면

더 이상 다른 건 바랄게 없어'

 

 

 

젊음의 고뇌도 많지만

늙음이 젊음만 하겠어.

 

북한산 산행, 후배님들 고마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