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87

원산도, 천북의 겨울바다

41년만의 추위라고. 영하 15도를 밑돌고. 코로나, 사회분위기로 어느 해보다 더 썰렁하고- 연말의 책보기가 마음을 그나마 훈훈하게 한다. 철로된 강물처럼(Gradual Grace), 미국작가 윌리암 켄트 크루거(1950-)가 저자인 추리소설. 나이가 될수록 우아하고, 품위가 있어지면 좋겠지. 어른으로 되어가며 무너져가는 자신의 세상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13세 소년 이야기. 1961년 여름 철로 위에서 숨진 아이 등 5건의 죽음 한 복판에 선 프랭크. 사랑하는 누나, 에이리얼의 죽음은 가족 모두의 엄청난 시련. 목사인 아버지도 울부짖고. 프랭크는 사건을 차분히 지켜보며 원인을 밝히고, 40년 후 그 여름날을 회상한다. 또한 의미있게 읽은 책. 헤세는 청춘의 고뇌와 휴머니즘을 잘 표현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

여행 이야기 2021.12.31

진천, 초평호 산책

12/11(토) 8:30분, 중곡역 1번출구에서 네 친구, 진천으로 출발. 세류역에서 출발한 아수문팀 5명은 농다리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음성휴게소에서 호두과자에 커피 한 잔. 아수문팀을 한 시간이나 기다렸다. 주말이라 도로는 붐볐고 한 차례 길을 헛돌았다고. 주변의 농다리전시관을 관람했고. 인근을 한 바퀴도니, 농다리(수월교, 비가 많이 오면 천이 다리를 넘치는 다리) 유래비도 있고. 지도를 보면 굴티마을에서 미호천에 놓여있는 농(籠)다리를 건너, 고개를 오르면 초평호(草坪湖, 옛 미호지)가 펼쳐져 있다. 이곳은 상산임씨 집성촌, 천년 넘게 상산 임씨들이 살아온 천년세거지. 임진왜란때 의병이었던 임수전, 명나라 원군으로 강홍립군으로 출정하여 만주에서 전사한 임현, 부자의 충절을 기린 부자 충신문. 야별..

여행 이야기 2021.12.12

한가로운 겨울바다 여행(속초)

속초행 버스를 타고 한강을 건넜다. 매주 한 번 만나 그림을 그리는 드로잉 모임, 기원을 따지면 10년이 지났다. 모임의 원로이신 90대 신사, 반선생님은 수술후 회복 중이시고- 팀원 중 한 사람의 따님이 속초에 아파트를 샀다고 한 번 가자하니 뿌리치기도 곤란하고. 또 하나의 한강다리(33번째 다리라기도 하고)가 건설되고 있는 중. 이 다리가 완성되면 세종 포천 고속도로가 연결된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생활을 즐기는 게 우선인가보다. 서울에서 속초가 2시간 반이면 충분히 갈 수 있어 속초에 수시로 바람 쐬러가는 것이 가능. 덕분에 옛날 속초아파트값은 형편 없었는데 지금은 고층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일기가 수시로 변하고. 안개가 잔득 끼었다간 흐리고 금새 맑은 하늘이 나타난다. 다행이도 이날 날씨는..

여행 이야기 2021.12.10

추자도 2박 3일

'세상한테 이기지 못하고 너는 섬으로 가고 싶겠지 한 며칠, 하면서 짐을 꾸려 떠나고 싶겠지 혼자서 훌쩍, 하면서 섬에 한번 가봐라, 그곳에 파도소리가 섬을 지우려고 밤새 파랗게 달려드는 민박집 형광등 불빛 아래 혼자 한번 섬이 되어 앉아 있어봐라 삶이란 게 뭔가 삶이란 게 뭔가 너는 밤새도록 뜬눈 밝혀야 하리 (안도현, 1961-, 섬) 기차승객들이 제법 많아졌다. 예약이 필수. "가을이면 떠나야지"하는 게, 사람들의 마음. 열차는 한강을 지나고. 낮이 짧아지니, 겨울느낌이 났고, 안개는 10:15분이 되어도 걷히지 않았다. 창밖의 들녁은 텅 비었고, 밖의 경치를 보려면 기차는 터널 속으로. 10:46분 목포도착(용산 8:22분 발). 목표역 갤러리에선 김혜자 개인전, '그리다 지우다'가 열리고 있었고..

여행 이야기 2021.11.22

11월의 버드나무나루께길

'맑은 바람결에 너는 짐짓 보도 위에 아름다운 연서를 쓰기도 한다 신비로워라 잎사귀마다 적힌 누군가의 옛추억을 읽어가고 있노라면 사랑은 우리들의 가슴마저 금빛 추억의 물이 들게 한다 아무도 이 거리에서 다시 절망을 노래할 수 없다' (곽재구, 1954-, 은행나무) 아홉친구가 양평역에서 모였다. 용문에서 온 손재완친구, 건강이 좋아졌고. 덕소에서 온 이명우친구, 카나다에서 귀국하여 두번째 모임 참석. 갈산공원-남한강변길- 현덕교-흑천길 그리고 해장국거리에서 해장국+한 잔 소노휴 양평(구 대명리조트 양평)-원덕교- 원덕초-종착역 원덕역 이날 10.8km, 18천보를 걸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산세, 찰떡궁합이다. 오리의 철이 돌아왔다. 텃새인지, 먼 길 온 나그네새인지. 날씨는 좀 덥게 느껴졌으나 다음날이 ..

여행 이야기 2021.11.07

묵호 등대, 삼척 촛대바위, 덕봉산 산책

9/27(월) 6시 15분, 동해로 길 떠나며 본 아침 노을, 정말 오랜만. 동쪽이 고기압이란 이야기. 이번 여행도 좋으리라는 예감이 들었고. 짧은 스포츠가리 이발을 했다. 돼지모임 사인방, 7:30분 아름여행사의 빨간 버스에 몸을 실었고. 세번째 모임. 코로나로 아침으로 주는 찹쌀밥은 날아가고. 건너편으로 공작산(887m)이 보인다. 모양새가 공작처럼 우아한. 수타계곡에는 월인석보가 발견된 수타사(壽陀寺)가 있다. 수타는 정토세계에서 무량한 수명을 누리라는 뜻. 묵호항 활어센타 3층 패밀리 레스토랑 뒤는 수변공원 전망대. 가이드말로는 일제시대 이곳에서 일본으로 수송된 석탄 때문에 묵호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하지만 묵호 옛이름은 오진(烏津)이었으나 강릉부사 이유응(1817-1874)이 새와 바위가 많은 것..

여행 이야기 2021.09.29

거무내길 걷기

상봉역에서 시간 늦게 도착해 헐떡거리는 친구의 모습, 왜 그런지 신선한 느낌. 두물머리의 모습 또한 언제 보아도 신선한 느낌. 옛날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번창했던 나루터. 물안개, 수양버들이 연상되는 곳. 들판도 신선했고. 오랜만에 걷는 거무내길 7.2km. 원덕 1리(덤바위마을)를 지났다. 덕(德)의 고향인지 모든 덕의 근본이 있는 마을인지. 덕(德)과는 소원한 마을은 아니겠지. 멕시코 원산이며 멕시코 국화. 이곳에 오르면 양평, 일곱개의 읍이 보인다해서 칠읍산이라 불리기도. 양평이 돼지감자 제1산지. 음식으로 먹는 천연 인슐린, 돼지감자. 북아메리카 원산. 꽃도 볼만한데 용인 매실밭의 꽃보다 시원찮다. '화왕산 억새의 흰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린다 이렇게 늙어가는 것들이야 어떻게 하겠냐만 남도 삼백 리 ..

여행 이야기 2021.09.24

청태산 2박 3일

9/8(수)일 횡성 청태산가는 길, 한강을 건너자니 잔뜩 찌프린 하늘. 횡성으로 달리니 하늘은 멋있는 가을 하늘로 복귀. 등산코너를 돌다 셔츠 2, 바지 1점 구입. 5만원이 안되었다. 영원무역이 운영하는 점포. 재혁친구가 둘째 사위와 일전에 들렸다고. 자매식당에서 칼만두국 한 그릇, 6천원. 블루리본서베이(국내 레스토랑 가이드북), 2014년에 실린 맛집. 할머니 자매가 운영하는 집으로 맛도 그만. 이집의 감자전 또한 명물인데- 저녁에 휴양림에서 부처먹기로 했고. 식후, 인근의 둔내농협하나로에서 3일간 먹을 양식 구입. 청태산자연휴양림 도착, 우리의 숙소(8인용) 가문비에 짐 풀고. 우리가 다녀본 숙소 중에서 제일 맘에 들었다. 장애인용 주차장이 있고, 넓직한 마당이 있는 외딴 독채. 등급있는 월남참전..

여행 이야기 2021.09.12

연천 호로고루, 파주 산책

'내 죽어 다시 태어난다면 한 조각 구름이나 되어 어느 황량한 산 위에 호젓이 떠 있으리라 설령 내 생명이 바람에 정처 없이 떠돌지라도 한 오리 애착도 남기지 않고 산산이 부서져 비 되어 떨어져도 애처러울 것 하나 없는 가벼운 영혼이고저 밤이면 별들의 속삭임도 들어보고 떨고 있는 초생달도 품어 보리라' 멀리 보이는 산은 지난주 올랐던 감악산(675m). 압구정로데오에서 출발한 팀, 금촌에서 출발한 팀이 모여 10 명. 호루고루의 해바라기가 유명세를 탔는지, 주차장이 꽉 찼다. 지역주민들이 자원봉사로 주차 관리. 오랜만에 정성은, 송승현친구 참여. 2002년 북한에서 모형으로 제작 보내준 것. 중국 지린성 지안시 소재. 바다의 신 큰 딸이 태양의 신, 아폴로를 짝사랑하다 죽어, 무덤에서 피어난 꽃. 8-9..

여행 이야기 2021.09.06

용추계곡 트래킹, 청소역과 오천항 느림보 여행

8/11(수) 가평 용추 구곡 트래킹. 10:30분 흥구친구의 애마로 가평시내를 거쳐 용추구곡의 첫번째, 용추폭포(와룡추, 臥龍湫) 도착. 더위를 피하려는 두번째 계곡트래킹. 성재 유중교(1832-1893)가 이곳에 몇년 살면서 용추계곡의 아홉 구비에 이름을 붙이며 옥계구가(玉溪九歌)를 지었다고. 이곳도 경반계곡와 같이 연인산(1,068m)도립공원 안에 있다. 아기를 못 낳는 여인이 이곳에서 빌면 아기를 낳았다고. 용추계곡을 처음 찾은 것은 삼십여년전. 당시 산행 짝이었던 이승부치과원장이 '산(山)'지를 보고 이곳을 찾았었다. 계곡을 건널 때마다 신을 벗고 내를 건너는 원시계곡. 찾는 사람도 아주 드물었고. 경희친구와 찾았을 때는 계곡엔 달래가 주렁주렁 달려 얼마나 맛있게 따먹었던지. 용추구곡의 아홉군데..

여행 이야기 2021.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