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선유도, 어청도 여행 2

난해 2020. 10. 24. 18:56

출항한지 두 시간 반 걸려 어청도 도착.

양지민박에 짐 풀고 점심 식사 후

처음 방문한 곳은 치동묘(淄東廟).

 

담양전씨의 시조 전횡장군을 모시는 사당.

백제시대 이래 그는 이곳사람들이 안위,

풍어를 비는 토속신앙의 대상이었다.

 

한고조(BC 256-BC 195) 가 초나라 항우(BC 232-

BC 202)를 물리치고 나라를 통일한 후 항우가

자결하자, 제나라 재상 전횡이 부하 500명을

 

데리고 망명길에 올라 어청도를 발견하고,

푸른 산 하나가 나타났다 하여

어청도(於靑島)란 이름을 지었다고.

 

수원친구는 조상 앞에 넙죽 엎드려 절을 하였다.

 

 

 

 

이어 마주친 어청도 초등학교 정문의

사랑나무, 100년 넘은 향나무.

 

1925년에 개교한 이학교 학생은

6학년 학생 두 사람 뿐. 이들이 졸업하면

교직원 5명은 어쩌나.

 

 

 

 

어청도 구불길 안내도.

 

우리는 현위치에서 시작, 언덕길을 올라

1코스, 등대까지 갔다가 3코스를 돌아

 

섬의 오른쪽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나와

2코스 해변길을 걸어 숙소로 올 계획.

 

다음날은 봉수대가 있는 4코스를

한 바퀴 돌고.

 

 

 

 

보이는 언덕길을 올라 정자에서 한 숨 쉬었고.

등대까지는 포장된 길.

 

어청도의 면적은 1.8제곱km, 해안선 길이는

10.8km. 450명이 조금 안되는 사람들이

모두 선착장 주변에 모여 산다(군산시 옥도면).

 

북서계절풍이 강하고, 해식애가 발달.

군산에서 72km, 산뚱반도에서 300km.

전북에선 가장 서쪽에 있는 섬.

 

고려 후기 이래 연안방어의 전진기지이며

어업전진기지. 과거엔 장승포와 더불어

포경선 기지였다.

 

 

 

 

언덕을 내려와 등대로 향하는 길.

 

마을부터 이곳까지 새로 식재된 나무들이

많다. 전엔 소나무숲이 울창했는데

재선충 만연으로 숲이 망가졌다고.

 

지난 5월말 들렸던 가거도 인근 섬, 만재도도

재선충 때문에 솔숲이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선충은 토양이나 물에 살며 동물이나 식물에

기생하는 마디가 없고 원통형으로 생긴 동물.

 

 

 

 

청일전쟁(1894-5) 후인 1912년, 중국항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축조된 등대. 등탑 상부를

전통적인 서까래 형상으로 재구성.

 

가거도 등대보다 5년 늦게 세워졌다.

국가등록문화재.

 

 

 

 

등대 앞에서

우의를 다지며.

 

 

 

 

절벽에 서있는 구유정(鳩遊亭).

갈매기가 노는 정자.

 

 

물새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물에 지워지지 않는 연필로 쓰고 싶다

새파란 물새의 우표를 붙이면

물새는 제 초상화로 보겠지

물새들은 온 종일 시를 찾아 나는 것 같아서

바닷가에 앉으면 그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이생진의 '물새에게 쓰고 싶은 편지')

 

 

 

 

바다는 무슨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는지,

무슨 사연으로 눈물을 흘리는지.

 

 

 

 

등대 앞, 높은 탑에서 작업 중인 사람,

존경스럽다.

 

 

 

 

쉼터의 정적.

 

 

 

 

다시 가을이 깊어가는

길을 걸었다.

 

 

 

 

돌도 없고 아주 편안한 길.

그리고 가을을 느끼게 하는 길.

 

 

 

 

국화과의 미역취꽃.

 

국을 끓이면 미역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어린 순은 나물로, 또 묵나물로.

 

 

 

 

우리는 망개나무라고 하지만

실은 백합과의 청미래덩굴, 가시가 있는.

어린 순은 나물로 하고

큰 잎으로 찹쌀떡을 싸는데 사용했다.

 

우리는 '망개떠-억, 망개떠-억'하며

옛날을 회상했고.

 

 

 

 

빨간 표시, 공치산(115m) 쉼터에서 쉬었고.

 

 

 

 

목넘쉼터 전, 고개를 내려가면

한반도 지형이 보인다.

 

가거도의 섬등반도를 떠올리게 하고.

 

 

 

 

왼쪽은 가파른 절벽.

 

 

 

 

오른쪽엔 도담삼봉?

 

 

 

 

오르락 내리락

길은 이어지고.

무엇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누구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모두 버리러 왔다

 

내 나이와 이름을 버리고

 

나도

물처럼

떠 있고 싶어서 왔다

 

바다는 부자

하늘도 가지고

배도 가지고

갈매기도 가지고

 

그래도 무엇이 부족한지

날마다 칭얼거리니

 

(이생진의 '바다에 오는 이유')

 

 

 

 

어청도 포구는 아늑하다. 삼면이 둘러쌓여

있고 입구쪽(남쪽)에 방파제를 쌓았으니.

 

 

 

 

안산(106.6m)으로 오르는 언덕.

왼쪽이 절벽이라 줄이 쳐있고.

 

 

 

 

쓰러진 고목이 자주 보였고.

고목에 기생하는 넝쿨식물,

제일 먼저 단풍이 들었다.

 

미국 유타주 북부에 있는 브라이스캐년의

쓰러져 있던 큰 고목들이 생각나고.

 

 

 

 

말오줌때나무, 빨간 열매도 예쁘지만

그속에서 튀어나온 검은 색 씨앗이 앙증맞다.

 

해안가에서 자라며 고추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

많이 먹으면 오줌을 싼다고.

 

 

 

 

 

샘넘쉼터, 검산봉(103m)을 오르내리다

독우산 100m 남기고 후퇴.

 

샘넘쉼터에서 독우산까지는

사람들이 잘 오지를 않는지 잡풀이 그대로.

 

 

 

 

해안길로 빠지는 길목의

산비들기, 가까이 가도 도망치지를 않았고.

 

철새가 이동할 때 중간 쉼터가 되서인지

200여종 이상의 철새가 이섬을 찾는다.

 

 

 

 

 

해안산책로로 내려가는 계단.

 

 

 

 

천상천하 유아독존(唯我獨尊).

해안가의 모래는 거의 없는 편.

 

 

 

 

열매를 맺은 돈나무.

 

제주도 사투리, 똥낭, 똥나무에서 돈나무로.

비비거나 꼭으면 악취가 난다.

키 3-4m의 자그마하고 늘 푸른 동양나무.

 

도톰하고 윤기나는 잎을 갖고

강인한 체력을 자랑한다.

 

이날 트래킹한 시간은 3시간 반 정도,

2만 보를 걸었다.

 

 

 

 

 

동네에서 저녁 먹을 곳을 찾다 만난

생선을 칼질하는 한전직원,

한 점 먹어보라는 말도 없었고.

 

올봄에 고기가 잘 잡혔는데, 긴 장마로

해류가 바뀌었는지 고기가 영 안 잡힌다고.

 

조금물때라 조수간만의 차도 적고

물흐름이 적은 때이기도 했지만.

 

횟집 두 군데를 들렸지만 냉장고 속의 게로

탕은 끓여줄 수 있다 했고. 칼질하고

있는 광어도 군산에서 구한 것이라나.

 

 

 

 

우리가 찾은 이곳의 맛집, 양자강.

어청도 삼총사 광고가 붙어 있었고.

 

우리도 방 한 칸 섬스테이.

 

 

 

 

 

탕수육+삼선우동+얼쿼터우지우(二鍋頭酒)

 

이과두주는 두 번 솥으로 걸른 고량주,

56도 짜리 술.

 

섬여행에서 삼선 짜장, 삼선우동, 삼선비빔밥

으로 만족해야지, 별 수 있나.

 

양자강이 이동네 맛집이라

손님은 많았고, 말이 없는 주인 아줌마,

정신없이 바빴다.

 

 

 

 

이과두주에 얼근히 오른 우리는

강변 산책로로.

 

파출소 소장을 만났는데 얼른 마스크 꺼내쓰고

'마스크 안 쓰면 잡아가요'했더니

그도 노마스크.

 

 

 

 

초생달은 떴고 우리들의 마음은 자유로왔다.

목포의 눈물에서 시작해서 이태리 가곡으로

아 목동으로-

 

오랜만에 고성방가,

동네사람들이 들었을까.

 

대학교시절 학교 연습림 속에서

떠들고 노래 부르고, 서로 껴안고-

그시절이 생각나네.

 

 

 

 

양지식당민박집, 한 방에서 넷이 잤으니

잠은 대충 잤고, 능글능글 정읍출신 주인여자,

 

하루 전 먹어본 점심으로 보면, 음식솜씨도

별로에다 쾌쾌묵은 쌀로 밥을 했다.

 

올 봄에 들렸던 만재도 민박 주인내외가

생각났다. 그때 먹었던 농어부레+우럭내장탕,

거북손, 넙치회, 열기구이, 광어튀김, 삿갓조개,

소라볶음 등.

 

배표도 팔고 있는 신흥상회 주인,

빵도 직접 구웠다. 빵문화가 이곳까지 침투.

 

10/21(수) 7:45분, 직접 구운 맛있는 빵을

아침으로 대용했고.

 

 

 

 

밑밭굼, 당산으로 가는 언덕길에서 보니

교회도 보였고, 우측 위 언덕에 공소도 있고.

 

네집이 캐도릭 신자인데, 해군기지에서도

대여섯 명이 찾는다고.

 

이섬엔 보건지소, 경찰 파출소, 해경, 한전, 해군

항로표지관리소, 우체국 등이 있고,

관세청 배도 드나든다.

 

1898년 20여호 일본인이 집단정착했는데

그 덕인지 1903년 우편연락소가 개설되었다고.

 

 

 

 

그러고 보니 하루 전 훈련을 나가 안보였던

조그만 해군 함정이 좌측에 보였다.

 

 

 

 

넓은 헬리콥터장으로 나가려면

해장죽 숲을 지나야.

 

6-7m키의 해장죽은 1-2m의 산죽과 틀리고

화살, 복조리 제조 등에 쓰였다고.

 

 

 

 

잘 관리되고 있는 무덤 앞에

빨간 사과 한 개.

자손의 효성을 알 만했다.

 

 

 

 

보기좋은 잔대꽃.

 

초롱과 식물이며 인삼에 버금가는

약용작물로 사삼이라 한다.

특히 여인들에게 좋은.

 

이곳 잔대는 강한 해풍 때문인지 너무 키가

작다. 대구 비슬산의 잔대는 엄청 큰 데 비해.

 

 

 

 

 

급경사를 내려가니 밑밭굼.

말발굽 같이 생겼는데.

 

보기와는 달리 바위들이 날카롭다.

거센 파도에 깍여서인지.

 

 

 

 

해국도 피어 있었고.

 

국화과 식물로 늦게까지 꽃이 핀다.

암벽에 자라는 반목본성 여러해살이풀.

겨울에도 반 상록상태를 유지.

 

 

 

 

6-8월 꽃을 피우는 원추리꽃이 이곳에.

어머니를 높여 부를 때 훤당이라 하는데

원추리를 훤초(萱草)라고 한다.

 

원추리를 가까이 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

하여, 득남초, 망우초라 하기도.

어머니들이 뜰에 많이 심었던 꽃이리라.

 

밑밭굼쪽에 야생화가 많은 것을 보면

이곳이 사람들이 잘 안다니는 곳이 아닐까.

 

 

 

 

작은 붉나무 유난히 붉은 색을 띄었다.

가을의 전령사라고 할까.

붉나무를 천금목(千金木)이라 했는데

 

칼륨성분이 있는 열매가 소금대용으로,

이나무에 달린 오배자(진딧물집)는 여러가지

병을 고치는 약재로 쓰였다고 한다.

(박상진교수)

 

 

 

 

다시 산길을 타고 어청도 봉수대 도착.

이섬에서 제일 높은 당산(198m) 정상에 있다.

 

1148년(고려 의종 3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

왜구 침입에 대비한 것으로 외연도,

원산도로 해서 보령으로 연결되었다고.

 

 

 

 

2시간 반, 15천 보를 걷고

민박집에서 짐을 꾸려 나와선

양자강에서 삼선볶음밥.

 

12:30 군산가는 배를 기다리려니

세관배가 먼저 들어왔다. 아무튼 어청도는

안보, 경제면에서 중요한 섬.

 

 

 

 

배가 입항, 출항할 때 줄을 묶는다던가

보조업무를 모두 여직원들이 하고 있었다.

이유가 있겠지.

 

 

 

 

잠도 부족하고 뜨듯한 온돌방에 누워 왔다.

TV소리도 작고 프로도 뉴스가 아니었고.

 

 

 

 

세시 넘어 군산항에 도착(2일 주차료 만원),

이성당에서 선물용 단팥빵 사고

평택을 향하자니 노을이 졌다.

 

이성당빵집은 1920년 시작한 이즈모야 화과자점

이었던 것을 인수 1945년 개업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라고.

 

평택역 앞 고복수평양냉면에서 맛있는

냉면 들고 19:24분차로 귀경, 21:30분 귀가.

 

 

언제나 마찬가지이지만 두 역사학도와

호텔리언과 함께하는 여행은 좋은 여행.

고맙네,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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