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묵호 등대, 삼척 촛대바위, 덕봉산 산책

난해 2021. 9. 29. 09:28

고운 님 숨결처럼 따사롭고 포근한 아침 노을

9/27(월) 6시 15분,
동해로 길 떠나며 본 아침 노을,
정말 오랜만.
 
동쪽이 고기압이란 이야기.
이번 여행도 좋으리라는 예감이 들었고.
 
 
 
 

잠실운동장의 프라타나스(버즘나무),

짧은 스포츠가리 이발을 했다.
 
돼지모임 사인방, 7:30분
아름여행사의 빨간 버스에 몸을 실었고.
 
세번째 모임.
 
 
 
 

홍천 휴게소에서 아침 대용 간식

코로나로 아침으로 주는 찹쌀밥은 날아가고.
 
건너편으로 공작산(887m)이 보인다.
모양새가 공작처럼 우아한.
 
수타계곡에는 월인석보가 발견된
수타사(壽陀寺)가 있다.
 
수타는 정토세계에서 무량한 
수명을 누리라는 뜻.
 
 
 
 

10:30 동해시 묵호(墨湖)수변공원 도착.

묵호항 활어센타 3층 패밀리 레스토랑 뒤는
수변공원 전망대.
 
가이드말로는 일제시대 이곳에서 일본으로 수송된
석탄 때문에 묵호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하지만
 
묵호 옛이름은 오진(烏津)이었으나
강릉부사 이유응(1817-1874)이 새와 바위가
많은 것을 보고 포구가 검다해서 묵호라 했다고.
 
물도 검고, 바다도 검고, 물새도 검고.
 
 
 
 

앞바다에는 배 한 척,

갈매기 한 마리 외롭게 떠돌고.
 
 
 
 

등대오름길 초입

동해시는 인구 9만의 영동 거점 산업지구.
육상, 해상교통요지이며 시멘트 수출항.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이 합쳐
만들어진 시.
 
 
 
 

논골 담길 소년은 무얼 하는지

 
 
 
 

하늘은 꾸물꾸물하지만
그래도 하늘색이 떠돌고.
 
 
 
 

오늘도 걷는 논골 담길

조선, 일제강점기 초는 묵호는 작은 어촌.
1931년 석탄의 일본 수송으로 항구가 구축됨.
 
 
 
 

1970년대까지 명태, 오징어잡이 전성기

와이프 없이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사는 동네.
어물을 말리기 위해 운반하다보니 땅이
논 같이 질퍽질퍽. 그래서 논골.
 
명태, 오징어잡이, 탄광이 몰락하자
쇠퇴 일로.
 
논골 담길 벽화에는 묵호항의 역사,
바닷가 주민의 삶이 깃들어 있다.
 
 
 
 

해발고도 67m에 1963년 건립된 묵호등대(높이 26m)

논골 담길의 종착지.
1968년 신영균, 문희가 주연한 
'미워도 다시 한 번' 촬영지.
 
 
'이생명 다바쳐서 죽도록 사랑했고
순정을 다바쳐서 믿고 또 믿었건만
영원히 그사람을 사랑해선 안될 사람
말없이 가는 길에 미워도 다시 한번
아 아 안녕'
(남진이 노래한 주제가)
 
 
 
 

도째비(도깨비)골 스카이 벨리

이날은 월요일이라 휴장.
 
 
 
 

초록이 어우러진 등대카페

이런 곳에서 여유있게 차 한 잔
못하는 것이 여행사 상품의 단점.
 
 
 
 

사진만 한 장 찍고

 
 
 

작은 꽃들(패랭이꽃 종류)

 
 
 
 

내려가는 길

 
 
 
 

까막바위와 동트는 동해 모텔

해파랑길 33-34코스 
 
 
 
 

까막바위 위 갈매기 한 마리

좀처럼 떼를 보기 힘들고.
물고기가 적은 탓.
 
 
 
 

등대와 스카이웨이

 
 
 
 

이 거리 중심에서 가장 멀리 있는

'부담없는 횟집'에서 회덮밥+복분자술
 
여유있는 식사.
다른 손님은 없고 전세를 얻어 떠들고.
 
 
 
 

식당을 나오니 제법 파래진 하늘

 
 
 
 

거리의 커피집

반 고흐가 좋아하던 예멘 모가 마타리.
세계 3대 프리미엄 커피의 하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안 코나와 함께.
 
도시와 지방의 문화적 차이가 없는 세상.
오히려 우리가 촌놈들.
 
 
 
 

얼굴표정이 재미 있다

 
 
 
 

스카이워크를 걸었고

 
 
 
 

외로운 배 한 척

 
 
 
 

저쪽에도

 
'그리움의 거처는 언제나 바깥이다
너에게 쓴 편지는 섬 둘레를 돌다 지워지는 
파도처럼 그리로 가 닿지 못한다
 
저마다 한 줌씩의 글자를 물고 날아드는 갈매
기들, 문장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바깥을 떠돌다
지워지는 저녁, 문득 나도 누군가의 섬일성싶다
 
뫼비우스의 길을 간다 네게 가닿기 위해 
나섰지만 끝내 다다른 곳은
너 아닌, 나의 바깥이었다
 
네가 나의 바깥이듯 나도 누군가의 바깥이었
으므로 , 마음의 뿌리는 늘 젖은채로
내 속에 젖어 있다
 
그리운 이여, 너는 항상 내 안에 있다'
(박완호, 1965-, 외도)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또 한 장

 
 
 
 

참, 길이 많다

묵호 바다문화길.
 
 
 
 

나이가 들면 금새 친해진다, 애들 같이

사진의 아줌마, 찍은 사진, 지우라고
새침을 떨었고.
 
"예, 이미 지웠어요."
 
 
 
 

박회장이 얻은 묵호 포스트카드,

'묵호등대'
 
 
 
 

우리는 삼척 근덕면 초곡리에 있는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을 걷기 위해
초곡항으로 이동.
 
72년 지방어항으로 지정된 조그만 어항.
 
빨간 등대가 있고 적막감을 즐기고
조용히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곳.
 
 
 
 

한가한 거리를 지나

 
 
 
 

촛대바위길 입구

동해시 추암동 촛대바위가 아니다.
 
 
 
 

1km 해안길 따라

 
 
 
 

바다전망대도 들려보고

 
 
 
 

유리창 있는 다리도 지나고

 
 
 
 

뒤돌아 보면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

 
 
 
 

가운데 바위가 촛대바위

 
 
 
 

사람 같기도 하고

다람쥐과 초식동물, 마멋(마모트) 같기도 하고.
 
 
 
 

거북바위

바위 왼쪽 윗쪽에 붙어 있는 거북이.
 
 
 
 

거북이 머리에 새 한 마리

 
 
 
 

두 바위 사이에 배는 지나가고

 
 
 
 

사자바위, 옆얼굴이 영락없는 사자

동해안쪽에는 이사부와 사자에 관한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
 
1500년전 신라 실직국의 군주였던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복하려 했으나 그들이 용맹하여
힘으로 어쩔 수 없었고,
 
나무로 사자를 만들어 배에 싣고 가
위협하였더니 그들이 굴복하였다고.
 
 
 
 

길의 끝부분에 위치한 용굴.
구렁이가 이곳에서 용이 되었다는.
 
 
 
 

돌아오는 길에 본 촛대바위와 오른쪽 거북바위

거북바위는 피라미드가 되어 있고.
 
 
 
 

곱게 핀 해국

바닷바람에 키가 크지 못하고
납작 엎드려 꽃을 피운다. 반관목성.
11월 초에도 탐스런 꽃을 피운다.
 
이곳 해안에는 해국 이외에도 바위채송화,
기린초, 갯메꽃, 담쟁이가 자생.
 
 
 
 

초곡항으로 되돌아가는 길

 
 
 
 

항구로 진입해보니

보기보다 크다.
 
 
 
 

항구 위에는 황영조공원이 있고

 
 
 
 

외로운 갈매기

물고기 없는 항구를 말해주고.
 
 
항구를 오가려면 공양왕릉이 있는
근덕면 궁촌을 지난다.
 
고려 마지막왕 공양왕(1345-1394)은
이곳에서 이성계에게 살해되었다.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에도 사적 공양왕릉이
있는데 어느쪽에 시신이 있는지 모른다고.
 
 
 
 
 

귀항하는 어선

고기 좀 잡았냐 하니
고기가 없다고.
새우를 잡아 온다고.
 
 
근덕면 궁촌에서 용화까지 다니는
레일바이크가 있다.
굴도 있고 탈만하다고.
 
 
 
 

우리는 버스로 북쪽으로 20분쯤 이동

근덕면 하맹방리에 있는 맹방해변으로.
삼척시내에서 7km.
 
청정해변이며 봄에는 벚꽃길로 유명.
 
 
 
 

해변 남쪽에 있는 덕봉산(53.9m) 한 바퀴 돌기(ktsketch)

산이라기에는 뭐하지만
1시간 정도 힐링을 할 수 있는 산.
 
원래는 섬.
해동여지도, 대동여지도에 섬으로 표시.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 사이에 위치.
 
산모양이 물더덩(물독)과 흡사하여
더멍산이라 불리다 덕봉산이 됨.
 
 
 
 

그런대로 괴암괴석도 있고

그런대로 그런 하늘.
부부가 두 손을 위로 향하고 있고.
 
 
 
 

산의 입구로

1968년 울산, 삼척 무장공비 침투로 폐쇠되었다가
53년만인 올해에 개방된 탐방로.
 
 
 
 

크지는 않지만 올망졸망

산의 둘레는 943m.
풍경에 취해 멈춰쉴 곳이 많은 곳.
 
 
 
 

은은한 수채화

 
 
 
 

마읍천을 건너서

다리를 건너는 것도 조금 스릴이 있고.
 
마읍천은 삼척 남쪽을 흐르며
청정한 천으로 이곳에서 은어낚시도 한다고.
 
 
 
 

덕봉산 해안 생태탐방로

덕산도가 덕봉산으로.
산꼭대기에 우물이 있어 기우제도 지내던 곳,
 
 
 
 

다리 앞쪽은 길게 뻗친 맹방해수욕장

맹방, 상맹방, 하맹방해수욕장은 명사십리.
 
맹방은 매향을 한 곳.
향나무를 잘라다 제를 지내고
민물, 바닷물 합수지점에 묻는 의식.
 
300백년 후 꺼내 피우면 향이 그만이라고.
향을 묻었던 마을, 매향방(埋香坊)이 맹방.
 
 
 
 

계단을 올라

 
 
 
 

키가 6-7m나 되는 해장죽(海藏竹) 숲

왕대(참대나무) 그리고 키가 1-2m인 산죽(조릿대,
신우대)과는 다른 대나무 종류.
 
선조때 대나무가 자라며 밤마다 울어(자명죽)
맹방에 살던 홍견이 산신령에게 제사를
올리고 빌은 결과, 자명죽을 찾아내었고
 
이것으로 화살을 만들어 무과에 급제했다고.
 
 
 
 

화려한 쉼터

 
 
 
 

우쪽엔 근덕면 덕산리 덕산해수욕장

 
 
 
 

좌측으로는 맹방해수욕장

멀리에 삼척시내가 보이고.
 
삼척시는 인구 65천으로 동해보다 인구가 적다.
석탄, 시멘트의 시.
 
옛날에는 진한 실직국.
이성계 5대조 목조의 외향.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
 
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
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
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내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친다
너도 나를 그리워할까
분홍빛 부드러운 네손이 다가와 돌려가는
추억의 영사기
이렇게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구나
사라진 시간 사라진 사람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해를 보면 해를 닮고
너를 보면 쓸쓸한 바다를 닮는다'
(신현림, 1961-,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넷 중 둘은 딴청을 피우고

 
 
 
 

하산하여 

 
 
 

섬둘레길 돌고

 
 
 

전망대에서 바다를 보고

건너편은 삼척시내.
 
 
 
 

바다는 멍때리고

 
 
 

맹방솔비치 캠핑장

캠핑장이 대세.
잘못들어갔다 젊은 친구에게 혼나고.
 
 
 
 

정자에서 마지막 간식

사귄 아줌마, 가이드에게 귤도 나눠주고.
 
 
 
 

상경하는 길, 빗방울 떨어지기 시작

홍천휴게소에서 호두과자 사먹고.
 
 
 
 

귀가하니 여덟시

사인방 모두 여행에 만족한 모습.
 
윤동주(1917-1945)시인의 시처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라고 하면
 
그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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