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북한에서 미사일을 쏜다고 엄포를 놓은 날,
마나님들이 말려서인지, 참여한 친구가 적었다.
하여튼 봄날의 시새움이 가득한 날이었다.
고동산은 화야산에 묻힌 산이라할까.
청평 삼회2리 사기막에서 오르면, 좌측봉우리가 화야산(755미터), 우측이 고동산(600미터)
화야산과 비교하면, 고동산은 돌이 많지만, 북한강을 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두산 모두 사람의 때를 덜 탄 산이라, 야생화 무리를 쉽게 볼 수 있다.
마을입구, 구옥 지붕 위로 보이는 산수유가 화사했다.
재작년 4/6 화야산을 찾았을 때의 사기막골은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멋진 새집들이 많이 들어섰다.
멋진 건물 앞은 아직도 겨울,
요즈음 유행하는 벽화도 그려져 있고,
마을의 소득도 올랐는지, 고래가 피는 담배갑도 보였다.
봄바람의 변덕에도 봄은 꿈틀대고 있었다.
꿩의 바람꽃은 개화를 시작했고,
얼레지도 바람나기 시작했다.
두 꽃이외도 현호색, 아기별꽃, 제비꽃이 무리져 있었고,
괴불주머니, 미치광이꽃도 가끔 눈에 띠었다.
그러나 애처러운 노루귀꽃은 눈에 띠질 않았다.
능선에 올라 우측 고동산방향으로 가다, 이곳 헬리콥터장에서 봄볕을 즐기며 점심을 들었다.
그러나 웬걸 점심을 끝내자, 봄바람은 심술을 부리기 시작했고,
세상은 어두워지고, 추위가 엄습했다. 풍향을 알리는 바람주머니는 요동을 치고.
한참 능선을 타니, 고동산 정상.
이때가 두시, 11시에 시작한 산행이니, 두시간 반 이상은 걸었다.
정상은 두사람 비집고 있기도 어려웠다.
이곳에서 보는 끝내주는 전망.
다리는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일부, 양평군 서종면의 서종대교,
기상변화에 강물은 요동쳤다.
북한강은 양수리쪽으로 흐른다.
전망을 음미하고 나자, 눈보라가 치기 시작했다.
김정은이 몰고온 기상변화인가?
양평군 서종면 수입리(물길이 들어온다는 뜻) 쪽으로 길을 잡아 능선을 달렸지만,
눈보라에 앞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길은 눈에 덮여 있고,
수입리쪽 길은 초행인지라, 화야산(사기막) 쪽으로 돌아섰다.
세상은 순식간에 눈천지로 바뀌고, 삼백년 묵은 은여우가 어디선가 나타났다.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그 많던 야생화들은 어데로?
Where have all the young girls gone?
할망구 됐겠지.
Where have all the youngmen gone?
할아범되었고.
하산하니, 사기막골의 길은 비로 말끔이 씻겨 있었고,
태양은 다시 떠올랐다.
아! 봄의 요상함이여!
사기막골에서 휴일을 맞아 전나무를 손질하고 있던 개인택시기사를 회유하여,
택시타고 청평역에 도착했더니, 전철이 들어오고 있었다.
열심히 달려 플랫홈에 도착해보니, 춘천행 플랫홈.
또 다시 뛰어 서울행전철에 올라탔다.
이곳에서 전철은 청춘열차를 보내려고 쉬었다.
공연히 뛰었구먼.
우리가 탄 열차가 불암산을 지날 때는 6시를 바라보는 시점.
13키로 넘는 거리를 다섯시간 넘게 걸은 산행이었다.
봄에 물 올라온 전나무가지 삶은 물은 허리 아픈데 직통약이라고.
상봉역 서래갈매기집에는 우리의 호프 천병헌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태욱군은 당뇨걸려 입원해 있는 고양이 병문안가고,
소주 세병+갈매기살+돼지꼅대기+된장찌개+밥 한공기.
병헌아, 고맙다. 같이 마시면 왜 이리 술맛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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