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뉴질랜드팀 통영에서 뭉쳤다 2

난해 2018. 5. 1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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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런 봉우리에서 달바위(不毛山399미터)란

이름이 나왔나 했더니,



바위 틈에 달이 끼었다 하네.


사량도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윗섬 아랫섬 사이의 해협이 뱀처럼 생겨서

그렇다 하기도 하고, 뱀이 많아서라기도 하고.



잔뜩 몰려온 운무 때문에 칼날같은 바위길에서

앞서가는 두 친구를 놓쳐 길을 잃고, 

같은 길을 세바퀴를 돌기도 했지만


달바위 이후는 급경사가 많아

설치된 나무계단을 오르니

더 이상 그럴 일은 없었고.



날씨가 좋았다면 발 아래

 멋진 다도해 풍경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바다 가운데 인지, 운무 속인지 

일엽편주 떠가고 있었다.



남녀 한쌍 손을 얹은

가마봉(303미터)을 지나고,



수직에 가까운 계단을 내려갔다.

교성을 지르며 벌벌 기는 여인네들-



선착장 근처 윗섬과 아랫섬을 잇는

사량대교가 보였고.


요즈음은 다리를 놓았다 하면, 대교.

경제성이 있는 것인지.





옥녀봉을 가려면 정신이 아찔해져서

구름다리를 건너야 하고,

발밑의 낭떠러지와 흔들림 때문에. 



옥녀봉(281미터) 표지석이 제일 크다.


높이는 얼마 안되지만, 급한 등산로 때문에

접근이 용이치 않아서인지.


고아 옥녀를 의붓아버지가 겁탈하려하자

옥녀봉까지 피신한 그녀는

그만 절벽에서 투신했다는 전설.



네시간 반의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니

 이정씨가 운영하는 이정식당이 보였다.

이곳에서 도다리쑥국에 막걸리 한 잔.


도다리는 큰 놈이 들어 있었고

쑥향은 너무 찐했다, 주인처럼.


서울서 등산관계로 이정씨와 통화했었는데,

얼마나 친철했던지.


실물은 뭇남자 녹일만큼 애교 만점.

종업원들도 우리가 잘나서인지 친절했고.

벨기에산 사탕 몇개 전했다.


다음엔 이집에 와서 자고

섬을 둘러보자고, 이구동성으로 말했고.


다도해의 맛집들은 민박을

겸하는 집들이 많다.



가오치로 돌아오는 배에선

일찌김치 선실에 자리잡고 등대고 누웠다.

얼마나 따뜻하던지.


배는 떠나고

그리움이 스물스물 스며들었다.

모양새는 좀 그러했지만.



가오치항에 세워두었던 차에 올라타

숙소오는 길,

빗줄기가 굵어졌다.



숙소 통영마리나에 도착하니

네시가 조금 안되었다.


완도에서 전복양식하는 길수친구

여동생이 택배로 보내온

전복 열일곱 마리가 도착해 있었다.'



길수, 태욱친구가 소라를 손질하는 동안

침대에 누워 밖을 보니

보트 한대 신나게 달리고.


사진과 함께 글 한 구절 적어 친구에게

보냈더니, 유치환시인이 우체국가서

편지부치듯 글을 보냈다고.


바다는 우리를 다 품어줄듯 포근하다고

답신이 왔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을 보내나니'


(유치환의 행복)


위 시는 유치환시인(1908-1967)이 통영에서

교사시절 만났던 이영도시인(1916-1976)에게

보냈던 많은 시 중의  하나.



 통영은 청마 유치환과 이영도의

사랑이 오가던 도시.


청마가 교통사고로 숨지기 전까지

유부남과 미망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이어졌다고.



(이영도 시인)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

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우려 기다리며

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

정작 마주 앉으면 말은 도로 없어지고

서로 야윈 가슴 먼 창만 바라다가

그래도 일어나서 가면 하염없이 보내니라'

(이영도의 무제)



저녁은 전복과 좋은 데이로.

모처럼 매실주도 있었고.


전복 만으로 배를 채울 날이 또 있을까.


전복 손질하던 두 친구가 열일곱 마리를

다 해치울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완전한 기우(杞憂)였다.



여행 삼일째(5/13,일) 아침,

바다는 아직 우수에 잠겨 있었고.



비는 계속되었지만

길수친구와 아침산보길 나섰다.



통영 마리나 앞 해안누리길은

왕복 8.6키로.



길은 통영국제음악당을 지나고,



스탠포드호텔 앞바다를 지난다.



거리의 조각도 품위가 있다.



조각의 밑부분은 거북선.



오후엔 개인다는데-



전복 내장으로 만든 전복죽 먹고

거제 가는 길, 통영은 여인천국.





통영 용남면 장평리와 거제 사등면 덕호리를

연결하는 신거제대교를 건너.


거제는 제주 다음 큰 섬.

62개 부속섬을 가졌고,

인구는 23만 명.



거제 자연휴양림을 지나



일부구간의 안개를 뚫고



도장포마을 도착.


남부면 갈곳리마을 북쪽, 바람의 언덕은

일몰이 장광이라고.


원나라, 일본과의 무역시 도자기

창고가 있었다고 도장포.


도장포유람선은 마을주민이 출자,

공동지분을 갖고 있다고.


마을주민은 슬기로울지 모르나

바가지 상혼이 극성.



언덕 위 산책로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



산 위엔 아직 구름이 이동 중이고.


삼성중공업 부사장직에서 물러나 거제에

눌러앉은 세혁친구에게 전화했더니


울산에 있는 아들이 셋째를 나아

그곳에서 아이보기 바쁘다고 했다.

애들도 연년생이니 첩첩산중이리라.



커다란 소라 뒤에서

우정을 다졌다.



세 사나이, 앞으로의 운명이 어떠할꼬.


네델란드 저지대에서 바닷물을

퍼냈던 풍차가 바람의 언덕에 서있다.


네델란드에서도 이제는 풍차가

몇 대 안남았다고.



도장포 앞바다, 보트는 달리고.



우리도 바람의 언덕에 올라섰다.



산길을 계속 오르니,

쪽동백꽃 이미 낙화되어 있었고,



빨간 동백잎 낙엽

천남성 잎 위에 내려 앉았다.




달팽이는 낙엽 속으로 기어가고.



어제 산행으로 피곤한지

태욱친구는 도장포로 되돌아 가고,


우리는 호젓한 능선을 넘어

해금강마을쪽으로 가니

멋진 섬풍경.



외도 가는 배, 선착장 가는 길로 들어섰다.



이곳에서 거제 해금강까지는 200미터.



거리의 조각상도 세련미가 있다.

동백기름 바른 동백아가씨?



힐링동백숲길, 꽃이 한창일 때

와볼 만 하겠다.



길 옆에는 꿈꾸는 동백 방앗간.

동백열매를 가공하는 방앗간일까?

꿈을 빻는 방앗간일까?



우제봉, 갈곳항으로 가는 길에서

거북선 파는 아줌마.

우리보다 서너살 위인데,


제주도출신 바깥어른은 돌아가셨고,

행동거지나 언행이 품위가 있었다.

말도 조근조근 잘 하고.



처음 먹어본 거북손.

따개비에 가까운 갑각류 동물.

모양은 거북의 다리같다.


셋은 열심히 거북손 속살을 빼내

먹으며 아줌마와 친교를 나누었다.

도장포에서 혼자 있을 태욱친구에겐

미안했지만.



옆에는 앙증맞은 소나무 솔방울

키가 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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