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화) 7:27분 용산발 열차로
한여름 여행 출발.
여름은 젊은이들에게 양보해야지 하곤
또 참지못하고.
9시에 아산친구와 합류,
네 친구 청양군 칠갑산으로 출발,
칠갑산도립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최익현선생(1833-1906)
동상이 우리를 반겼다.
지난 5월말 대마도 방문시
슈센지에서 선생의 순국비를 찾았으나
절문이 닫혀 못뵈었는데.
포천출생인 선생은 청양 송암리에 살았었고,
대마도에서 시신이 부산을 겨쳐 북상할 때
선생을 흠모하는 백성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자, 겁을 먹은 일본관리들은
예산면 광시면 관음리에 시신을 안치했다.
1906년 청양유림들이 발의하여 선생을
모시는 사당, 모덕사를 목면에 지었고.
선생은 일생동안 대쪽같은 성격으로
대원군을 물러나게 했고, 고령에도
불구 한일합방에 반대, 의병을 일으켰다.
우리는 천문대를 거쳐 정상에 올랐고.
장곡사는 왼쪽에 있으며
천장호 출렁다리는 오른쪽에 있다.
1번등산로(왕복 6키로)는 콩밭 매는 어머니길.
자식 사랑에 어머니는 화도 내셨다.
주병선이 부른 칠갑산(작곡 작사:조운파)은
실제 칠갑산보다 더 알려졌고.
칠갑산 정상에서.
칠갑산에는 일곱 장수가 나온다는
7개 명당이 있다고.
정조때 명재상 채제공(1720-1799),
송요찬 장군(1918-1980)이 청양출신.
홍주 의병투쟁때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칠갑산은 청양 중앙에 위치하며
청양은 인구 32천의 소외지역.
칠갑산 전망대를 보면
청양사람들은 배포가 크다.
이곳에서 뉴질랜드, 호주가 보인다.
솔바람길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산길에는
앵초과의 까치수염꽃이 홀로 피어있었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코뿔소)의 뿔처럼 솔바람길을
혼자서 가라고 씌여있다.
부처님말씀을 모은 최초의경전,
수타니파타경에 있는 말씀이라는데.
원점회귀하자니 도중에는 자비정이 있고.
무왕때는 칠갑산에 자비성이 있었다고
칠각정의 이름이 자비정.
우리는 칠갑산 동쪽 기슭(정산면 천장리)에
있는 천장호로 이동, 출렁다리를 건넜다.
2009년 개통한 길이 207, 높이 24미터의
국내 최장, 동양에서 두번째 긴 현수교.
천장호는 깨끗한 수면, 빼어난 주변경관,
빙어가 이름났다.
세계에서 제일 큰 구기자, 고추를
뒤로 하고, 폼잡는 세 호랑이.
다리 건너에는 용과 호랑이가 있어서.
청양고추는 청송, 영양고추를 말하는데
청양산 고추도 덕을 보고 있다.
점심은 칠갑산두메산골에서
청국장+된장찌개+생두부+탁선생 생막걸리.
맛이 좋아 방문객에게 강추할만하다.
예쁜 주인아씨가 얼마나 친절한지.
커피를 뽑자니, 등뒤에서 부채질.
미스청양에 손색이 없고.
식당 앞마당에는 으름(국산 바나나)이
주렁주렁. 열매가 미성숙때는 남근,
성숙하여 벌어지면 임하부인(林下婦人).
식후 장곡사(대치면 장곡리)로 이동.
범종루, 운학루를 거쳐 대웅전으로.
신라 문성왕(850년)때 보조선사가 창건.
대웅전이 상, 하 두개가 있고
맞배지붕에 다포의 공포,
대웅전에 영험한 약사여래를 모심.
국보 2점, 보물 4점이 있다.
하대웅전에는 고려후기양식의 금동약사
여래좌상(보물)이 있고.
상대웅전에는 국보급
철조약사여래좌상.
숲과 그늘, 계곡물소리, 바람과 풍경소리,
여름향기(여름꽃) 그리고 적막감--
때문에 한여름의 산사를 찾는다.
상대웅전 앞 그늘에서 휴식.
'움직이지 않아도
태양이 우리를 못 견디게 만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서로 더욱 뜨겁게 사랑하며
기쁨으로 타오르는
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
한 그루 나무가 되자고 했지?
출렁이는 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
(이해인의 여름이 오면)
큰 나무 아래, 불전들이
가즈런히 모여있고.
나가는 출구에는
'부디 아니 온듯 다녀가소서'
장곡사 절사람들의 멋을 느꼈다.
건물 곳곳에 글씨에도
멋이 있고.
심검당은 선실, 강원(講院)으로
사용되는 건물, 수행처.
지혜의 칼을 찾는 집.
청양 장곡사를 떠나,
보령시 성주면에 인접한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소재 만수산 무량사로.
신라말기(9세기 중반) 문성왕때
범일국사가 창건한 절.
김시습이 이곳에서 말년을 보내다 입적.
극락전 앞의 석등과 5층석탑.
극락전은 조선중기의 불전.
2층 건물인데 내부는 하나로 됨.
동양최대불좌상, 아미타여래삼존상이 있다.
5층석탑은 고려 전기의 탑.
법화경에서 유래한 우화궁(雨花宮).
부처님과 대중 앞에 쏟아진 꽃비.
승방으로 쓰이고 있음.
우화궁에는 조선중기 진묵대사의 주련
(조병호선생의 글씨)이 붙어있다.
'사업은 향로에 향 하나 사르는 일이고,
한 평생 짧은 지팡이 하나면 족하다.'
우화궁 뒤 영정각에 모신
김시습(1435-1493) 초상.
방랑과 저항의 일생을 보낸 김시습.
논어 첫머리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 또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에서 시습이란 이름을 얻었다.
다섯살때 신동에게 세종대왕이 하사한
비단 50필을 끈으로 묶어 끌고가는 그를
오세라 부르기 시작.
생육신의 한 사람이며 사육신의 시신을
수습했고 사랑을 주제로한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를 지었다.
머리를 깍았지만(세상을 피하고)
수염은 길렀다.(장부의 기상)
무량사 입구, 무진암(비구니암자,
예쁜 절집)가는 길에 김시습 부도가 있다.
가운데 큰 부도.
무량사를 떠나 우리가 거할
국립오서산자연휴양림에 도착.
보령시 청라면 소재.
4인실인데 방도 따로 없고 거실 하나.
수건도 안주고. 온수도 안나오고.
(우리가 레바를 안내린 탓)
가스불도 켜면 꺼지고.
(빈 주전자를 올려놓았으니 가열되어
화재예방차원에서 자동으로 꺼졌음)
다음날까지 예약된 숙소를 막대한
손해를 보아가며 다음날 예약을 취소.
기사님이 잠을 잘 자야된다며.
나이 먹은 탓이라 성질도 급하고.
간 날이 초복날이라
삼계탕에 맥주, 막걸리.
다행이도 넷 모두 꿀잠을 잤다.
둘은 잠자리가 까다로운데도.
좋은 공기, 좋은 친구들과의
좋은 여행 덕분에.
다음날 아침, 월정사를 거쳐 오서산 정상
오르는 급경사길(왕복3시간)은
다음으로 미루고,
숲속의 집에서 대나무숲으로 도는
산책길을 걸었다.
오서산(790.7미터)은 충남 세번째 고봉.
보령 청소면, 홍성 광천읍,
보령 청양 일원에 걸쳐있는 산.
이산은 천수만 일대를 항해하는 배들의
등대 구실을 하며,
2키로 주능선의 억새밭이 명품.
서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고찰 정암사가 있다.
아침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고.
솔잎 깔린 산보길 너무 좋았다.
대나무 숲은 좀 빈약했고.
지나는 길, 냉풍욕장을 들렸다.
청라면사무소에 들려, 욕장 가는 길 물었더니
얼마나 친절했던지.
청라면 의평리에 있고
6월 하순부터 8월말까지 오픈.
지하수맥에 이어진 탄광갱도에서 찬 바람이
불어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든다.
12.3도를 유지한다고.
옛탄광을 이용, 주민들은
양송이를 재배하고.
카지노를 운영해 국민들의
재산을 빼앗는 강원랜드보다는
낫지 않은가.
드디어 보령시 성주면 성주리에 있는
성주사지(聖住寺址) 도착.
백제시대 전사한 호국영령을 위로하는
호국사찰로 지어진 오합사.
백제가 멸망하고 폐허가 되었다가
통일신라 무염대사가 재건했고,
문성왕이 성주사라 명명.
당시 선종불교 9대산문의 하나.
17세기말 다시 폐사.
1탑 1가람을 배치했고,
낭혜화상 백월보광탑비, 5층석탑,
3개의 3층석탑이 남아있다.
보수중인 5층석탑.
신라석탑양식이다.
사학도 둘은 사색에 잠겨있고.
돈으로 치장한 요즈음의 큰 절보다
과거의 영화를 회상할 수 있는
또 최소한의 손질을 한 폐사지가 나는 좋다.
어차피 무상한 세월이니.
삼층석탑3개와 석불입상.
2층기단 위의 3층석탑은 신라말기양식.
정광, 가섭, 약사여래 사리탑 중 하나로
다른 곳에서 옮겨온 것.
석불입상은 고려후기-조선 사이의
민불(民佛)로 소박한 모습이나
심한 풍화를 겪었다.
고향을 그리는 개망초, 아름다웠고.
국화과 아메리카원산의 귀화식물로
나라를 망하게하는 풀이라 하기도하고
고향을 그리는 풀이라 하기도하고.
망초는 개망초보다 늦게 핀다.
오른쪽은 국보 낭혜화상탑비.
성주산문을 일으킨 무염대사(801-888)를
기리기 위해 왕명에 의해 최치원이 쓴,
고승탑비들 중 가장 오래된 비.
무염은 무열왕 8대손으로
당나라에서 30년 수행했고,
오합사에서 입적.
폐사지에서 잡초뽑는 아줌마들과
노는 지탄친구.
이 아줌마들 길을 잘못 가르쳐주어
엉뚱한 길로.
윗쪽 화장(花藏)골로 가야할 것을
아래쪽 유원지로 깄다 다시 나옴. 모란꽃
형상의 숨겨진 명당이 있다고 화장골.
성주산(680미터)은 보령시 성주면,
미산면에 위치. 성인이 살았다고 성주산.
휴양림의 편백나무숲
이곳의 평상에 누워.
세월은 돌아오지 않는 강.
(the river of no return)
몬로를 천당으로 안내하던 베드로가
마릴린몬로를 뒤돌아보다가 다리에서
떨어진 후, 천당 지옥이 없어졌다는데.
전재혁대장의 재담.
마침 보령 중앙시장에서 5일장이 열려
시장을 구경하다, 소머리국밥 맛집,
미니식당을 찾았으나, 휴가갔고.
중앙한우곰탕에서 꼬리곰탕에
보령 미산 생막걸리.
미국산 꼬리곰탕은 맛이 없다고.
파리가 없어 꼬리근육이 발달되지 않아.
음식맛보다 서울에서 살다 왔다는
여주인의 서비스 맛이 더 좋았다.
보령은 인구 104천의 시,
대천시와 보령군이 합쳐진.
점심 후 우리는 보령 오천면 소성리,
오천항으로 나왔다. 오천항은 천수만 일대의
주요항구이며 보령북부생활권의 중심지.
오천은 원산도등 68개 섬이 있고 인구는 2,200.
조선시대 3대 수군절도사영의 하나,
충청수영이 있어 금강하구에서 평택까지
연안경비와 조운선 보호관리를 했다.
백제시대 중국 일본과의 교류가 활발했고,
1509년 천연적 요새지에 성을 축조.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충청수영성 천주교순례길도 있다. 갈매못
성지에서 1866 다블뤼신부등 5명이 순교.
더위가 아니면 성 한 바퀴 돌았을 텐데.
충청수영성의 관아, 영보정(永保亭)에서
정말 시원한 바람맞으며,
갈매기 소리 들으며 오수를 즐겼고.
주말이면 이곳은 피서객으로 가득 찬다고.
이렇게 시원한 피서지가 있을까.
이곳은 경관이 수려해 시인 묵객의 발걸음이
그치지 않았고, 정약용도 이곳을 방문,
연유기(宴遊記)를 써놓았다.
'8월의 땡볕 아래에 서면
내가 가진 그늘이 너무 작았네
벗이여 이리 오세요
홀로 선채 이 세상 슬픔이 지워지나요
나뭇잎과 나무잎이 손잡고
한여름 감미로운 그늘을 만들어 가듯
우리도 손깍지를 끼워봅시다.
벗이여 우리도 서로의 그늘 아래
쉬어 갑시다.
(홍수희의 그늘 만들기)
더위로 인적이 드문 오천항에 들려
섬으로 나가는 배편을 알아봤으나, 배는 없고.
홍성으로 향하는 길, 영보정을 되돌아 보았다.
썰물때였다.
내비에 홍주성을 치고 달렸는데,
도착지는 중국집.
덕분에 홍주읍성 가는 길에
홍성성결교회를 조우했다.
친구 부친, 천목사님이 1945년 교회의
반석을 놓고, 첫목회활동을 시작한 곳.
3층에는 교회역사를 사진과 힘께
전시해 놓았다.
출생지가 홍성인 친구는
부친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렸고.
친구는 말만 들었던 교회를
처음 방문한 셈.
홍주읍성과 홍화문(洪化門).
1451년 문종때 지어진 성곽은 2013년 복원.
1,800미터 성곽중 810미터 석성이 남음.
인구 9만5천의 홍성군은 한때 보령, 청양,
당진 등을 거늘였다. 1914년 홍주와
결성이 합처져 홍성이 되었다.
예산군 대흥면 예당호 휴게소 앞에
있는 소쿠리밥상에서 보리밥 먹으려
예당저수지로.
휴게소에서 브라보콘 먹으며
'12시에 풀어요, 브라자끈'.
그리고 호수 산책.
보리밥에 막걸리 한 잔 하고.
아산시 도고면 기곡리에 있는 도고글로리에서
온천하고, 온천 앞 송림에서
잠간 쉬려니 노을이 아가씨 볼.
야간에 신정호 자연생태공원을 들렸더니,
연꽃은 벌써 끝물.
이곳에서 고 황윤건친구와 아이스크림 먹던
생각. 친구는 아이스크림을 펵 좋아했다.
지탄 친구의 아파트에 도착하니, 천국.
영보정보단 못했지만 시원했다.
그리고 집에 온 느낌.
믿는 구석이 있으니, 휴양림숙소도
손해보아가며 선뜻 해약했지.
달력에는 한주일이 '부인과 더불어'라고
쓰여져 있었다. 엄청 공처가처럼.
7/19(목) 친구가 만든 아침밥 먹고
9시, 느즈막하게 길을 나서
국가민속문화재, 아산용궁댁을 들렸다.
예천 용궁면 일대 현감이었던 성교묵이
1825년 지은 집. ㅁ자집 앞에
ㄱ자형 사랑채가 있고.
보호수 은행나무, 벽오동, 큰 탱자나무,
범부채꽃 등이 피고. 송림이 울창했다.
그리고 서산시 동문동 서산동부시장에
있는 우리단골집, '맛있게 먹는 날'에서
붕장어 낙지볶음+소주+맥주
공짜로 얻어먹는 복분자술은 떨어졌고.
식후 시장으로 나오니 호떡집 할머니는
더위에 안나오셨고. 딴집 호떡을
사먹었더니, 맛이 어림없었다.
다시 친구아파트로 돌아와 쉬다,
시내 평양면옥에서 저녁으로 냉면먹고,
역에서 이별의 커피 한잔.
그리고 19:01분차로 귀경.
여름의 산사, 오천의 영보정, 칠갑산 등산
그리고 예상에 없던 홍성성결교회 방문 등
잊지못할 추억이 될게다.
여행지도 청양, 부여, 보령, 홍성, 예산,
서산 그리고 아산.
친구들 특히 지탄친구와 부인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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