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과 6월 사이, 산꼬라데이길

난해 2022. 5. 30. 09:04

5/28(토) 군자역에서 영월 가는 버스를 타고

새털구름이 흐르는 맑은 날씨.

 

재작년 40-50 수도권산악회 팀에 섞여

여주 강천섬을 갔었는데

느낌이 좋았는지, 인원이 모자랐는지,

 

몇번 함께 하자는 전갈이 있는 중에

총동문산악회는 사량도 지리망산을 갔고,

친구 몇은 몸 상태가 안 좋다하여

 

산꼬라데이길 걷기에 참여키로 했다.

 

 

 

 

6월이 오려하니

모내기는 얼추 끝난듯.

 

 

 

 

강원도 들어서서 문막 휴게소를 지나고

동강인지, 남한강인지 구분이 안가는 물줄기.

버스 안에선 감탄사가 이어졌고.

 

 

 

 

영월읍 하송리에서 서강과 동강이 합쳐져

남한강 물줄기가 시작된다.

 

영월읍 서쪽에서 흘러온 서강(西江)은

평창강과 주천강이 만나 영월 한반도면

옹정리부터

 

동강과 만나는 영월읍까지의 구간.

 

영월읍 동쪽에서 흘러온 동강(東江)은 

정선읍 가수리에서 영월읍에 이르는

65km 길이의 구간.

 

태백 검룡소에서 시작되는 한강 물길은

골지천이 정선 아우라지에서 송천과

만나, 조양강이 되고 정선 북평면 

 

나전리에서 오대천과 합류되고,

정선 가수리에서 동남천과 합쳐져

동강이 되고.

 

 

 

 

강의 주변에는 기름진 농지가 형성된다

5월은 green- green이 시작되는 달.

 

버스에선 수잔 잭스(1948-2022)의

에버그린이 흘렀다.

 

 

evergreen은 여름이 지나 겨울까지.

사랑이 늘 푸를 때에는.

너를 위한 사랑처럼.

 

 

우리와 비슷한 연배의 수잔은

올해 타계했다.

 

 

 

 

우리와 같이 영월을 향하는 젊은이들

5월을 만끽하고 있고.

 

 

 

 

 

농부들은 바뻐지고

밭도 녹색으로 바뀌어 진다.

 

 

 

 

심한 가뭄중이라 하지만

풍부한 강물.

 

천수답이 요즈음도 있을까.

전국 산골짜기 마다 만들어져 있는 저수지.

 

어쩌니 저쩌니 해도

우리 국민들은 부지런하지 않은가.

 

 

 

 

목적지인 영월 김삿갓면에 들어서고

풍치있는 소나무들이 지나가고.

김삿갓면은 영주, 봉화, 단양과의 경계.

 

 

영월은 2개읍 7개 면에 인구 39천 명.

지하자원 매장량이 높지만

탄광산업 사양화로 인구 감소세.

 

무릉도원면, 한반도면, 김삿갓면, 산솔면 등

풍류가 흐르는 고장이라 할까.

 

고구려, 통일시라시대 때는 내생군,

고려초에 영월로 이름이 바뀜.

 

단종, 김삿갓의 외로운 혼이 떠돌고

무릉도원면의 법흥사,

김삿갓면, 고씨동굴 등이 있고.

 

제일 높은 산은 주목 삼형제(1,100,

1,200, 1400세)가 있는 두위봉(1,466m).

 

옥동천이 동쪽 탄광지대를 돌아 

남한강으로 흐르고.

 

 

 

 

 

포도밭, 와이너리가 있는 예미촌에 진입

예밀리(禮密里)는 예미촌과 밀동이 합쳐진 리.

예밀리에는 조씨성을 가진 효자가 살았다.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황포돛대가 한양에서

남한강을 올라 물건을 사고 팔고 할 때

장사를 했지만 생계가 어려웠다.

 

하루는 쓰러져 있는 노스님을 대접하였더니

미등(큰 묘둥지)에 산소자리를 쓰라고.

 

부친을 그곳에 모셨더니 큰 부자가

되었다나. (최명환 강원대 강사)

 

 

 

 

고지대에 넓은 밭과 예밀리 마을

둘러싼 경치도 그만이고.

 

 

 

 

고지대라 아직도 찔레꽃이 한창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 삼간 그립습니다

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사람아'

(1942년 백난아가 부른 찔레꽃)

 

찔레꽃이 붉게 핀다?

 

작사가가 해당화를 찔레꽃으로 잘못 보았다

하기도. 찔레꽃이 처음 필 때 붉은 색을 

띠우기도 한다고 하고.

 

 

 

 

버스는 꼬불꼬불

산길을 교묘하게 오르기 시작.

대원들은 운전솜씨에 감탄, 박수갈채.

 

 

 

 

MTB길을 따라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들, 부럽기도 하고.

모두 날씬 날씬.

 

 

 

 

앞에는 태백산 줄기

영월의 동쪽은 태백산맥,

서북은 차령산맥,

남쪽은 소백산맥이 지난다.

 

 

 

 

우리는 망경대산길로

이 높은 곳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망경대산 높이는 1,088m.

 

영월읍 동쪽, 동서로 길게 능선을 드리운

완만한 산세의 육산.

곳곳에 고냉지채소밭이 있고.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고.

MTB 타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산.

 

산솔면(종전 중동면) 연상리에 

자연휴양림이 있다. 

 

 

 

 

인근에 절이 있는지

불두화가 많이 피어있었고.

부처님 머리 닮은 꽃.

백당나무를 개량한 품종.

 

수국과 같이 열매를 맺지 않는다.

불두화는 인동과, 수국은 수국과.

 

불두화는 순백색,

수국은 연한 자주색, 붉은색, 푸른색

꽃을 피운다.

 

 

 

 

망경대산 버스종점

인근에 만봉사(망경산사) 절이 있고.

 

 

 

 

만봉사(망경산사)

이절에 만봉불화박물관이 있다.

 

만봉스님(1910-2006년)은 중요 무형문화재,

단청장을 역임. 불화그림에 전념한 스님.

 

스님의 업적을 기념하여 세운 절이 만봉사.

김삿갓면 예밀리 소재.

 

 

 

 

시간상 만경사 둘러보기는 포기하고

명상의 길로.

 

 

 

 

우리는 맨꼭대기 망경산사에서 걷기 시작

명상길, 광부의 길을 걷고

점선으로 해서 동발제작소를 거쳐

모운동마을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버스로 김삿갓 묘로.

7km가 훨씬 넘는 길.

 

산꼬라데이길은 김삿갓면

예밀 1리에서 주문리까지 27.5km.

 

산꼬라데이는 산꼭대기, 산골짜기 뜻의

이곳 방언.

 

 

 

 

걷기 좋은 임도, 명상의 길

임도치고는 제법 그늘이 있었고

대부분 자갈길이 적고 편한 흙길.

 

망경대산 중턱 해발 600-800m의 임도.

한적한 산중도로.

 

 

 

 

중간 중간

간벌해놓은 낙엽송 목재들.

 

 

 

 

우리의 걷는 속도가 빠른 편

이름은 40-50 수도권산악회이지만

60대 전후가 주류인 것 같고.

더 젊은 대원들도 적지 않지만.

 

결성된지 10년은 넘었겠지.

그렇게 따지면 우리는 60대.

 

 

 

 

아침들을 걸렀다고

12시에 점심.

푸짐한 밥상이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묵밥이

주 메뉴. 냉면육수에 말은.

과일, 파프리카, 오이 등 이 지천.

 

먹다못해 일부 음식은 남겼고.

 

 

 

 

미녀의 얼굴도 보였고

 

 

 

 

폐광된 옥동납석광업소

우리는 산간 폐광촌길, 광부의 길로

들어섰다.

 

옥동은 근처에 흐르는 옥동천에서 이름이 

온 것 같고.

 

옥동천은 영월 상동읍 구운산(1,346m)에서 발원,

서쪽으로 흘러, 망경대산(1,088m)과 응봉산

(1,013m)의 남쪽사면으로 흐르는 지류를 합류,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옥동광업소는 민영탄광으로 1989년 폐광.

별표연탄이 나왔다는데-

 

 

 

 

고냉지 채소밭도 보였고

 

 

 

 

땡볕길도 희희낙낙

2018년 5월, 정선 고한읍 만항재(1,330m)에서

정선 신동읍 새비재(850m)에 이르는

길이 22km의 운탄고도(運炭高道)를 걸었다.

 

57년 함백역(정선 신동읍)이 개통되자

탄광에서 역까지 GMC가 드나들도록

2천여명의 국토건설단이 운탄고도를 건설.

 

우리가 걷는 광부의 길은 운탄고도에 비해

색도 덜 검고 스케일이 작은 편.

 

새비재는 두위봉 근처에 있는 고개.

 

 

 

 

이날도 기온이 28도까지 올라 꽤 더운 날

올해 처음으로 땀을 흘린 날.

 

 

 

 

정자도 있고

나무 밑동을 이용한 의자도 있고.

 

 

 

 

엉겅퀴 작은 꽃, 국화과

 

잎에 톱니와 가시가 있는 토종식물.

관상용, 식용, 약용으로 쓰이는 다년생 초본.

 

잎, 줄기를 짓이겨 상처 난 곳에 붙이면

피가 엉긴다 해서 엉겅퀴.

 

 

 

 

산꼬라데이길 가는 길은 잘 안보여

길을 헤맸고.

 

 

 

 

이곳은 아직도 아카시아꽃이 한창

따먹기도 했고.

 

 

 

 

조그만 산딸기가 여기저기

도시촌놈들은 질리지도 않는지

계속 따먹었고.

 

대청봉대장에 받치려고 딸기를

따는 여회원도 많았고.

 

 

 

 

그 옛날 물자가 넘나들었던 싸리재

남한강의 황포돛대와도  연결이 되었고.

예밀리 조씨성의 효자도 넘나들던.

 

 

 

 

우리는 황금폭포, 옹달샘, 동발제작소로

 

 

 

 

낭떠러지 옆에는 목책울타리가 쳐져 있고

 

 

 

 

엉겅퀴와 비슷한 조뱅이꽃, 국화과

두해살이 풀.

엉겅퀴보다 가시가 적고.

 

피를 멎게 하고 뱀독을 푸는 약재.

 

 

 

 

우리는 황금폭포 전망대로

 

 

 

 

황금빛의 인공폭포, 황금폭포

옥동광업소의 폐광입구의 물을

700m를 끌어 바위절벽으로 흐르도록 한.

 

철성분이 많아 황금색.

 

 

 

 

곧 5월, 여름이 오겠지

 

 

 

 

광부의 샘, 옹달샘

광부들은 동전을 던지며 자신의

안전과 가족의 행복을 기원했다고.

 

 

 

 

무당개구리가 노는 것을 보면

샘물이 솟는듯.

 

 

 

 

동발제작소

동발은 갱도가 무너지지 않도록 

받치는 나무기둥.

 

나중에는 동발을 콘크리트로

만들었다고.

 

 

 

 

이 산중에 웬 컴프리꽃?

유럽원산 지치과 다년생 초본.

줄기 전체에 털이 나있고.

 

관상용, 사료로 쓰이고

뿌리, 잎은 식용으로.

 

 

 

 

모운동(募蕓洞), HAPPY 700

운자는 평지 운자.

구름이 모이는 마을이라는데.

 

영월 하동면 주문 2리.

 

늘 안개, 구름이 많이 끼는 마을.

옥동광업소, 모운초등학교가 있었고.

극장터에는 옥광회관이 있고.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광산도시,

SBS '짝'의 촬영지.

 

한때는 인구가 만 명이 넘었다고.

해발 700m.

 

 

 

 

마을입구의 벽화

 

 

 

 

 

평화로운 마을 초입

 

 

 

 

모운동마을의 벽화

생각보다는 별로.

 

 

 

 

평화로운 마을 쉼터

마음에 들고.

 

 

 

 

담소하는 마을사람들, 와우

인사를 하였더니

분홍셔츠의 젊은 여인 왈,

무엇이 좋아 마을에  오는지 모르겠다고.

 

동네 화장실은 초현대식.

클래식음악도 흘러 나오고.

 

투자한만큼 마을에 이익이 돌아와야 

하겠는데-

 

 

 

 

쉼터 아래로는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바람이 시원히 부는 쉼터.

 

 

 

 

모운동을 떠나 김삿갓 묘로 가는 길

주문 1리 쉼터.

시골마을 쉼터는 에어콘이 필요없는 명당.

 

 

 

 

김삿갓묘 근처 냇가엔 물고기들이 오글오글

서울촌놈들은 그저 잡아먹을 생각 뿐.

 

 

2011년 11월 초, 외씨버선길의 마루금길을 

걸었다. 봉화에서 영월 김삿갓면 소재지로

넘는 길은 어느 등산길 못지 않은 험한길.

 

외씨버선길은 삶과 쉼이 공존하는 

240km의 길.

 

청송, 영양, 봉화, 영월의 합친 모양이

오이씨처럼 생겼고,

 

조지훈시인의 고향이 영양인지라,

조지훈의 승무에서 나오는 외씨버선에서

이름지어진 둘레길.

 

어느 둘레길보다 기억이 나고

김삿갓이 생각나는 길.

 

 

 

 

난고(蘭皐) 김삿갓(金炳淵, 1807-1863)의 묘

경기도 양주 출생.

 

1811년(순조 11년) 홍경래난시

선천부사,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에 투항하자

일가가 역적으로 몰렸고,

 

가족이 영월로 옮겨 은둔 생활.

어머니는 조부의 사연을 숨긴채 선생에게

글을 가르쳤다.

 

20세때 영월 동헌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조부를 비판하는 글로 장원.

 

후에 김익순이 조부라는 사실을 알고

22세부터 방랑생활.

 

화순에서 작고했으나 둘째 아들이

지금의 자리로 옮김. 

 

 

 

 

묘에서 예를 갖추는 여인

묘는 마대산(1,052M) 아래 자리 잡았다.

 

백두대간이 선달산을 거쳐 고치령, 마항치

사이에 형제봉을 일으키고 북쪽으로 가지쳐

옥동천과 남한강에 이르는 지맥 속에 위치.

 

동강과 햇볕을 가리는 장목수림,

계곡의 가을단풍이 아름답다.

 

선달산은 영월 김삿갓면, 봉화 물야면,

영주 부석면에 걸친 1,236m 높이의 산.

외씨버선길에서 우리가 넘었던 산.

 

 

 

 

김삿갓묘 인근 마포천의 다리 밑에서 족탁

 

 

 

 

송어회+소주 한 잔

젊은이들의 술자리는 길어지고.

 

 

 

 

이곳은 대규모의

송어, 철갑상어 양식장.

알비노송어(황금송어)도 있고.

 

 

 

 

물줄기를 쫓아 뛰어 오른 송어 한 마리

이놈들은 물줄기를 쫓아 쉬임없이

뛰어 오른다.

 

 

 

 

이곳에서 대량으로 양식되고 있는 철갑상어

크기도 하고 마리수도 엄청나다.

중간업자들을 통해 유통을 하는가 보다.

 

철갑상어는 상어(연골어류)와 관련 없는

경골어류. 중국에서는 천연기념물,

우리나라에선 야생동식물 보호어종.

 

2억 년전 공룡과 공존하여 현재까지 생존.

형태가 거의 변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

 

비늘이 없고 몸길이 2-3.5m. 민물에 주로

살고 성장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몇년에 한 번씩 산란하고.

 

알, 캐비어는 거위 간, 푸아그라.

송로버섯과 함께 세계 3대 진미.

 

10-20년 이상 성숙기가 지난 암컷에서 

얻을 수 있고.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기록되어

있는 물고기.

 

 

 

 

이날 걸은 거리는 15천보.

해는 기울어지고 

40-50 수도권산악회 덕에 모처럼 좋은

산길을 걸었다. 감사 또 감사.

 

 

 

 

동강인가?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한 살이 나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저녁의 논들도 빛을 발하고

 

 

'得了愛情痛苦(득료애정통고/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실료애정통고/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황홀한 석양

 

 

'젊어서 죽은 중국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은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피천득, 1910-2007,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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